같은 등급의 취약점이 암시장에서 50만 달러에 거래됩니다. 보안 업체 Searchlight Cyber의 연구원은 이걸 25달러짜리 AI API 사용료로 찾아냈습니다.

Searchlight Cyber가 자사 블로그에 공개한 실험 기록입니다. 연구원은 OpenAI의 새 모델 GPT-5.6 Sol Ultra에게 워드프레스 소스코드를 통째로 감사시켰고, 몇 시간 만에 최근 10년간 보고된 적 없던 등급의 취약점을 찾아냈다는 내용입니다.
출처: Exploit brokers pay $500,000 for a WordPress RCE. I found one with GPT5.6 Sol Ultra and $25 – Searchlight Cyber
수학 문제 풀던 방식을 코드 감사에 그대로 옮기다
발단은 다른 분야의 성과였습니다. GPT-5.6 Sol Ultra는 최근 사이클 이중 피복 추측이라는 유명한 수학 난제를 풀어낸 적이 있죠. 흥미롭게도 OpenAI는 이때 사용한 프롬프트 전문을 공개했는데, 연구원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만큼 정교한 사고 과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보안 취약점을 찾는 데도 통하지 않을까 생각한 겁니다.
연구원은 이 프롬프트를 워드프레스 코드 감사용으로 손봤습니다. 최대 4개의 에이전트를 동시에 굴리면서, 한 가지 접근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서로 다른 공격 표면(입력 처리, 파일 업로드, 직렬화, 경쟁 조건 등)을 다양하게 탐색하도록 지시했죠. 특정 경로가 막히면 그 경로를 접어두되, 정말 새로운 착안점이 나오면 다시 열어보는 식으로 탐색을 이어가게 했습니다. 최소 6시간은 포기하지 말라는 조건도 달았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연구원은 일부러 깃(Git) 이력과 인터넷 검색을 금지했다는 것. AI가 과거 패치 기록을 뒤져 정답을 유추하는 대신, 코드를 처음부터 직접 읽고 분석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AI가 혼자 찾아낸, 10년 만의 취약점
몇 시간 뒤 돌아와 보니, AI는 인증 없이도 가능한 SQL 인젝션(사전인증 SQLi)을 발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연구원은 처음엔 반신반의했죠. 워드프레스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공격받아온 소프트웨어 중 하나고, 이 정도 등급의 사전인증 취약점은 최근 10년 동안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심을 거두게 된 건 직접 확인해본 뒤였습니다. 워드프레스를 원격 서버에 설치하고 관리자 이메일을 훔쳐보라고 시키자, AI는 몇 분 만에 실제로 설정했던 이메일 주소를 그대로 출력해냈습니다. 취약점이 진짜였던 겁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연구원은 이걸 원격코드실행(RCE)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물었죠. 약 4시간 뒤, AI는 읽기 전용이었던 SQL 인젝션을 관리자 권한 탈취로 확장할 수 있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로그인 한 번 없이 서버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수준의 취약점 체인이 완성된 것입니다.
공개를 미루는 사이 벌어진 일
이런 등급의 워드프레스 RCE는 익스플로잇 브로커 시장에서 50만 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발견에 들어간 비용은 AI API 사용료 25달러가 전부였죠.
연구팀은 방어자들이 패치할 시간을 벌어주려고 공개를 주말 동안 미뤘습니다. 그런데 그사이 다른 두 보안팀이 독자적으로 같은 취약점 체인을 재현해냈습니다. 다른 경로로 공개 증거가 깃허브에 올라오기 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한 명의 연구원이 25달러로 찾아낸 취약점을, 비슷한 시기에 다른 팀들도 독립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는 뜻이죠.
이 사례가 보여주는 건 단순히 “AI가 버그를 잘 찾는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제로데이를 찾아내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의 문턱이 함께 낮아지고 있다는 것. 공격자와 방어자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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