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AI 스타트업이 에피소드당 1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주 3천편의 팟캐스트를 제작하며, 단 20명의 청취자만 있어도 수익을 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팟캐스트계의 맥도날드가 등장했다
Inception Point AI라는 회사가 콘텐츠 업계에 던진 충격파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들은 현재 5,000개의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매주 3,000개의 에피소드를 쏟아내고 있어요. 한 에피소드당 제작비는 1달러도 안 듭니다.
상상해보세요. 유명 팟캐스트 호스트에게 수억원을 지불하는 대신, AI로 만든 가상 호스트를 고용하는 겁니다. 이들은 24시간 일하고, 컨디션 난조도 없으며, 계약 갱신도 필요 없어요.
CEO인 진 라이트(Jeanine Wright)는 팟캐스트 전문 회사인 원더리(Wondery)의 전 최고운영책임자입니다. 그녀는 “가까운 미래에 지구상 인구의 절반이 AI가 될 것이고, 우리가 그 사람들을 생명체로 만드는 회사”라고 말했어요.
20명만 들어도 수익이 나는 마법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에피소드 하나를 만드는 데 1달러가 들고, 프로그래매틱 광고를 붙이면 20명 정도만 들어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고 해요. 물론 운영비는 별도지만, 기본 구조만 놓고 보면 이보다 효율적인 콘텐츠 비즈니스를 찾기 어렵죠.
2023년 9월부터 지금까지 총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에피소드 배포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시간이에요.
AI 호스트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이 회사가 만든 AI 호스트는 총 50명입니다.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요. 음식 전문가 클레어 델리시(Claire Delish), 정원과 자연 전문가 나이젤 시슬다운(Nigel Thistledown), 비인기 스포츠를 다루는 올리 베넷(Oly Bennett) 등이 대표적이죠.

가장 간단한 팟캐스트는 지역별 날씨 보고서나 단순한 인물 전기 같은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상위 레벨로 가면 특정 주제에 대해 AI 호스트가 깊이 있게 다루는 전문 프로그램도 있어요.
184개 AI 에이전트가 만드는 콘텐츠 공장
이들의 제작 시스템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184개의 맞춤형 AI 에이전트가 OpenAI, Claude, Gemini 등 여러 대형 언어 모델과 협력해 콘텐츠를 만들어내요.
제작 과정은 이렇습니다. 구글과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AI가 분석해서 팟캐스트 주제를 선정합니다. 그러면 콘텐츠 팀이 제목을 정하고 대본 개요를 만들어요. 나머지는 AI가 알아서 채우고, 50명의 호스트 중 누군가를 배정받습니다. 마지막에 팀원들이 검토하고 음악과 사운드를 추가하면 끝이에요.
팟캐스트 제목도 SEO를 고려해서 ‘Whales(고래)’ 같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키워드로 짓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검색할 만한 용어를 제목으로 쓰는 거죠.
꽃가루 팟캐스트도 500개까지 만든다
이 회사의 확장 전략이 재미있어요. 꽃가루 정보 팟캐스트를 만들어서 50명이 들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미 수익이 나니까 비슷한 꽃가루 팟캐스트를 500개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주제로 여러 버전을 만들어서 어떤 제목이 가장 잘 되는지 테스트하기도 해요. 성공한 프로그램은 복제해서 확장하는 거죠.
윤리적 고민도 함께 성장한다
물론 윤리적 문제도 있습니다. 현재는 각 에피소드 시작 부분에서 호스트가 자신이 AI라고 밝히고 있어요. 또 AI 호스트들이 스스로 개인적인 과거 경험이나 성장 배경 같은 가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공동창립자이자 CTO인 윌리엄 코빈(William Corbin)은 “누군가가 깊은 관계를 맺게 될 AI 성격체는 만들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어요. 하드 뉴스도 아직은 다루지 않지만, 라이트 CEO는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과 AI의 새로운 공존법
흥미로운 건 이들이 인간 팟캐스터를 대체하려 한다고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장르로 보고 있어요. 기존 크리에이터들의 아웃풋 확장을 도와주는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공동창립자 조시 테일러(Josh Taylor)는 “인간 호스트들이 깊이 들어가기 싫어하는 영역을 파고들 수 있다”며 보완적 관계를 강조했어요.

팬데믹이 만든 우연한 발견
이 회사의 시작은 의외로 단순했어요. 코빈이 팬데믹 때 CDC 보고서를 매일 읽어주는 팟캐스트를 만들었는데 예상외로 인기를 끌었어요. 그때는 AI를 쓰지도 않았죠. 날씨 보고서나 ‘잠깐의 침묵(A Moment of Silence)’이라는 1분짜리 무음 팟캐스트까지 성공하면서 확신을 얻었습니다.
현재 8명으로 구성된 팀 중 4명이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어요. 전직 라이프스타일 TV 호스트였던 케이티 브라운이 콘텐츠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 업계가 주목해야 할 이유
이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콘텐츠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AI를 활용한 대량 생산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어요.
특히 팟캐스트나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퀄리티와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관건이겠지만요.
라이트 CEO는 “AI 생성 콘텐츠를 전부 ‘쓰레기’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게으른 러다이트일 뿐”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정말 좋은 AI 콘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거죠.
마무리
콘텐츠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품질과 효율성,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확장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예요. Inception Point AI의 실험이 성공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준 것 같네요.
참고자료:
AI Podcast Start Up Plans 5,000 Shows, 3,000 Episode a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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