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AI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향후 3년간 6천억 달러를 미국 AI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고, 이번 분기에만 자본 지출이 194억 달러에 달했죠. 운영 비용도 전년 대비 32%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메타 주가는 12% 폭락했고, 시가총액 2천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TechCrunch가 메타의 3분기 실적 발표를 분석한 기사에서 핵심 문제를 짚었습니다. 메타에게는 막대한 AI 투자를 정당화할 명확한 제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출처: Meta has an AI product problem – TechCrunch
OpenAI와의 극명한 대비
실적 발표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마크 저커버그에게 계속 물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을 AI에 쓰나요? 언제쯤 수익이 나올까요?” 저커버그의 답변은 막연했습니다. “새로운 제품들이 나올 것”이라는 말뿐,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은 제시하지 못했죠.
같은 질문을 샘 올트먼에게 하면 어떨까요? 그는 명확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ChatGPT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자 서비스이고, 연 200억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요. 실제로 작동하는 제품이 있고, 돈을 벌고 있습니다.
메타도 제품이 있긴 합니다. Meta AI 어시스턴트는 10억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저커버그가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Family of Apps에 35억 명이 넘는 일일 활성 사용자가 있으니, Meta AI가 앱에 통합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숫자는 부풀려지죠. 실제로 ChatGPT와 경쟁할 수 있는 독립적인 제품인지는 의문입니다.
최근 출시된 Vibes 비디오 생성기는 일일 활성 사용자를 확실히 늘렸지만, 비즈니스 임팩트는 제한적입니다. 이달 초 출시한 Vanguard 스마트글래스는 메타의 Reality Labs 작업의 연장선처럼 보이지, LLM의 힘을 제대로 활용한 제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실험과 제품의 차이
기사는 메타의 현재 AI 제품들을 “유망한 실험들”이라고 표현합니다.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는 뜻이죠. 실제로 저커버그도 인프라 투자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최근 출시한 제품들을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음 세대”에 집중했죠.
“Meta AI 어시스턴트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새로운 모델과 새로운 제품을 만들 것이고, 준비되면 더 자세히 공유하겠습니다.”
문제는 이게 제품 출시가 아니라 실적 발표 자리였다는 점입니다. 투자자들이 원한 건 “앞으로 뭔가 있을 것”이라는 약속이 아니라, 지금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명확한 제품이었습니다.
메타는 AI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공정하게 말하면, 저커버그가 Superintelligence Lab을 신설한 지 4개월밖에 안 됐습니다. 세상을 바꿀 AI 제품을 내놓기엔 시간이 부족했죠. 하지만 수천억 달러를 쓰면서도 메타가 AI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여전히 불명확합니다.
Meta AI가 사용자들의 방대한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ChatGPT 경쟁자로 성장할까요? Vibes가 메타의 타겟 광고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전략의 첫걸음일까요? 아니면 저커버그가 언급한 “비즈니스 AI”가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걸까요?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릅니다. 확실한 건, 메타가 답을 찾아야 하고, 그것도 빨리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참고자료:
- Meta Reports Third Quarter 2025 Results – Meta Investor Re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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