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이 모든 기업에게 축복일까요? Oracle의 최근 주가 폭락은 정반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9월 중순 OpenAI와 3,0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약을 발표한 이후 Oracle 주가는 600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제너럴모터스 시가총액에 맞먹는 금액이죠.
Financial Times가 Oracle의 재무 구조를 분석한 글을 발표했습니다. Oracle이 OpenAI에 거는 대규모 베팅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으며, 특히 부채 의존도와 OpenAI 단일 고객 집중도가 문제라는 내용입니다.
출처: Oracle is already underwater on its ‘astonishing’ $300bn OpenAI deal – Financial Times
OpenAI가 유일한 탈출구
Oracle은 2030년까지 클라우드 매출 1,660억 달러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문제는 2027년부터 그 매출의 대부분이 OpenAI 한 곳에서 나온다는 점이죠. S&P Global의 애널리스트 Andrew Chang은 “당신의 최대 고객이 벤처캐피털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Oracle은 올해 자본 지출로 350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2029년까지는 연간 800억 달러 수준까지 올라갈 전망이에요. 하지만 현금 흐름은? 2030년까지 5년 연속 마이너스가 예상됩니다. 순부채는 이미 EBITDA의 2.5배이며, 2030년엔 거의 두 배로 뛸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하이퍼스케일러와의 극명한 차이
5대 하이퍼스케일러(Amazon, Google, Microsoft, Meta, Oracle) 중 Oracle만 음(-)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JPMorgan 분석에 따르면 Oracle의 부채비율은 500%로, Amazon의 50%, Microsoft의 30%와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더 심각한 건 구조적 불일치입니다. Oracle은 미국 내 최소 5개 데이터센터를 장기 임차했는데, 이로 인한 부외 리스 부채가 1,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하지만 OpenAI와의 계약 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죠. 건물은 장기 계약인데 세입자는 단기 계약인 셈입니다.
시장이 보내는 신호
흥미로운 건 Oracle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OpenAI와의 계약 발표는 주가 상승을 보장했어요. AMD는 10월 OpenAI 칩 공급 계약으로 주가가 24% 뛰었죠. 하지만 요즘은? Broadcom과 Amazon도 OpenAI 계약 발표 후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Nvidia는 9월 투자 계약 이후 거의 제자리걸음이에요.
전임 CEO Safra Catz의 행보도 의미심장합니다. 그녀는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소극적이었던 인물인데, 9월 공동 CEO 체제로 물러난 후 올해만 25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했습니다.
AGI 경쟁의 대가
Oracle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OpenAI는 AGI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Oracle은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임차인이지 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낮고 수익 전환도 빠르다는 게 강점이죠.
하지만 투자자들은 다르게 봅니다. 운영이익 여력이 부족한 Oracle이 단일 대형 고객에게 모든 걸 걸고 있고, 그 대가가 IOU(차용증서)라는 거죠. JPMorgan은 “Oracle의 공격적인 AI 구축 야망과 투자등급 재무제표의 한계 사이 긴장”을 지적했습니다.
AI 인프라에 대한 총 투자가 1조 달러를 넘어섰지만, 투자 트렌드는 변덕스럽습니다. Oracle의 사례는 AI 붐의 이면을 보여주는 경고등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