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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 AI, 2년 만의 귀환, Google Gemini와 손잡고 달라진 것들

2024년 WWDC에서 애플은 “AI 기능을 탑재한 완전히 새로운 Siri”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고, 기대했던 기능들은 조용히 연기되거나 없던 일이 됐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애플이 다시 같은 무대에 섰습니다.

사진 출처: Apple / TechCrunch

애플은 6월 8일 WWDC 2026 기조연설에서 Siri AI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기존 Siri와 이름은 같지만, 내부 구조는 완전히 다릅니다. Google Gemini 기반의 커스텀 모델로 구동되며, 개인 맥락 이해와 화면 인식 기능을 갖춘 대화형 AI로 재탄생했습니다. 개발자 베타는 오늘부터 시작됩니다.

출처: Apple introduces Siri AI, a profoundly more capable and personal assistant – Apple Newsroom

기존 Siri와 무엇이 달라졌나

가장 큰 변화는 Siri가 ‘명령 처리기’에서 ‘맥락 이해 AI’로 전환된다는 점입니다.

새 Siri AI는 세 가지 정보 레이어를 동시에 참조합니다.

  1. 화면 인식(Onscreen Awareness): 지금 화면에 무엇이 표시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그와 관련된 질문에 답합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메뉴를 보면서 “이 음식에 땅콩이 들어가?”, 카메라로 음식을 찍으며 “칼로리가 얼마나 돼?”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2. 개인 맥락 이해(Personal Context Understanding): 메시지, 이메일, 사진, 캘린더를 가로지르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냅니다. “지난주 친구가 추천해준 식당 찾아줘”처럼 앱을 넘나드는 요청을 처리합니다.
  3. 광범위한 세계 지식(Broad World Knowledge): 웹에서 최신 정보를 가져와 답변을 생성합니다.

UI도 바뀝니다. 기존에 화면 가장자리가 빛나던 방식 대신, Dynamic Island 안에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들어옵니다. Siri 전용 독립 앱도 생겨 대화를 이어가거나 되돌아볼 수 있고, iCloud를 통해 여러 기기 간에 대화가 동기화됩니다.

‘Write with Siri’ 기능은 맥락을 반영한 글쓰기를 도와줍니다. 특정 동료에게 보내는 이메일이라면, 평소 그 사람과 주고받던 말투를 참고해 초안을 작성합니다.

엔진 아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Siri AI가 똑똑해진 데는 애플이 단독으로 만든 모델이 아닌, Google Gemini 패밀리와 협력해 개발한 ‘차세대 Apple Foundation Model’이 깔려 있습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간단한 요청은 기기 내 온디바이스 모델이 처리하고, 복잡한 추론이 필요하면 Google Cloud의 NVIDIA GPU 위에서 돌아가는 Gemini 기반 모델로 넘어갑니다. 이 외부 처리 구간도 Apple의 Private Cloud Compute(PCC) 아키텍처 안에서 운영됩니다. 데이터는 요청 실행에만 쓰이고, 모든 바이너리는 외부 전문가가 검증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비전 LLM을 활용해 화면 내용을 인식하는 방식은, 기존 앱들이 Apple Intelligence에 통합하기 위해 별도 코드를 작성할 필요를 줄여줍니다. 앱 개발자가 업데이트를 배포하지 않아도 Siri가 화면을 “읽어서” 동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Core AI 라이브러리도 새롭게 공개되어, 개발자들이 PyTorch 생태계와 연결해 자신만의 모델을 Apple 하드웨어 위에서 돌릴 수 있게 됩니다.

“2024 데자뷔”를 경계하는 시선

기술적으로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2024년 WWDC의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신중합니다.

당시에도 애플은 ‘더 똑똑한 Siri’를 발표했지만, 약속했던 기능 대부분은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비전 LLM의 성숙도가 2024년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Google이라는 외부 파트너를 통해 모델 역량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조건은 더 나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사용자 베타는 “올해 후반”으로만 예고된 상태이고, 일부 클라우드 기반 기능에는 하루 사용 제한이 붙으며 이를 해제하려면 iCloud+ 구독이 필요합니다.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AI 경쟁에서 애플이 선택한 포지션

이번 Siri AI가 의미 있는 이유는 기능 목록 때문만이 아닙니다. 애플이 취한 전략적 포지션이 독특합니다. ChatGPT, Claude, Gemini와 정면 경쟁하는 대신,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강력한 AI’라는 조합을 목표로 합니다. 경쟁사의 모델(Gemini)을 끌어다 쓰면서도, 그 처리 과정을 Apple이 통제하는 보안 인프라 안에 가두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약속된 기능들이 정말 출시될지는 올 가을 공개 베타에서 확인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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