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인 줄 알면서도 올라타야 할 것 같은 압박감, 혹시 느껴보신 적 있나요? 미국 대기업 CEO들이 지금 딱 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KPMG가 올해 1월 말~2월 중순에 미국 대기업 CEO 100명을 대상으로 AI 투자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흥미롭습니다. 4명 중 1명은 AI 투자 버블이 실재한다고 봤지만, 그 와중에도 80%에 가까운 CEO들이 올해 자본 예산의 5% 이상을 AI에 투입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출처: One in four CEOs say AI is a bubble but will continue investing – TechSpot
버블인데 왜 계속 투자할까
KPMG US CEO 팀 월시는 이 압박을 “어지러울 정도(dizzying)”라고 표현했습니다.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질 위험이 있습니다. 뒤처지면 시장 점유율을 잃을 수 있죠.”
이 한 마디가 현재 기업들의 심리를 잘 요약합니다. 수익이 확실하지 않아도 멈출 수 없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CEO 중 AI가 지난 1년간 비용 절감과 매출 개선을 동시에 가져다줬다고 답한 비율은 12%에 불과합니다. 투자 규모 대비 체감 성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투자 자체를 멈추는 선택지는 고려하지 않는 겁니다.
과대평가됐지만,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됐다
설문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결과가 있습니다. 대형사 CEO의 약 75%가 “지난 1년간 생성형 AI는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고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응답자들이 “향후 5~10년의 실질적 영향력은 오히려 과소평가돼 있다”고도 봤습니다.
단기 기대감과 장기 잠재력을 분리해서 보는 시각입니다. 지금 당장의 ROI보다 경쟁 구도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판단이 투자 결정을 이끌고 있는 셈입니다.
AI가 일자리를 줄인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숫자
CEO의 60%는 AI 투자 목적 1순위로 직원 역량 강화를 꼽았습니다. 과반수는 AI가 오히려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고, AI로 인한 감원을 예상한다고 답한 비율은 9%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Block, Meta, Amazon, Pinterest, Autodesk 등 주요 기업들이 이미 AI를 감원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CEO들이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수치(9%)와 실제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 사이의 간극이 꽤 큽니다.
투자 뒤에 쌓이는 보안 걱정
AI를 빠르게 도입하면서 보안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CEO의 약 3분의 2는 AI 도입 속도에 보안이 따라가지 못할 것을 우려해 사이버보안 예산도 늘리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암호화 공격을 걱정하는 비율도 60%에 달했습니다.
AI 투자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그 부작용을 막기 위한 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결국 이번 조사는 AI 투자의 논리가 수익 기대보다 경쟁 압박에 더 가깝다는 걸 보여줍니다. 성과가 불확실해도, 버블의 가능성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CEO들의 솔직한 수치와 KPMG의 분석은 원문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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