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크롬에 Gemini AI를 통합해 ‘생각하는 브라우저’로 탈바꿈시키며, 웹 서핑부터 온라인 쇼핑까지 AI가 대신 처리하는 새로운 브라우징 시대를 열었습니다.
지난 9월 18일, 구글이 발표한 소식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닙니다. 크롬 브라우저의 DNA 자체를 바꾸는 혁신이죠. 16년 전 속도와 안전성으로 브라우저 시장을 뒤흔들었던 크롬이, 이번에는 AI로 다시 한번 게임의 룰을 바꾸려 합니다.
AI가 내 브라우저 속으로 들어왔다
크롬 오른쪽 상단에 다이아몬드 모양 아이콘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Gemini 버튼이죠. 클릭하면 채팅창이 열리고, 여기서 마법이 시작됩니다.
“이 페이지에서 글루텐 프리 바나나빵 레시피로 바꿔줘”라고 말하면, AI가 레시피를 읽고 분석해서 글루텐 프리 버전으로 수정해줍니다. 페이지를 이해하고 변형까지 해주는 거죠.
더 놀라운 건 여러 탭을 동시에 처리한다는 점입니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항공편, 호텔, 액티비티 정보를 각각 다른 탭에서 보고 있다면? Gemini가 모든 탭을 읽고 여행 일정표를 만들어줍니다. 탭을 오가며 복사 붙여넣기 할 필요가 없어요.
기억력까지 갖춘 똑똑한 비서
“지난주에 본 그 쇼핑몰이 어디였지?” 이런 답답한 경험, 다들 있으시죠? 브라우저 히스토리를 한참 뒤져봐도 찾기 어려운 그 페이지들.
Gemini는 여러분의 브라우징 기록을 기억합니다. “지난주에 본 책상 쇼핑 사이트” 또는 “개학 준비 관련 블로그”라고 물어보면 바로 찾아줘요. 마치 개인 비서가 여러분의 인터넷 활동을 꼼꼼히 기록해뒀다가 필요할 때 알려주는 것처럼요.
구글 생태계와의 완벽한 연결
YouTube 영상을 보다가 특정 부분을 다시 보고 싶다면? “3분 40초쯤 나온 재료 설명 부분으로 가줘”라고 하면 바로 이동합니다. 영상 내용을 이해하고 원하는 지점을 찾아주는 거죠.
Google Calendar와도 연동됩니다. 웹에서 본 이벤트 정보를 바탕으로 “이 세미나 일정을 캘린더에 추가해줘”라고 하면 자동으로 등록해줘요. 구글 앱들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진짜 ‘스마트’해진 느낌입니다.
대신 쇼핑까지 해주는 에이전트
가장 혁신적인 기능은 바로 ‘에이전틱 브라우징’입니다. 쉽게 말해 AI가 여러분 대신 웹 서핑을 해주는 거예요.
“Instacart에서 이번 주 장보기 해줘”라고 말하면, AI가 사이트에 접속해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습니다. 여러분은 마지막에 결제 버튼만 누르면 되죠. 미용실 예약, 온라인 쇼핑 같은 반복적인 작업을 AI가 대신 처리해주는 겁니다.
30분 걸리던 온라인 심부름이 3번의 클릭으로 끝납니다. 물론 중요한 결정은 여러분이 직접 내려야 하고, 언제든 중단할 수 있어요.
주소창마저 AI로 무장
크롬의 주소창(옴니박스)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여기서 복잡한 질문을 할 수 있어요.
“옆으로 자는 사람에게 좋고 허리 아픈 사람한테도 괜찮은 매트리스 종류별로 표 만들어줘”라고 검색하면, AI가 맞춤형 비교표를 만들어줍니다. 단순한 키워드 검색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고 답변하는 거죠.
현재 보고 있는 페이지와 관련된 질문도 제안해줍니다. 매트리스 쇼핑 중이라면 “품질보증 정책이 어떻게 되나요?” 같은 관련 질문을 자동으로 추천해줘요.
보안까지 챙기는 똑똑한 가드
AI는 여러분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가짜 바이러스 경고나 사기 이벤트 같은 속임수를 미리 걸러내죠. 특히 생성형 AI로 만든 정교한 피싱 사이트들도 구별해냅니다.
비밀번호 관리도 한층 편해졌어요. 데이터 유출로 비밀번호가 노출됐다는 경고가 뜨면, 원클릭으로 새 비밀번호를 생성하고 변경해줍니다. Spotify, Duolingo, H&M 같은 주요 사이트에서 이미 지원하고 있어요.
스팸 알림도 AI가 알아서 차단합니다. 안드로이드 크롬 사용자들은 하루에 30억 개의 스팸 알림을 덜 받게 됐다고 하네요.
브라우저 전쟁의 새로운 국면
구글이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올해 1월 OpenAI가 ‘Operator’라는 AI 에이전트를 출시했거든요. 웹에서 자동으로 작업을 처리해주는 서비스인데, 월 200달러짜리 Pro 구독자만 쓸 수 있어요.
반면 구글은 크롬 사용자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크롬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건 정말 큰 변화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Edge에 Copilot를 통합했지만, 사용자 수에서는 크롬을 따라잡기 어려워요. 구글이 먼저 ‘무료 AI 브라우저’라는 카드를 꺼낸 셈이죠.
실제로 써보면 어떨까?
현재는 미국의 Mac/Windows 사용자부터 시작해서, 점차 다른 지역과 모바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한국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미 사용해본 미국 사용자들의 반응은 꽤 긍정적입니다. 특히 연구하거나 쇼핑할 때 여러 탭의 정보를 정리해주는 기능이 정말 유용하다고 해요.
다만 AI가 브라우징 기록에 접근하는 것에 대한 프라이버시 우려도 있습니다. 구글은 사용자가 원할 때만 기록에 접근한다고 밝혔지만, 개인 정보 보호에 민감한 사용자들은 신중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어요.
웹의 미래가 바뀐다
생각해보세요. 브라우저가 단순히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도구에서, 여러분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지능형 파트너로 진화했습니다. 이건 인터넷 사용 방식 자체를 바꿀 혁신이에요.
앞으로는 “웹 서핑”이라는 말 대신 “AI와 함께하는 웹 탐험”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구글이 16년 만에 다시 한번 브라우저의 정의를 바꾼 것 같아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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