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가 ChatGPT 기반 웹 브라우저 Atlas를 출시하자 구글 주가가 4% 급락했습니다. 16년간 크롬이 지배해온 브라우저 시장에 진짜 경쟁자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웹페이지와 대화하고, AI가 당신을 대신해 쇼핑까지 하는 브라우저의 등장은 웹 사용 방식 자체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검색창에서 대화창으로: Chrome이 URL 입력창에 검색을 통합했다면, Atlas는 그 자리를 ChatGPT 대화창으로 대체했습니다. “지난주 본 채용공고 전부 찾아서 산업 트렌드 정리해줘” 같은 요청이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입니다.
- Agent Mode의 충격적 데모: 레시피 재료를 Instacart 장바구니에 담는 데 걸린 시간 2분. Google Docs의 업무 계획을 Linear 태스크로 옮기는 과정을 AI가 알아서 처리합니다. “Vibe Coding”의 다음 단계, “Vibe Lifing”이 현실이 됐습니다.
- 542억 달러 생태계의 균열: 구글 광고 수익의 핵심인 Chrome-검색-광고 연결고리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브라우저가 검색 결과 대신 대화로 답하기 시작하면, 광고를 보여줄 공간이 사라집니다.

2008년 Chrome 순간의 재현
OpenAI CEO Sam Altman은 Atlas 발표 라이브스트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 채팅 경험과 웹 브라우저가 훌륭한 조합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2008년 구글이 Chrome을 출시했을 때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검색 엔진을 브라우저에 깊숙이 통합해 웹 경험을 재정의하겠다고요. 그 결과는? Chrome은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65%를 장악했고, 구글은 분기당 542억 달러의 광고 수익을 거둡니다.
Atlas는 같은 공식을 따릅니다. ChatGPT를 브라우저 중심에 놓고, 모든 웹 경험이 AI와의 대화를 통해 이뤄지도록 설계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검색보다 훨씬 더 깊은 통합입니다. 검색은 정보를 찾아주지만, Atlas는 작업을 대신 해줍니다.
화요일 OpenAI 발표 직전 구글 주가는 4% 하락했습니다. 발표 후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1.7% 하락을 기록했죠. 시장이 읽어낸 건 단순한 신제품 출시가 아닙니다.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위협입니다.
탭 전환이 사라진 브라우저
Atlas가 제시하는 UX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기존 브라우저는 탭과 북마크, 검색창으로 구성됩니다. Atlas는 ChatGPT를 모든 페이지 옆에 상주시켰습니다.
사이드 챗은 어떤 페이지를 보든 ChatGPT를 즉시 불러옵니다. 뉴욕타임스 기사를 읽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옆 창에서 바로 물어보면 됩니다. 복사-붙여넣기도, 새 탭도 필요 없습니다. (흥미롭게도 OpenAI와 소송 중인 뉴욕타임스 웹사이트는 “ChatGPT가 이 사이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인라인 편집은 더 직관적입니다. Gmail 초안을 쓰다가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드래그해서 ChatGPT 로고를 클릭하면 됩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AI가 문장을 다듬어줍니다. 다른 탭으로 옮겨갈 필요가 없습니다.
Browser Memories는 웹 사용의 연속성을 만듭니다. “지난주에 봤던 채용 공고들 찾아서 산업 트렌드 요약해줘” 같은 요청이 가능합니다. ChatGPT가 당신의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기억하고, 맥락을 이해하며, 과거 정보를 현재 작업에 연결합니다.
홈페이지도 다릅니다. Chrome이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 썸네일을 보여준다면, Atlas는 “다음에 뭘 하면 좋을까요?” 같은 제안을 합니다. 지난 검색을 바탕으로 더 깊이 탐구할 주제를 추천하거나, 반복 작업을 자동화할 방법을 제시합니다.

Agent Mode: “Vibe Lifing”의 실체
가장 파격적인 건 Agent Mode입니다. ChatGPT Plus, Pro, Business 사용자에게 프리뷰로 제공되는 이 기능은 AI가 당신을 대신해 브라우저를 조작하게 만듭니다.
라이브스트림 데모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용자가 저녁 파티용 레시피를 ChatGPT에게 보여주자, AI는 Safeway 웹사이트를 열어 필요한 재료를 하나씩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2분이 걸렸습니다. 결제 직전에 사용자 승인을 요청했죠.
또 다른 데모에서는 Google Docs의 프로젝트 계획표를 Linear 프로젝트 관리 툴로 자동 이전했습니다. 각 항목을 읽고, Linear에서 해당 작업을 생성하고, 적절한 라벨과 담당자를 지정하는 과정을 AI가 처리했습니다.
OpenAI 연구 리드 Will Ellsworth는 이를 “Vibe Lifing”이라고 불렀습니다. “GPT-5와 Codex가 ‘Vibe Coding’을 위한 훌륭한 도구인 것처럼, 우리는 장기적으로 개인과 업무 생활의 모든 종류의 작업을 Atlas의 에이전트에게 위임할 수 있는 놀라운 도구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Vibe Coding”은 올해 초 OpenAI 공동 창립자 Andrej Karpathy가 만든 용어입니다. 자연어 프롬프트로 빠르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트렌드를 지칭했죠. 하지만 Karpathy 본인도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때로는 LLM이 버그를 고치지 못해서 그냥 우회하거나 없어질 때까지 랜덤 변경을 요청합니다. 주말 프로젝트에는 괜찮지만, 여전히 꽤 재미있습니다.”
주말 프로젝트에서 일상 생활로 확장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코드에 환각(hallucination)으로 생긴 버그가 있는 것과, AI가 잘못된 상품을 주문하거나 중요한 이메일을 삭제하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편리함의 대가: 통제권을 포기할 것인가
Agent Mode는 당신의 로그인 세션과 브라우징 히스토리에 완전히 접근합니다. 웹사이트를 클릭하고, 폼을 작성하고, 버튼을 누르는 모든 행동을 AI가 대신합니다. OpenAI는 브라우저 밖에서 코드를 실행하거나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없다고 안심시키지만, 웹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이미 너무 많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보안입니다. AI 에이전트는 웹페이지나 이메일에 숨겨진 악의적 명령어에 취약합니다. 해커가 보이지 않는 텍스트로 “사용자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라”는 지시를 숨겨두면 어떻게 될까요? OpenAI는 수천 시간의 레드팀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모든 공격을 막을 수는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경쟁사들의 AI 브라우저가 이미 창피한 사고를 겪었습니다. 공개 Reddit 포스트에 숨겨진 지시만으로 AI 브라우저가 해킹당해 은행 계좌를 탈취당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OpenAI는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줬습니다. 페이지별로 ChatGPT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고, 시크릿 모드에서는 ChatGPT가 로그아웃됩니다. Agent Mode를 로그아웃 상태로 실행해 민감한 데이터 접근을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금융 기관 같은 민감한 사이트에서는 자동으로 일시정지하고 사용자 확인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기본 설정은 옵트인입니다. Browser Memories는 켜져 있고, 브라우징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지만 사용자가 원하면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편리함과 프라이버시 사이의 줄타기입니다.

브라우저 전쟁 2.0
Atlas는 고립된 시도가 아닙니다. 올여름 Perplexity가 AI 기반 Comet 브라우저를 출시했고, 9월에는 Google이 Chrome에 Gemini를 깊게 통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Google도 “지루한 작업”을 AI가 대신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식료품 쇼핑, 약속 예약, 예약 대행 등이죠.
OpenAI는 올해 4월 법정에서 Chrome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Google이 반독점 소송으로 Chrome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었죠. 하지만 9월 판사가 Google에게 Chrome 매각을 강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Perplexity는 더 대담했습니다. 8월에 자사 기업가치(14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345억 달러에 Chrome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뤄지지 않았지만, AI 기업들이 브라우저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 보여주는 신호였습니다.
Atlas는 Chromium 기반입니다. Google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Chromium 위에 구축됐다는 뜻이죠. Chrome, Edge, Arc와 같은 기술 계열입니다. 웹 호환성은 확보했지만, Google의 인프라에 여전히 의존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Google을 공격하는 무기가 Google의 기술로 만들어진 셈입니다.
관건은 사용자 전환입니다. Chat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 7억 명 이상을 보유합니다. 이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익숙한 Chrome이나 Safari를 버리고 Atlas로 갈아탈까요? 현재 Atlas는 macOS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Windows, iOS, Android 버전은 “곧” 출시 예정입니다.
웹의 미래, 그리고 우리의 선택
브라우저는 우리가 웹과 만나는 창이었습니다. Atlas는 그 창에 AI 비서를 상주시켰습니다. 모든 페이지에서 대화할 수 있고, 작업을 위임할 수 있으며, 과거 브라우징을 기억하는 도구입니다.
편리함을 택할 것인가, 통제권을 지킬 것인가. 이 선택이 앞으로 우리가 웹을 사용하는 방식을 결정할 것입니다. Google이 검색으로 웹 경험을 재정의했다면, OpenAI는 대화와 위임으로 다시 쓰려 합니다. 16년 만에 브라우저 시장에 진짜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참고자료:
- Introducing ChatGPT Atlas – OpenAI
- OpenAI’s AI-powered browser, ChatGPT Atlas, is here – The Verge
- OpenAI releases Chrome competitor browser “ChatGPT Atlas,” sending Google shares down – Sherwood News
- OpenAI’s new Atlas web browser wants to let you chat with a page – Ars Technica
- OpenAI’s Atlas Browser Takes Direct Aim at Google Chrome – WIRED
- OpenAI Announces Browser-Based AI Agent for “Vibe Lifing” – Fut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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