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수개월에 걸쳐 완성하던 작업을 AI가 이틀 만에 해냈습니다. 그것도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요.

Google DeepMind가 Gemini 기반 코딩 에이전트 AlphaEvolve의 출시 1주년을 맞아 지금까지의 성과를 정리한 글을 공개했습니다. 수학·양자물리 같은 기초과학 연구부터 TPU 회로 설계, 물류 최적화까지 — 알고리즘을 스스로 진화시키는 이 시스템이 생각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서 실질적인 결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출처: AlphaEvolve: Gemini-powered coding agent scaling impact across fields – Google DeepMind
AlphaEvolve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AlphaEvolve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알고리즘’입니다. Gemini가 후보 알고리즘 코드를 생성하면, 자동 평가 시스템이 성능을 측정하고, 좋은 결과를 낸 코드를 기반으로 다음 세대를 진화시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사람이 직접 설계하기 어려운 최적해를 찾아냅니다.
핵심은 이 접근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알고리즘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문제라면 어디에든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초과학: 수학자와 함께 난제를 풀다
AlphaEvolve의 성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순수 수학 분야입니다. 세계적 수학자 테런스 타오와의 협업으로 오랜 미해결 문제인 Erdős 문제를 풀었고, 외판원 순회 문제(Traveling Salesman Problem)와 램지 수(Ramsey Numbers)에서 기존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양자물리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Google의 Willow 양자 프로세서에서 복잡한 분자 시뮬레이션을 돌리기 위해, AlphaEvolve가 기존 방식 대비 오류율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양자 회로를 제안했습니다.
AI 인프라: 반직관적인 회로가 TPU에 직접 들어가다
Google 내부 인프라에서도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AlphaEvolve가 제안한 회로 설계 하나가 차세대 TPU 실리콘에 직접 반영됐는데, 흥미로운 점은 그 설계가 기존 엔지니어링 직관에 반하는 구조였다는 것입니다. Jeff Dean은 이를 “TPU의 두뇌가 다음 세대 TPU의 몸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캐시 교체 정책 최적화 작업에서는 사람이 수개월에 걸쳐 집중적으로 진행하던 작업을 이틀 만에 완료했습니다. Google Spanner의 쓰기 증폭(write amplification, 실제 요청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디스크에 기록하게 되는 비효율)도 20% 줄였고, 컴파일러 최적화를 통해 소프트웨어 저장 용량을 약 9% 절감하는 성과도 냈습니다.
산업 응용: 물류부터 신약 개발까지
외부 기업들과의 협업 사례도 다양합니다.
- 핀테크 기업 Klarna는 자사 트랜스포머 모델의 훈련 속도를 2배로 높이면서 모델 품질도 개선했습니다.
- 물류 기업 FM Logistic은 복잡한 배송 경로 최적화에 AlphaEvolve를 적용해 기존 대비 10.4% 효율을 높였고, 연간 1만 5천 킬로미터의 이동 거리를 줄였습니다.
- 분자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 Schrödinger는 신약 후보 물질 스크리닝에 소요되는 시간을 수개월에서 수일로 단축했습니다.
알고리즘이 스스로 진화하는 시대
AlphaEvolve는 특정 문제 하나를 잘 푸는 도구가 아닙니다. 수학 난제, 반도체 설계, 에너지 그리드 최적화, 유전체 분석까지 — 분야가 달라도 ‘알고리즘으로 표현 가능한 문제’라면 같은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이것이 이 시스템이 “범용 알고리즘 발견 엔진”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는 Google 내부와 일부 파트너 기업에만 제공됐지만, DeepMind는 Google Cloud를 통해 외부 기업으로 접근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