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Claude.ai 전체 트래픽에서 2.6%를 차지합니다. 국가별 순위로 따지면 8위, 그리 눈에 띄는 자리는 아닙니다. 그런데 인구 규모를 감안해서 다시 계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인구 대비 사용률로는 미국 다음으로 높은 나라가 캐나다입니다.

Anthropic이 자사의 경제지수(Anthropic Economic Index) 데이터를 바탕으로 캐나다의 Claude 사용 패턴을 분석한 리포트를 냈습니다. 국가 단위 채택률뿐 아니라 캐나다 안에서도 주(州)별로 왜 이렇게 사용률 차이가 크게 나는지를 들여다본 게 핵심입니다.
출처: How Canada uses Claude – Anthropic
소득만으로는 설명 안 되는 초과분
2026년 2월 Claude.ai 대화 표본을 기준으로, 캐나다의 인구 대비 사용지수(AUI)는 4.4입니다. 노동연령 인구 규모로 예상되는 것보다 4배 넘게 많이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체 사용량 상위 10개국 중에서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죠.
캐나다가 고소득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됩니다.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노동연령 1인당 GDP와 1인당 AI 사용량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캐나다는 이 관계식으로 예측되는 수준보다도 더 많이 씁니다. 고학력 인력 비중이 높고, 미국의 기술 프론티어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이 이 초과분의 배경으로 언급됩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갈리는 이유
캐나다 전체로 보면 온타리오주 한 곳이 전체 대화량의 43.9%를 차지합니다. 여기에 퀘벡(20.8%), 브리티시컬럼비아(18.9%), 앨버타(10.2%)를 더하면 네 개 주가 전체 사용량의 94%를 차지하죠.
인구 대비로 다시 줄을 세우면 순서가 바뀝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가 인구 대비 예상치의 1.4배로 1위, 온타리오가 1.1배로 뒤를 잇습니다. 나머지 주는 모두 인구 대비 기대치를 밑돌고, 뉴펀들랜드 래브라도는 0.2배에 그칩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격차를 가르는 변수입니다. 국가 간 비교에서는 소득 수준이 사용률을 설명하는 핵심 변수였는데, 캐나다 내 주(州) 간 비교에서는 소득 수준이 격차를 잘 설명하지 못합니다. 대신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건 산업 구성입니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비중이 큰 주일수록 Claude를 많이 씁니다. 결국 소득 그 자체보다, 그 지역에 어떤 일자리가 많은가가 채택률을 가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지역 고유의 필요가 활용 패턴을 만든다
용도별 비중을 보면 업무가 34~40%, 학업 과제가 13~18%, 개인적 용도가 44~51%로 어느 주든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특정 용도만 놓고 보면 지역색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번역 요청 비중이 대표적입니다. 뉴브런즈윅, 노바스코샤, 퀘벡은 공공행정 분야 고용 비중이 높은 동시에 번역 관련 대화 비중도 가장 높습니다. 캐나다 연방 정부가 공식 이중언어 정책을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실제 업무에서 요구되는 언어 환경이 그대로 AI 활용 패턴에 반영된 셈이죠.
영어권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도 캐나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활용 사례가 바로 문서 번역입니다. 그 외에도 캐나다는 학업 과제, 코딩 보조, 이력서 작성 같은 학업·커리어 초기 단계형 활용이 상대적으로 많고, 반대로 일반적인 업무 커뮤니케이션이나 일상적 개인 용도의 비중은 낮은 편입니다.
내 주변의 활용도를 가늠하는 기준
이 리포트를 국가 순위표로만 읽으면 흥미로운 통계에서 끝납니다. 그런데 핵심은 다른 데 있습니다. 소득 수준이 비슷한 지역끼리도 AI 채택률이 크게 갈릴 수 있고, 그 격차를 가르는 건 그 지역에 어떤 업종과 직무가 몰려 있느냐라는 점입니다.
내 주변에서 AI 도구를 쓰는 사람이 유독 적어 보인다면, 그건 그 지역이나 업계의 소득 수준 때문이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히려 그 업종의 업무 성격 자체가 아직 AI 도구와 잘 맞물리지 않았거나, 혹은 다른 지역·업종에서는 이미 당연해진 활용법이 내 환경에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 뿐일 수 있다는 것이죠. 번역이 이중언어 지역의 일상적 도구가 된 것처럼, 결국 어떤 업무 환경에 놓여 있느냐가 AI를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를 결정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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