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가 출시한 ChatGPT Study Mode는 AI가 단순히 답을 제공하는 대신 학생들이 단계별로 사고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적인 학습 도구입니다.
AI 기술이 교육계에 미치는 영향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개인화된 학습과 즉시 피드백이라는 놀라운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저하와 학습 과정의 단순화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OpenAI는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 7월 29일 ChatGPT에 ‘Study Mode’라는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습니다.

AI 시대 교육의 현실적 과제
현재 대학생 3명 중 1명이 ChatGPT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들이 주고받는 메시지의 약 25%가 학습, 과외, 숙제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용 방식에 있습니다. 가디언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대학에서만 2023-24년도에 AI를 이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7,000건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AI 사용이 학습 능력 자체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올해 6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ChatGPT를 사용해 에세이를 작성하는 학생들의 뇌 활동이 구글 검색이나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났습니다. AI가 인지적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비판적 사고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Study Mode: 학습의 새로운 패러다임
Study Mode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OpenAI의 답변입니다. 기존 ChatGPT가 질문에 대해 즉시 완성된 답변을 제공했다면, Study Mode는 정반대의 접근을 취합니다. 학생이 문제를 제시하면, AI는 바로 답을 주는 대신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합니다:
단계별 질문으로 사고 유도: “베이즈 정리를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어떤 수준의 수학이 편하신가요? 학습 목표가 무엇인가요?”라고 되묻습니다.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숙제 문제에 대해서도 단계별로 접근하도록 안내하며, 학생이 각 단계를 스스로 정리하게 만듭니다.
이해도 확인과 피드백: 학생의 답변을 바탕으로 이해도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설명이나 다른 각도의 접근을 제안합니다.

교육 현장의 변화와 가능성
Study Mode의 핵심은 ’24시간 이용 가능한 개인 튜터’라는 개념입니다. OpenAI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테스트에서, 학생들은 “TA의 오피스 아워에 가는 것의 부담감”이나 “언제든 몇 시간이고 질문할 수 있는 유연성”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교육학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이 모드는 이상적인 튜터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황금 표준’ 사례들을 학습했습니다. 또한 이미지 업로드 기능을 통해 과거 시험 문제나 교재의 특정 부분에 대해서도 단계별 설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능이 가져올 교육적 변화는 기술적 혁신을 넘어섭니다. OpenAI 교육 부문 부사장 리아 벨스키는 “ChatGPT가 가르치거나 과외를 할 때는 학업 성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지만, 단순한 답안 제공 도구로 사용될 때는 오히려 학습을 방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실적 한계와 미래 과제
Study Mode의 가장 큰 한계는 학생의 자발적 선택에 의존한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기존 ChatGPT 모드로 전환해 즉시 답을 얻을 수 있으며, OpenAI는 현재 부모나 교육 기관이 Study Mode를 강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벨스키는 “정말로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필요하다”며 이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AI 특유의 ‘환각’ 현상으로 인한 잘못된 정보 제공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OpenAI는 Study Mode에서 정보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 처리하기 때문에 오류 위험이 줄어든다고 설명하지만, “대화 간 일관성 없는 행동과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미래를 향한 첫걸음
Study Mode는 현재 ChatGPT Free, Plus, Pro, Team 사용자에게 제공되며, 교육기관용 ChatGPT Edu에는 몇 주 내에 추가될 예정입니다. OpenAI는 이를 “ChatGPT에서 학습을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설명하며, 향후 이러한 행동 패턴을 메인 모델에 직접 통합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경쟁사인 Anthropic도 올해 4월 Claude에 유사한 ‘Learning Mode’를 출시하는 등, AI 업계 전반에서 교육적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진정한 학습 파트너로서의 AI 역할을 모색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Study Mode는 AI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학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 학생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답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더 깊이 생각하고 배우기 위한 파트너로 받아들일 것인지 말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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