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가 월 $19.99의 유료 구독 모델로 AI 에이전트 브라우저 ‘Neon’을 정식 출시했습니다.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도구를 넘어, 당신 대신 폼을 작성하고 가격을 비교하며 Slack에 요약 내용을 올리는 ‘일하는 브라우저’입니다.
핵심 포인트:
- Neon Do: 클라우드 없이 로컬에서 작동하는 브라우저 자동화 – 폼 작성, 가격 비교, 이메일 회신까지 사용자 명령에 따라 직접 웹페이지를 조작.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지 않아 프라이버시 강화
- Cards: 반복 작업을 한 번의 클릭으로 – “상품 비교표 만들기”, “Substack 요약해서 Slack에 게시” 같은 프롬프트를 재사용 가능한 템플릿으로 저장. IFTTT의 AI 버전
- 월 $19.99 프리미엄 전략의 의미 – Arc, Perplexity Comet와 달리 처음부터 유료화. AI 에이전트의 실용 가치에 대한 Opera의 베팅
브라우저가 검색을 넘어 ‘행동’하기 시작했다
Opera Neon은 단순히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웹페이지를 ‘읽고’, 코드를 ‘이해하며’, 사용자 명령에 따라 ‘행동’합니다.
핵심 기능인 Neon Do가 대표적입니다. “Substack 게시물을 요약해서 Slack 채널에 올려줘”라고 명령하면, Neon은 해당 게시물을 열고, 내용을 요약하며, 로그인되어 있는 Slack 계정에 접속해 메시지를 작성합니다. 사용자 확인이 필요한 순간에만 멈추고 입력을 기다립니다. 언제든 중단하거나 수동으로 제어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맥락으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지난주 본 유튜브 영상에서 언급된 제품 가격 알려줘”라고 물으면, 과거 브라우징 기록을 참조해 답을 찾아냅니다. AI가 당신의 웹 사용 패턴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Cards: 프롬프트가 자산이 되는 순간
Arc 브라우저의 Dia가 선보인 ‘Skills’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Opera는 이를 Cards라는 이름으로 구체화했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작업을 프롬프트 템플릿으로 저장하고, 언제든 재실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pull-details(정보 추출)” 카드와 “comparison-table(비교표 작성)” 카드를 조합하면, 여러 탭에 열린 제품 페이지에서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해 비교표를 만드는 새로운 워크플로우가 완성됩니다. 직접 만들거나 커뮤니티에서 공유된 Cards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반복적인 업무가 많은 사람에게는 혁신입니다. 매번 똑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할 필요 없이, 저장된 카드 하나로 복잡한 작업 체인을 실행할 수 있으니까요.
로컬 실행이라는 차별점
Opera Neon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작업이 로컬에서 실행된다는 점입니다. 클라우드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고 기기 내에서 처리됩니다. AI 에이전트가 민감한 개인정보나 업무 데이터를 다룰 때 프라이버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Cyprus Mail 보도에 따르면, Opera는 “데이터 규제가 강화되는 유럽 사용자들에게 온디바이스 작동 방식이 어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GDPR 같은 규제 환경에서 로컬 처리 방식은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로컬 실행은 양날의 검입니다. 강력한 처리 성능과 안정적인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하고, 성능이 낮은 기기에서는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 브라우저 전쟁의 시작
Opera Neon은 혼자가 아닙니다. Perplexity가 7월에 출시한 Comet은 ‘생각의 파트너’를 표방하며 사용자 사고 패턴을 학습해 선제적으로 정보를 제공합니다. Arc 브라우저를 만든 The Browser Company의 Dia는 ‘탭과 대화하기’ 기능으로 열린 모든 웹페이지의 맥락을 이해합니다.
더 큰 변화는 OpenAI가 자체 웹 브라우저 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Chromium 기반으로 구축될 것으로 알려진 이 브라우저는 ‘Operator’ 에이전트를 통합해, 사용자가 채팅 인터페이스를 벗어나지 않고도 브라우징과 거래를 처리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실현된다면 Google Chrome의 지배력에 정면 도전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Opera가 선택한 길은 다릅니다. Arc와 Comet이 무료 또는 프리미엄 옵션을 제공하는 반면, Opera Neon은 처음부터 월 $19.99의 유료 구독 모델입니다. 이는 AI 에이전트 기능의 실용적 가치에 대한 Opera의 확신을 보여줍니다. 파워 유저를 타겟으로, “돈을 낼 만큼 유용한 브라우저”임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웹 생태계가 직면한 근본적 변화
에이전트 브라우저의 등장은 웹 경제 모델 전체를 흔듭니다. AI가 페이지를 요약하고 답을 직접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이 원본 사이트를 클릭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제 영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Google의 AI Overviews 도입 이후 일부 퍼블리셔의 검색 유입이 최대 60% 감소했습니다. AI가 답을 직접 보여주면, 첫 번째 검색 결과조차 평균 34.5%의 클릭을 잃습니다.
퍼블리셔들은 생존을 위해 페이월, AI 기업과의 직접 파트너십, AI가 복제할 수 없는 인터랙티브 경험 개발 같은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광고 모델도 변화를 피할 수 없습니다. AI 에이전트가 디스플레이 광고를 필터링하고 체류 시간을 단축하면서, 기존 노출 기반 수익 모델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웹 개발 방식도 바뀝니다. SEO(검색 엔진 최적화)에서 Agent Optimization으로 초점이 이동합니다. AI 에이전트가 콘텐츠를 이해할 수 있도록 Schema.org 같은 구조화된 데이터와 강력한 API가 필수가 됩니다. 인터페이스는 더욱 정보 밀집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AI는 큰 버튼이 필요 없으니까요.
여전히 남은 질문들
Opera Neon은 흥미롭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합니다.
첫째, 데모와 현실의 간극입니다. TechCrunch는 “Opera가 식료품 주문 같은 작업을 완료하는 데모를 보여줬지만, 데모가 실제 시나리오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AI 제품에서 이런 괴리는 자주 발생합니다. Neon이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신뢰와 통제의 균형입니다. AI가 로그인된 서비스에 접근해 작업을 대신할 때, 사용자는 어디까지 믿고 맡길 수 있을까요? 잘못된 명령 해석이나 예상치 못한 행동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언제든 제어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지만, AI의 판단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건 또 다른 부담입니다.
셋째, 가격 대비 가치입니다. 월 $19.99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Neon이 제공하는 생산성 향상이 구독료를 정당화할 만큼 실질적인지는 개인마다 판단이 다를 것입니다. 현재 선별된 사용자에게만 초대장을 발송하고 있는 만큼, 초기 피드백이 중요합니다.
브라우저가 단순한 도구에서 지능형 비서로 진화하는 흐름은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Opera Neon은 그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월 $20의 베팅이 성공할지, 아니면 데모와 현실 사이에서 좌초할지는 앞으로 몇 달이 결정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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