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가 Atlas 브라우저를 공개한 지 이틀 만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의 똑같은 기능의 Copilot Mode 확장판을 내놨습니다. 우연일까요? 시장점유율 10%대에 갇힌 Edge를 살리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핵심 포인트:
- AI가 직접 웹사이트 조작: 항공권 예약부터 레스토랑 예약, 이메일 구독 취소까지 복잡한 작업을 사용자 대신 수행하는 Copilot Actions
-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프로젝트로 재구성: Journeys 기능이 과거 검색을 자동으로 주제별 그룹화해 중단된 작업을 쉽게 재개
- 개인화된 검색, 단 허락할 때만: 브라우징 히스토리 접근은 옵트인 방식. 언제든 껐다 켤 수 있는 완전한 사용자 제어권
48시간의 차이: Atlas vs Edge
10월 21일, OpenAI가 AI 브라우저 Atlas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이틀 뒤인 23일, 마이크로소프트가 Copilot Mode의 대대적 업데이트를 공개했죠. 두 제품의 데모 화면을 나란히 놓으면 놀랍습니다. 배경색 톤이 약간 다르고, 버튼 위치가 다를 뿐. 핵심 인터페이스는 사실상 동일합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주 전부터 일정이 잡혀 있었다”고 해명합니다. Copilot Mode 자체는 7월에 이미 출시됐으니까요. 하지만 AI 브라우저 전쟁이 치열해진 2025년 10월, 같은 주에 비슷한 제품이 나온 건 우연이 아닙니다.
시장은 냉혹합니다. Chrome이 73% 점유율로 압도적 1위, Safari가 16%로 2위를 지키는 사이, Edge는 고작 10%대에서 허덕입니다. 몇 달 전만 해도 13%였는데 최근 6개월간 사용자의 4분의 1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미국 Windows에서 30% 점유율”이라고 주장하지만, 독립 조사 기관들은 고개를 젓습니다.
Actions: 클릭 대신 명령하기
여기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꺼낸 카드가 Copilot Actions입니다. 이건 단순한 챗봇이 아닙니다. 웹페이지를 직접 조작합니다.
“다음 주 금요일 파리행 항공권 찾아줘”라고 말하면, Copilot이 항공사 사이트를 열고 날짜를 입력하고 검색 버튼을 클릭합니다. “이 레스토랑 예약해줘”라고 하면, 예약 폼을 찾아 정보를 채우고 제출합니다. “쇼핑 뉴스레터 다 구독 취소해줘”라고 하면, 받은편지함을 뒤져 구독 취소 링크를 일일이 클릭해줍니다.
기존 AI 어시스턴트와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ChatGPT나 Claude는 “이렇게 하세요”라고 가이드를 줬다면, Copilot Actions는 실제로 그 일을 해냅니다. 음성으로도 작동합니다. “컴퓨터와 대화하는” 경험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강조하는 이유죠.
현재는 미국 한정 프리뷰로 무료 제공 중입니다. 완전한 공개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이뤄질 예정입니다.

Journeys: 잃어버린 맥락 되찾기
두 번째 무기는 Journeys입니다. 여러분은 몇 개의 탭을 열어놓고 살아가나요? 20개? 50개? 어떤 건 한 달 전에 열었는데 아직도 닫지 못한 탭들. 언젠가 다시 봐야 할 것 같아서요.
Journeys는 이 혼돈을 정리합니다.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분석해서 자동으로 “프로젝트”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피자 레시피를 검색하고, 재료를 알아보고, 조리법 영상을 봤다면, 이 모든 활동을 “피자 만들기”라는 하나의 Journey로 묶어줍니다. 각 페이지의 요약과 함께요.
며칠 전에 시작했다가 잊어버린 프로젝트가 있나요? Journeys를 열면 정확히 어디서 멈췄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까지 제안해줍니다. 북마크나 메모 없이도 작업의 연속성이 유지됩니다.
더 나아가, Copilot은 이제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활용해 대화합니다. “지난주에 본 파란색 후드티 어디 있지?”라고 물으면 찾아줍니다. “최근에 본 영화 취향으로 추천해줘”라고 하면 맞춤 제안을 내놓습니다. 물론 이것도 옵트인입니다. 허락하지 않으면 히스토리에 절대 접근하지 않습니다.
Journeys 역시 미국 한정 프리뷰입니다. 전 세계 출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진짜 차별점은 생태계
겉보기엔 Atlas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겐 OpenAI가 없는 무기가 있습니다. Windows와 Office, Azure로 이어지는 거대한 생태계죠.
Copilot Mode는 단순히 브라우저에 AI를 붙인 게 아닙니다. Windows 11 전체와 통합됩니다. PC의 파일 시스템에 접근하고, Outlook 일정과 연동되고, Teams 회의록을 참조합니다. 기업 사용자라면 Azure의 보안 정책 아래서 작동하죠.
반면 Atlas는 독립적인 브라우저입니다. ChatGPT의 강력한 언어 모델을 등에 업었지만, 생태계는 약합니다. macOS에서 먼저 출시된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Microsoft 진영과의 통합은 아직 멀었다는 뜻이죠.
Arc의 Dia, Opera의 Neon, Perplexity의 Comet. AI 브라우저 시장은 이미 난전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스타트업이거나 틈새 제품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은 다릅니다. 이미 10억 명이 쓰는 Windows에 AI를 심는 것. Edge 점유율이 낮아도 Windows 사용자는 많으니까요.
제어권은 당신에게
물론 우려도 있습니다. AI가 내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본다고? 웹사이트를 마음대로 조작한다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부분을 강조합니다. 모든 건 옵트인입니다. Copilot Mode 자체를 끌 수도 있고, Actions만 쓰고 Journeys는 끌 수도 있습니다. 히스토리 접근 권한도 별도로 관리됩니다. Copilot이 뭔가를 하고 있을 때는 화면에 명확한 표시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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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충분한 보장일까요? 사용자마다 판단이 다를 겁니다. 중요한 건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원하면 클래식 브라우저 모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토글 하나로요.
브라우저 전쟁의 새로운 국면
20년 전 브라우저 전쟁은 속도와 호환성 싸움이었습니다. 10년 전엔 확장 기능과 개인정보 보호가 화두였죠. 2025년의 브라우저 전쟁은 AI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싸움에서 밀릴 수 없습니다. Windows의 미래가 걸려 있으니까요. Edge가 단순히 Chrome의 아류로 남는다면, Windows 자체의 차별성도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닙니다. 플랫폼 전쟁의 포문입니다.
OpenAI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맥락을 더합니다. 두 회사는 파트너였지만 점점 경쟁자가 되고 있습니다. Atlas가 나왔을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침묵할 리 없었죠.
48시간의 차이. 그 안에 담긴 건 단순한 타이밍이 아닙니다. 누가 AI 시대의 브라우저를 정의할 것인가. 그 주도권 싸움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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