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5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놀랐지만, 동시에 실망했습니다. OpenAI가 많은 사용자들이 사랑했던 o-시리즈 모델(복잡한 추론에 특화된 모델)을 없앴기 때문이죠. 빠르긴 한데 깊이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이제 OpenAI가 GPT-5.1로 답했습니다. 간단한 질문엔 빠르게, 복잡한 문제엔 깊게 생각하는 ‘적응형 추론’을 탑재했죠. 단순한 속도 개선이 아니라,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똑똑하게 작동 방식을 바꾸는 모델입니다.

OpenAI가 GPT-5 시리즈의 차세대 모델인 GPT-5.1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두 가지 모델로 나뉩니다: 일상적 작업에 최적화된 GPT-5.1 Instant와 복잡한 추론을 위한 GPT-5.1 Thinking입니다. 특히 작업 복잡도에 따라 생각하는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적응형 추론’ 기능이 눈에 띕니다.
출처:
- GPT-5.1: A smarter, more conversational ChatGPT – OpenAI
- Introducing GPT-5.1 for developers – OpenAI
적응형 추론: 상황에 따라 생각을 조절한다
GPT-5.1의 가장 큰 변화는 ‘적응형 추론(adaptive reasoning)’입니다. 이게 뭐냐면, 질문의 난이도를 스스로 판단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조절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npm으로 전역 패키지 목록 보는 명령어가 뭐야?”라고 물으면 2초 만에 답합니다. GPT-5는 같은 질문에 10초가 걸렸죠. 하지만 복잡한 코딩 문제나 다단계 추론이 필요한 질문이 들어오면? GPT-5.1은 시간을 들여 꼼꼼히 생각합니다. 옵션들을 탐색하고, 자기 답을 검증하면서요.
개발자들은 API에서 reasoning_effort 파라미터로 이걸 직접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none'(추론 없음), ‘low’, ‘medium’, ‘high’ 중에 선택하면 됩니다. 지연시간이 중요한 작업엔 ‘none’을, 정확도가 중요한 복잡한 작업엔 ‘high’를 쓰는 식이죠.
실전 테스트: 정말 나아졌을까?
Analytics Vidhya가 GPT-5.1을 직접 테스트한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코딩 테스트에서 “비밀 단어 맞추기 게임” UI를 만들어달라고 했을 때, GPT-5는 플레이어가 단어를 입력하는 핵심 기능을 빼먹었습니다. GPT-5.1은 제대로 작동하는 완전한 게임을 만들어냈죠.
지시 따르기도 확실히 개선됐습니다. “항상 6단어로 답해줘”라고 하면 정확히 6단어로 답합니다. GPT-5는 이런 구체적인 제약을 자주 무시했어요.
공감 능력은 더 눈에 띕니다. “회의 전에 커피를 쏟았는데 다들 날 바보라고 생각했을까?”라는 질문에, GPT-5는 정중하게 조언을 늘어놓았습니다. 반면 GPT-5.1은 “절대 아니야.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나. 네가 어떻게 반응했는지가 더 중요해”처럼 사람처럼 공감하며 위로했죠.
개발자들이 체감한 차이
실제 AI 개발 회사들의 반응이 더 구체적입니다.
자산운용사 Balyasny Asset Management는 “GPT-5.1이 GPT-5보다 2-3배 빠르면서도 성능은 더 좋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툴을 많이 쓰는 추론 작업에서 토큰을 절반만 써도 비슷하거나 더 나은 품질을 냈다고 하죠.
AI 보험 BPO 업체 Pace는 “에이전트가 50% 더 빨라졌으면서도 정확도는 GPT-5와 다른 최고 모델들을 넘어섰다”고 했습니다.
코딩 회사들의 평가도 엇갈리지 않습니다. Augment Code는 “불필요한 행동이 줄고, 추론이 효율적이며, 작업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했고, Cline은 “diff 편집 벤치마크에서 7% 향상으로 최고 점수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OpenAI는 개발자들을 위해 두 가지 새 도구도 추가했습니다. apply_patch 도구는 JSON 이스케이핑 없이 코드를 더 안정적으로 편집하게 해주고, shell 도구는 모델이 로컬 머신에서 셸 명령어를 실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성격도 커스터마이즈
GPT-5.1은 성능뿐 아니라 성격도 바꿀 수 있습니다. OpenAI는 사람들이 ChatGPT에 원하는 톤이 천차만별이라는 걸 깨달았죠.
이제 Default, Friendly, Professional, Candid, Quirky, Efficient 같은 프리셋 중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기존의 Cynical과 Nerdy 옵션도 그대로 남아있고요.
더 나아가 실험적으로 세부 특성까지 조정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간결할지, 얼마나 따뜻할지, 이모지를 얼마나 쓸지까지요. ChatGPT가 대화 중에 사용자가 특정 톤을 원한다는 걸 감지하면 “이런 스타일로 바꿔드릴까요?”하고 능동적으로 제안하기도 합니다.
OpenAI의 전략 변화
GPT-5.1은 단순한 성능 업그레이드가 아닙니다. OpenAI가 사용자 피드백을 듣고 방향을 수정했다는 신호예요.
GPT-5 출시 때 o-시리즈를 없앤 건 “한 방향으로만 밀고 나가겠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상황에 따라 다른 모델을 쓰고 싶어했죠. 빠른 답변이 필요할 때도 있고, 깊은 사고가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GPT-5.1은 두 가지를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하나의 모델이 상황을 판단해서 알아서 조절하죠. 사용자는 굳이 모델을 선택할 필요 없이, 그냥 질문만 하면 됩니다. GPT-5.1 Auto 모드가 자동으로 최적의 모델로 라우팅해주니까요.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과도기 전략’입니다. 기존 GPT-5 모델을 3개월간 레거시 옵션으로 남겨둬서, 사용자들이 직접 비교하고 천천히 전환할 수 있게 했습니다. OpenAI는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어요. 혁신을 밀어붙이되, 급격한 변화로 사용자를 당황시키지 않겠다는 거죠.
아직 완벽하진 않다
물론 GPT-5.1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건 아닙니다. 여전히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킬 수 있고, 매우 전문적인 영역에선 실수할 수 있습니다.
적응형 추론도 완벽하진 않아요. 때로는 간단한 질문에 너무 오래 생각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너무 빨리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모델이 난이도를 판단하는 알고리즘 자체가 완벽할 순 없으니까요.
하지만 방향은 분명히 맞습니다. 속도냐 정확도냐는 이분법이 아니라, 둘 다 필요할 때 둘 다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GPT-5.1은 그 첫 걸음입니다.
참고자료:
- OpenAI Releases GPT 5.1: Here’s How it Performs! – Analytics Vidh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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