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음악을 만드는 건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미 수상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아티스트가 저작권을 완전히 보유하는 AI 음악 앨범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ElevenLabs가 공개한 ‘The Eleven Album’은 AI 음악의 가장 큰 난제였던 저작권과 윤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첫 메이저 프로젝트입니다.

음성 AI 기업 ElevenLabs가 자사의 음악 생성 모델 ‘Eleven Music’을 활용해 제작한 이 앨범에는 EGOT(에미, 그래미, 오스카, 토니상) 수상자 Liza Minnelli, 8회 그래미 수상자 Art Garfunkel, 브라질 프로듀서 KondZilla(유튜브 조회수 400억 뷰) 등 13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습니다. 래퍼부터 영화음악 작곡가, AI 네이티브 크리에이터까지 다양한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죠.
출처: Introducing The Eleven Album: A landmark musical release – ElevenLabs
아티스트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했나
흥미로운 건 모든 아티스트가 Eleven Music을 똑같은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어떤 이는 AI가 생성한 음악 위에 자신의 보컬을 얹었고, 어떤 이는 낯선 장르를 실험하는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프로듀서들은 작업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죠.
KondZilla는 브라질 펑크 요소를 영어 트랩/R&B 트랙으로 변환하는 실험을 했고, Art Garfunkel은 “마이크에서 멀티트랙 녹음까지, 음악은 항상 기술과 함께 진화해왔다”며 AI를 새로운 창작 도구로 받아들였습니다. Liza Minnelli는 “예술가의 목소리, 선택, 소유권을 존중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각 트랙은 완전히 독창적이며, 아티스트의 시그니처 스타일과 AI가 제공한 새로운 가능성이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자연어 프롬프트로 스튜디오급 음악 생성
Eleven Music은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완성된 곡을 만들어냅니다. 장르, 스타일, 구조를 자연어로 설명하면 44.1kHz 스튜디오 품질의 음악이 나오죠. 보컬 포함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 일본어 등 다국어를 지원합니다.
특히 아티스트들을 위해 최대 6개의 스템(악기별 트랙)을 제공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드럼, 베이스, 보컬 등을 개별 파일로 받아 전문 DAW(Digital Audio Workstation)에서 세밀하게 믹싱하고 편곡할 수 있어요. 가사, 타이밍, 악기 구성도 원하는 대로 조정 가능합니다.
ElevenLabs는 실제 음악 프로듀서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그럴듯한 음악”이 아니라 실제 작업 환경에서 쓸 수 있는 도구를 목표로 했다는 거죠.
Suno, Udio와 다른 길
AI 음악 생성 분야에는 이미 Suno와 Udio 같은 경쟁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ElevenLabs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어요. The Eleven Album의 가장 큰 차별점은 아티스트가 완전한 저작권과 상업적 권리를 보유한다는 점입니다.
AI 음악의 가장 큰 논란은 학습 데이터의 출처와 아티스트 보상 문제였습니다. 많은 AI 모델이 인터넷에서 수집한 음악으로 학습했고, 원작자의 동의나 보상 없이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을 생성해냈죠.
ElevenLabs는 이 문제를 정면 돌파했습니다. 음악 레이블 Kobalt Music, 독립 레이블 연합 Merlin과 파트너십을 맺고, 아티스트와 작곡가가 직접 AI 모델 개발과 수익 분배에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었어요. 또한 ‘Iconic Marketplace’라는 플랫폼을 통해 아티스트가 자신의 목소리나 음악 스타일을 승인된 프로젝트에만 라이선스할 수 있게 했습니다.
Liza Minnelli의 말처럼 “부모님은 다른 사람이 소유한 멋진 꿈을 만들었지만, ElevenLabs는 누구나 창작자이자 소유자가 될 수 있게 한다”는 비전이 실제로 구현된 셈입니다.
AI와 음악 산업의 공존 가능성
The Eleven Album은 단순한 기술 데모가 아닙니다. AI 음악 생성이 음악 산업과 대립하는 게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죠. 아티스트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창작 도구를 제공하는 모델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여전히 AI가 생성한 음악이 얼마나 “독창적”인지, 학습 데이터의 영향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ElevenLabs는 기술 개발과 윤리적 책임이 양립할 수 있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앨범은 현재 Spotify를 포함한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AI가 만든 음악을 듣는 동안, 이 곡을 만든 아티스트가 여전히 자신의 작품을 온전히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세요. 그게 바로 이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참고자료:
- Eleven Music is Here – ElevenLabs
- ElevenLabs Inks Deal with Industry Heavyweights to Launch AI Music Album – PR Newsw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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