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I 업계에서 벌어지는 인재 전쟁은 단순한 돈의 싸움이 아닙니다. 아마존은 구식 문화로 인재를 놓치고, 메타는 거액 투자에도 불구하고 내부 혼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억 달러를 거절한 사람들의 이유
AI 연구자들에게 1억 달러 이상의 사인온 보너스를 제안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거절당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8월 말, 실리콘밸리에서 네 가지 충격적인 소식이 동시에 터졌습니다. 아마존의 AI 인재 영입 실패를 폭로한 내부 문서. 메타 AI 팀의 대규모 이탈. 머스크의 xAI와 OpenAI 간 기밀 유출 소송. 그리고 메타와 Scale AI의 140억 달러 파트너십에 생긴 균열.
이 모든 사건들이 보여주는 것은 하나입니다. AI 인재 전쟁이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입니다.

아마존의 딜레마: 문 데스크 vs AI 엔지니어
아마존 내부 문서가 폭로한 진실은 씁쓸합니다. “AI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위치 제한, 보상 체계, 그리고 AI 분야에서 뒤처진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마존의 뿌리 깊은 문화에 있었습니다. 여전히 홈디포에서 사온 문짝을 책상으로 쓰는 절약 정신. 모든 직급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평등주의’ 급여 체계. 그리고 무조건 출근하라는 강경한 복귀 정책.
AI 연구자들이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우리는 인재를 놓치고 있습니다”고 한 아마존 리크루터는 토로했습니다. 경쟁사가 적은 급여를 줘도 재택근무를 허용하면, 지원자들은 그쪽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더 충격적인 건 결과입니다. 벤처캐피털 SignalFire의 엔지니어 유지율 조사에서 아마존은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메타, OpenAI, Anthropic보다 훨씬 낮은 수치입니다.
“아마존은 생성형 AI 열풍에서 리더 역할을 분명히 하지 못했습니다”고 SignalFire의 자로드 레예스는 지적했습니다. “엔지니어들이 주목하고 있고, 발로 투표하고 있습니다.”
메타의 혼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주커버그는 달랐습니다. 거액을 쏟아부으며 AI 슈퍼스타들을 긁어모았습니다. OpenAI의 ChatGPT 공동 창시자 셴지아 자오. Scale AI의 CEO 알렉산드르 왕. 그리고 수많은 AI 연구자들.
결과는? 대혼란이었습니다.
자오는 입사 며칠 만에 OpenAI로 돌아가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심지어 재입사 서류까지 작성했습니다. 그제서야 메타는 그를 ‘수석 AI 과학자’로 임명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연쇄 이탈입니다. 에단 나이트는 입사 몇 주 만에 퇴사했습니다. 아비 베르마는 아예 첫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리샤브 아가왈은 4월에 입사해서 8월에 트위터로 퇴사를 발표했습니다.
“마크와 왕의 제안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른 종류의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습니다”고 아가왈은 밝혔습니다.
메타 내부자들은 새 인재들이 대기업의 관료주의와 자원 경쟁에 실망했다고 말합니다. 약속받은 컴퓨팅 파워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6개월 동안 네 번의 조직개편. 이제는 메타 직원들조차 농담을 던집니다. “한 번만 더 조직개편하면 모든 게 해결될 거야.”
OpenAI의 방어전: 2천만 달러 유지 보너스
한편 OpenAI는 다른 전략을 택했습니다. 메타의 공격적인 영입에 맞서 기존 인재를 지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샘 알트만 CEO는 “메타가 우리 직원들에게 1억 달러 사인온 보너스와 연봉을 제안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하지만 OpenAI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최고 연구자들에게 연간 1천만 달러 이상의 보상을 제공하고, 2백만 달러 규모의 유지 보너스와 2천만 달러가 넘는 주식 패키지를 던졌습니다.
특히 일리야 수츠케버의 새 벤처 SSI로의 이탈을 막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메타의 거대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핵심 인재들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6월 한 주 동안에만 8명의 연구자가 메타로 이직했고, CTO 미라 무라티는 자신의 스타트업 Thinking Machines를 설립하며 19명의 현직·전직 OpenAI 직원을 데려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역공: 구글 DeepMind 대규모 영입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전략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메타가 OpenAI를 타겟으로 할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 DeepMind에 집중했습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DeepMind에서 24명을 영입했습니다. 그 중에는 구글 Gemini 어시스턴트 개발을 이끈 아마르 수브라만야 부사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는 구글에서 16년을 근무한 베테랑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AI를 이끄는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DeepMind 공동창립자 출신입니다. 그는 과거 동료들의 성향과 동기를 잘 알고 있었고, 이를 활용해 체계적인 영입 전략을 펼쳤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별 맞춤형 보상 모델러까지 개발했습니다. 핵심 AI 인재로 분류된 인재들에게는 연봉 40만 달러, 주식 보상 100만 달러 이상, 사인온 보너스 200만 달러까지 제안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구글의 반격: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연봉 지급’
구글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방식이 독특했습니다. 핵심 AI 연구자들을 최대 1년간 ‘가든 리브'(Garden Leave)에 두고 월급을 지급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는 경쟁사 이직을 막기 위한 확장된 비경쟁 조항입니다. 일반적으로 6개월인 비경쟁 기간을 12개월까지 늘리고, 그 기간 동안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연봉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AI 세계에서는 1년이 영원과 같습니다”고 한 전직 DeepMind 연구자는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구글 입장에서는 핵심 지식의 경쟁사 유출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동시에 구글은 24억 달러를 들여 AI 스타트업 Windsurf의 CEO와 팀 전체를 영입하는 ‘역 인수 채용’도 실행했습니다.
xAI vs OpenAI: 기밀 유출 법정 공방
인재 이동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머스크의 xAI가 전 직원 쉬에천 리를 고소한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xAI는 리가 Grok의 핵심 기밀을 OpenAI로 가져갔다고 주장합니다. “ChatGPT보다 우수한 최첨단 AI 기술”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리의 행동입니다. 파일 이름을 바꾸고, 압축해서 개인 기기에 복사했습니다. 브라우저 기록도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700만 달러 상당의 스톡옵션 매입을 요구한 후 OpenAI로 이직했습니다.
xAI는 법원에 긴급 처분을 신청했습니다. 리의 개인 기기 접근을 차단하고, OpenAI에서의 근무를 금지해달라는 요청입니다.
AI 인재들이 NBA 스타처럼 2억 5천만 달러의 계약을 협상하는 시대.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법적 분쟁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Scale AI 파트너십의 균열
메타가 Scale AI에 140억 달러를 투자한 지 불과 2개월. 벌써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Scale AI 출신 루벤 마이어는 메타에서 두 달 만에 퇴사했습니다. 더 심각한 건 메타가 Scale AI 대신 경쟁사인 Mercor와 Surge를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메타 TBD Labs 연구진들은 Scale AI 데이터의 품질을 의심한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140억 달러를 투자한 회사의 제품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Scale AI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OpenAI와 구글이 거래를 중단했고, 7월에는 직원 200명을 해고했습니다.
진짜 승자가 되는 법: 돈보다 중요한 것들
여섯 가지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첫째, 기업 문화가 돈보다 강합니다. 아마존의 절약 문화와 출근 강요는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AI 인재들을 끌어오지 못했습니다. 반면 OpenAI나 Anthropic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도 인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둘째, 급조된 변화는 혼란만 낳습니다. 메타의 6개월 4번 조직개편은 그 증거입니다. 아무리 좋은 인재를 데려와도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셋째, 방어가 때로는 공격보다 효과적입니다. OpenAI가 메타의 1억 달러 제안을 막아낸 것처럼, 기존 인재를 지키는 전략도 중요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DeepMind 영입 성공도 기존 관계를 활용한 결과였습니다.
넷째, 창의적인 인재 유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구글의 가든 리브 정책은 논란이 있지만 효과적이었습니다. 때로는 남들과 다른 접근법이 답일 수 있습니다.
다섯째, 파트너십은 진정성이 생명입니다. 메타-Scale AI 관계처럼 단순한 돈의 논리로 맺어진 파트너십은 쉽게 흔들립니다. 상호 신뢰와 가치 공유가 없으면 투자금액과 상관없이 실패합니다.
여섯째, 법적 리스크 관리가 필수입니다. xAI 사례처럼 핵심 인재의 이직은 언제든 기밀 유출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명확한 계약과 보안 체계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게임의 규칙
AI 인재 전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단순히 돈을 많이 주는 회사가 이기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OpenAI는 방어에 집중해 핵심 인재를 지켰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략적 타겟팅으로 DeepMind를 무너뜨렸습니다. 구글은 창의적인 비경쟁 조항으로 맞섰고, 메타는 거액 투자에도 불구하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아마존은 문화적 경직성 때문에 아예 게임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입니다. 어떤 회사가 인재들이 정말 원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가. 어떤 회사가 혼란 없이 변화를 관리할 수 있는가. 어떤 회사가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가.
아마존, 메타, xAI의 실수에서 배우고, Open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성공에서 교훈을 얻는 기업이 결국 AI 경쟁의 최종 승자가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 Amazon Has Sat Out the AI Talent War. This Internal Document Shows Why
- Zuckerberg’s AI hires disrupt Meta with swift exits and threats to leave
- xAI sues an ex-employee for allegedly stealing trade secrets about Grok
- Cracks are forming in Meta’s partnership with Scale AI
- Microsoft poaches more Google DeepMind AI talent
- Meta’s $100m signing bonuses for OpenAI staff
- Google Is Paying AI Engineers to Do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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