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가 Gemini Enterprise를 출시하며 기업 AI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단순한 챗봇이나 코드 어시스턴트가 아닌, 조직 전체의 워크플로우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입니다. 노코드 인터페이스부터 에이전트 경제 프로토콜까지, 구글이 그리는 기업 AI의 미래는 기존 접근방식과 확실히 다릅니다.

핵심 포인트:
- 통합 vs 조각: OpenAI가 모델과 툴킷을 제공한다면, 구글은 TPU부터 에이전트까지 풀스택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 “조각을 모아 변화를 만들 수는 없다”는 CEO Thomas Kurian의 메시지
- 노코드의 힘: 마케팅, 재무 등 모든 팀이 코드 없이 에이전트를 만들고 조율 가능. Commerzbank는 챗봇 Bene로 70% 문의를 자동 해결, Klarna는 맞춤형 룩북으로 주문 50% 증가
- 에이전트 경제 프로토콜: A2A(에이전트 간 통신)와 AP2(에이전트 결제) 오픈 표준 주도. American Express, Mastercard 등 100개 이상 파트너와 협력해 자율 거래 인프라 구축
사일로를 벗어난 AI, 이제는 플랫폼이다
첫 번째 AI 물결은 분명 인상적이었습니다. ChatGPT는 대화형 AI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GitHub Copilot은 개발자의 생산성을 높였죠. 하지만 이런 도구들은 각자의 영역에 갇혀있었습니다. 고객 서비스 챗봇은 회사 데이터베이스와 단절됐고, 코드 어시스턴트는 기획서나 고객 피드백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Gemini Enterprise는 이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합니다. 단순히 뛰어난 AI 모델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조직의 모든 데이터와 워크플로우를 연결하는 ‘완전한 AI 직물’을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Google Workspace부터 Microsoft 365, Salesforce, SAP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시스템과 안전하게 연결됩니다.
여기서 구글의 차별점이 드러납니다. 대부분의 AI 기업들은 모델이나 도구를 던져주고 “알아서 조립하세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Gemini Enterprise는 6가지 핵심 컴포넌트를 하나로 묶었습니다. Gemini 모델(두뇌), 노코드 워크벤치(도구), 사전구축 에이전트(일꾼), 데이터 통합(맥락), 중앙 거버넌스(관리), 파트너 에코시스템(확장성)이 단일 인터페이스 뒤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합니다.
모든 팀이 에이전트를 만드는 시대
가장 흥미로운 건 노코드 워크벤치입니다. 마케팅 팀이든 재무팀이든, 코드를 한 줄도 모르는 사람이 정보를 분석하고 에이전트를 만들어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편의성이 아니라, AI 민주화의 핵심입니다.
Banco BV의 사례를 보세요. 예전에는 관계 관리자들이 몇 시간씩 직접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제 Gemini Enterprise가 대신 분석을 완료해주니, 관리자들은 신규 고객 확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법률 AI 플랫폼 Harvey는 Gemini를 활용해 Fortune 500 기업 법무팀의 계약 분석, 실사, 규정 준수 업무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습니다.
고객 응대 영역에서도 변화가 뚜렷합니다. Commerzbank는 전용 챗봇 Bene를 통해 월 200만 건의 채팅을 처리하며 70%의 문의를 자동으로 해결합니다. 일본 최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Mercari는 Google AI로 고객센터를 재편하며 직원 업무량을 최소 20% 줄이고 500%의 ROI를 예상합니다.
풀스택이라는 무기
구글의 진짜 강점은 인프라부터 모델까지 모든 걸 직접 만든다는 점입니다. 맞춤형 Tensor Processing Unit(TPU)에서 Google DeepMind의 연구, 다재다능한 Gemini 모델 패밀리까지. 이게 왜 중요할까요?
상위 10개 AI 연구소 중 9곳이 Google Cloud를 쓰고, 거의 모든 AI 유니콘이 Google Cloud 위에서 서비스를 구축합니다. 고객의 65%가 AI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요. 이건 단순히 좋은 서비스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체 스택을 최적화했기 때문에 성능, 비용, 안정성에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멀티모달 역량이 인상적입니다. Google Vids로 프레젠테이션을 영상으로 자동 변환하고, Google Meet에서는 실시간 음성 번역이 자연스러운 톤과 표현까지 살려냅니다. Gemini 모델은 이미 130억 개 이상의 이미지와 2억 3천만 개의 동영상을 생성했습니다.
Klarna는 Gemini와 Veo를 활용해 동적이고 개인화된 맞춤형 룩북을 만들어 주문을 50% 늘렸습니다. Virgin Voyages는 Veo의 텍스트-투-비디오 기능으로 수천 개의 초개인화 광고와 이메일을 제작합니다. 1년 전엔 불가능했던 규모죠.
개발자를 위한 선물: Gemini CLI와 에이전트 경제
단 3개월 만에 10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Gemini CLI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터미널에서 자연어로 Gemini 모델과 대화하며 작업을 자동화하고 코드를 생성하는 도구입니다. 컨텍스트 전환 없이, 개발자의 워크플로우에 AI가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더 중요한 건 Gemini CLI 확장 프레임워크입니다. Atlassian, GitLab, MongoDB, Postman, Shopify, Stripe 같은 서비스들과 CLI를 연결해서 개인화된 명령 센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지능형 워크플로우 허브가 되는 거죠.
구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에이전트 경제의 인프라를 깔고 있습니다. Agent2Agent Protocol(A2A)은 에이전트 간 통신 표준이고, Agent Payments Protocol(AP2)은 에이전트가 안전하게 금융 거래를 완료할 수 있는 최초의 프로토콜입니다. American Express, Coinbase, Intuit, Mastercard, PayPal, ServiceNow, Salesforce 등 100개 이상의 파트너와 함께 개발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에이전트들이 서로 대화하고 거래하는 경제가 만들어지면, 개발자와 ISV들은 전문화된 에이전트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이 생태계의 표준을 선점하려는 겁니다.
개방성이라는 전략
구글의 전략에서 빠질 수 없는 게 개방성입니다. 10만 개 이상의 파트너 에코시스템을 구축했고, Microsoft 365와 Sharepoint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합니다. 경쟁사 도구와도 잘 어울린다는 거죠.
Box, OpenText, Salesforce, ServiceNow, Workday 같은 툴들과 크로스 플랫폼 워크플로우를 확장하고 있고, BCG, Capgemini, McKinsey, Deloitte 같은 컨설팅 기업들이 Gemini Enterprise 도입과 커스텀 에이전트 개발을 지원합니다. 고객들은 새로운 AI 에이전트 파인더를 통해 보안과 상호운용성이 검증된 수천 개의 에이전트를 찾아 배포할 수 있습니다.
교육에도 투자합니다. Google Skills라는 무료 플랫폼을 통해 Gemini Enterprise부터 Google DeepMind까지 모든 교육을 제공하고, GEAR(Gemini Enterprise Agent Ready) 프로그램으로 100만 명의 개발자가 에이전트를 만들고 배포하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직을 위해서는 Delta라는 엘리트 AI 엔지니어 팀도 만들었습니다.
플랫폼 전쟁의 새로운 국면
Gemini Enterprise는 단순한 제품 출시가 아닙니다. 구글이 기업 AI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보여주는 청사진입니다. OpenAI는 강력한 모델로 시장을 열었고, Microsoft는 Copilot으로 생산성 도구에 AI를 심었습니다. 구글은 한 발 더 나아가 전체 워크플로우를 통합하는 플랫폼을 제시합니다.
이 접근이 성공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기업들이 더 이상 단편적인 AI 도구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조직 전체를 관통하는 통합 플랫폼에서 나옵니다. Gemini Enterprise가 그 답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시작점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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