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 주가가 떨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엔비디아가 바로 그런 역설적 상황을 맞았습니다. 11월 19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월스트리트 예상을 뛰어넘는 57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다음날 주가는 다시 4%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가 11월 19일 발표한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과 그 이후 시장 반응을 분석한 내용입니다. 젠슨 황 CEO는 “AI 버블 논란”을 정면 반박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근본적인 의문을 품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출처: NVIDIA Announces Financial Results for Third Quarter Fiscal 2026 – NVIDIA Investor Relations
숫자로 본 엔비디아의 폭발적 성장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누가 봐도 압도적이었습니다. 매출 570억 달러는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수치이고, 순이익은 320억 달러로 65% 뛰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은 5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25%, 전년 대비 66% 성장했죠.
젠슨 황 CEO는 실적 발표에서 자신감 넘치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AI 버블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우리가 보는 건 전혀 다릅니다.” 3월에 공개한 Blackwell GPU 칩의 판매는 “차트를 벗어날 정도(off the charts)”이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4분기 매출 전망도 650억 달러로 제시하며 성장세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고, S&P 500도 2% 올랐습니다. AI 버블 우려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했죠.
하지만 다음날, 주가는 다시 떨어졌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목요일 정규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다시 4% 넘게 하락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6%, 구글도 1% 떨어졌죠. “역대급 실적”에 대한 흥분은 하루 만에 식어버렸습니다.
왜일까요?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은 겁니다. 엔비디아는 AI 골드러시에서 “삽을 파는 회사”입니다. 삽 장사가 잘된다고 해서 실제로 금을 캐는 회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죠. Dakota Wealth의 로버트 파블릭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반도체를 파는 회사가 잘한다고 해서,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우려가 해소되는 건 아닙니다.”
더 날카로운 지적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OpenAI, Anthropic 같은 AI 기업들과 맺은 거래가 “순환 투자(circular financing)”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가들의 경고를 보도했습니다. 쉽게 말해, 엔비디아가 AI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그 기업들이 다시 엔비디아 칩을 사는 구조죠. 이게 인위적인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AI 버블 논쟁의 진짜 쟁점
엔비디아의 실적과 시장 반응이 보여주는 건 AI 버블 논쟁의 핵심입니다. 문제는 AI 기술이 발전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현재의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거죠. 엔비디아는 S&P 500 시가총액의 8%를 차지합니다. 전체 AI 산업의 시장 가치는 4조 4천억 달러로, 이는 미국, 중국, 독일 다음으로 큰 규모입니다.
젠슨 황은 낙관적입니다. 실적 발표에서 그는 “컴퓨팅 수요가 학습과 추론 전반에 걸쳐 가속화되고 있다”며 “우리는 AI의 선순환에 진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몇 분기 동안 5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매출을 예상한다고도 했죠.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좋은 실적에도 주가가 떨어진 건 투자자들의 근본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AI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을 사기 위해 쏟아붓는 수십억 달러를 실제로 회수할 수 있을까요? 그게 증명되기 전까지, 엔비디아의 화려한 실적도 의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입니다.
참고자료: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