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작업을 하면 인간이 검토하고 승인한다. 당연한 상식처럼 들리죠? 그런데 이제 이 구조가 완전히 뒤집히고 있습니다. 인간이 작업하면 AI가 검증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Analytics India Magazine이 인도 고아에서 열린 MachineCon GCC Summit 2025(11월 29일~12월 1일)를 취재한 기사를 발표했습니다. Accion Labs의 Jaywant Deshpande는 “230만 줄의 코드를 4개월 만에 마이그레이션했는데, 99%는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며 구체적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작업별 특화 에이전트(task-specific agent)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며, 1000배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출처: Human-in-the-Loop Is Out, Agent-in-the-Loop Is In – Analytics India Magazine
HITL은 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가
전통적인 HITL(Human-in-the-Loop) 방식은 AI가 뭔가 잘못할 수 있으니 인간이 꼭 확인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AI가 불완전하던 시절엔 합리적이었죠. 하지만 인도의 GCC(Global Capability Centres, 글로벌 역량 센터)처럼 시간당 수백만 건의 트랜잭션과 데이터가 흐르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인간이 병목이 됩니다.
검증 대기열이 쌓이고, QA 사이클이 자동화를 늦추며, 인간 감독 비용은 선형으로 증가하는데 AI 산출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Jaywant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작업별 특화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낫고, 빠르며, 1000배 저렴하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건 사람을 대체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사람을 제자리에 배치하자는 겁니다. 에이전트는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작업에 탁월합니다. 인간은 전략, 판단, 혁신에 뛰어나죠. AI 중심 운영 모델로 전환하는 GCC들에게 모든 루프에 인간을 두는 건 비효율적이고 비싸며 지속 불가능합니다.
Copilot이 아닌 Agent가 필요한 이유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나옵니다. Copilot vs Agent.
Copilot은 개인을 돕습니다. 코드 작성할 때 옆에서 추천해주고, 문서 쓸 때 문장을 제안하죠. 하지만 최종 결정과 실행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반면 Agent는 전체 워크플로를 변화시킵니다. 코드 리팩토링, 테스트 생성, 컴플라이언스 검토, 문서 추출, 인프라 프로비저닝 같은 하나의 작업에 완전히 특화된 시스템입니다. 검증 에이전트와 구조화된 예외 처리를 결합하면 놀라운 정밀도와 속도를 달성합니다.
AITL(Agent-in-the-Loop) 모델에서는 이렇게 작동합니다:
- 에이전트가 작업을 실행합니다
- 에이전트가 결과를 검증합니다
- 예외만 인간에게 전달됩니다
작업 실행과 품질 관리를 모두 자동화함으로써, GCC들은 HITL 환경에서 수백~수천 명의 직원이 필요했던 처리량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역할의 역전: AI가 인간을 검증하는 시대
가장 극적인 변화는 책임의 역전입니다. 인간이 기계의 결과물을 검증하는 게 아니라, 미래의 GCC 운영 모델에서는 AI가 인간의 작업을 검증합니다.
AITL 시대에는 에이전트가 작업의 90~99%를 처리하고, 맥락적 추천을 제공하며, 인간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만 이상 징후를 표시합니다. Accion Labs의 Mandar Garge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은 주요 실행자에서 오케스트레이터이자 감독자로 전환됩니다. 이건 더 작지만 훨씬 더 전략적인 인력을 만들어냅니다. AI와 혁신을 주도하는 GCC만이 성공할 겁니다.”
인간은 여전히 필수적입니다. 다만 반복 작업이 아닌 곳에서요. 반복 작업은 종종 피로, 불일치, 인지 과부하를 초래하니까요.
에이전트가 제공하는 것:
- 완벽한 반복성
- 실시간 응답
- 편차 제로
- 지속적 실행
- 즉각적 확장
이건 단순한 효율성 향상이 아니라 능력의 기하급수적 도약입니다. GCC들에게 질문은 더 이상 “에이전트가 작업 중심 워크플로를 대체할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배포할 수 있는가”입니다.
AITL 모델에서 인간은 시스템 설계, 정책 설정, 예외 처리, 전략적 감독, 혁신에 집중합니다. 바로 인간의 재능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이죠.
준비하는 법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것)
이 정도 규모의 전환은 기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아키텍처, 새로운 운영 모델이 필요하죠. 가장 앞서가는 GCC들은 세 가지 전선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1. Copilot이 아닌 Agent로 자동화
Copilot은 개인을 돕습니다. Agent는 전체 워크플로를 변화시킵니다.
2. 단순 데이터 레이크가 아닌 맥락 계층과 지식 그래프 구축
데이터만으로는 에이전트에게 불투명합니다. 맥락이 있어야 정확성, 자율성, 안전성이 가능해집니다.
3. 엔지니어링 원칙으로 AI 시스템 설계
공유된 기업 맥락이 아키텍처를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하게 유지합니다.
그런데 Jaywant는 역설적인 조언을 덧붙입니다. “가능하면 AI를 쓰지 마세요. 코드를 쓰세요. 다른 방법이 안 통할 때만 AI를 쓰세요.”
이건 AI 회의론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죠. 명확한 규칙과 로직으로 처리 가능한 작업은 전통적인 프로그래밍으로 해결하는 게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형식 변환, 간단한 유효성 검사, 정해진 절차에 따른 파일 처리 같은 것들이죠. 이런 작업에 AI 에이전트를 쓰면 불필요한 복잡성과 비용만 증가합니다.
반면 복잡한 패턴 인식, 맥락적 판단, 비정형 데이터 처리처럼 규칙을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AI는 진가를 발휘합니다. 핵심은 각 도구를 적재적소에 쓰는 겁니다. AI를 만능 해결책으로 보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거나 비효율적인 문제에만 투입하라는 거죠.
일자리 대체가 아니라 역할 재정의
미래의 GCC는 부동산, 규모, 직원 수로 정의되지 않을 겁니다. AI 성숙도, 특히 초인간적 속도로 결과를 제공하는 자율 에이전트를 배포하는 능력으로 정의될 겁니다.
HITL은 지난 10년간의 자동화를 이끌었습니다. AITL은 다음 10년을 정의할 겁니다. 중요한 건 사람이 필요 없어진다는 게 아니라, 사람의 역할이 실행에서 감독과 전략으로 옮겨간다는 겁니다. 에이전트가 90%의 반복 작업을 처리하는 동안, 인간은 나머지 10%에서 진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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