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어떻게 하시나요? 다시 앞장을 넘기거나,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아니면 그냥 넘어가죠. Amazon은 이제 더 쉬운 방법을 제시합니다. AI에게 물어보라고요. 문제는 이 기능이 저자와 출판사의 허락 없이, 거부할 수도 없이 모든 책에 자동으로 켜진다는 겁니다.

Amazon이 Kindle iOS 앱에 새로 추가한 “Ask this Book” 기능은 독자가 읽고 있는 책의 플롯, 등장인물 관계, 주제 등에 대해 질문하면 AI가 스포일러 없이 답변을 제공합니다. Amazon은 이를 “전문 독서 보조 도구”라고 소개하지만, 여러 매체가 저작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출처: New Kindle feature offers instant spoiler-free answers to questions about your books – Amazon Official
AI가 책 내용을 분석한다
Ask this Book은 9월에 처음 발표되었고, 현재 미국 내 수천 권의 영어 책에서 iOS 앱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Amazon은 2025년에 Kindle 기기와 안드로이드로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Amazon 대변인 Ale Iraheta는 이 기능이 “AI를 포함한 기술”을 사용해 책의 사실적 정보를 기반으로 짧은 답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답변은 책을 구매하거나 대여한 독자만 볼 수 있고, 공유나 복사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죠.
겉으로 보면 편리한 독서 보조 도구입니다. 복잡한 등장인물 관계를 정리해주거나, 앞에 나온 복선을 상기시켜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출판업계 전문 매체 Publishers Lunch가 Amazon에 질문을 던지자,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저자는 선택권이 없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겁니다. “일관된 독서 경험을 보장하기 위해 이 기능은 항상 켜져 있으며, 저자나 출판사가 자신의 책을 제외시킬 수 있는 옵션은 없습니다.”
Amazon은 어떤 권리를 근거로 이 기능을 실행하는지, AI 환각(hallucination)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 장치가 있는지, 텍스트가 AI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 대부분의 저자와 출판사는 이 기능의 존재조차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Publishers Lunch는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많은 권리자와 창작자들은 자신의 구체적인 검토와 승인 없이(또는 아예) 책 안에 챗봇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생성형 AI가 특정 저작물을 분석해 내놓는 결과물이 바로 2차 저작물의 전형적인 예(또는 단순히 직접적인 침해)라고 여길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OpenAI와 Anthropic 등 여러 AI 기업들이 저자들로부터 무단으로 작품을 스크래핑했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을 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Amazon의 AI 실패 전례들
Amazon의 AI 기능은 이번이 처음 논란을 일으킨 게 아닙니다. 바로 이번 주에 Prime Video의 AI 요약 기능이 드라마 Fallout의 내용을 “실수로 가득 찬 쓰레기”로 요약하면서 비판을 받고 기능이 중단됐습니다. 올해 초에는 Amazon이 저작권자에게 허락 없이 애니메이션에 AI 더빙을 추가해 논란이 됐죠.
AI가 책 내용을 “해설”하는 과정에서 환각 현상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잘못된 정보를 독자에게 제공하거나, 저자의 의도와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저작물을 AI가 분석해 답변을 생성하는 것 자체가 저작권 침해인지 아닌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편의성과 권리 사이의 줄다리기
Ask this Book은 독서 경험을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긴 판타지 시리즈의 복잡한 설정을 따라잡거나, 논픽션의 핵심 논점을 정리받는 건 분명 유용하죠. 하지만 그 편의는 저자와 출판사의 권리를 희생한 대가로 얻어진 것일 수 있습니다.
기술 기업들은 종종 “일단 만들고 나중에 대응한다”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창작물의 경우는 다릅니다. 저자의 작품은 그들의 생계이자 지적 재산이니까요. Amazon이 이 기능을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저자들의 반발로 옵트아웃 옵션을 추가하게 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참고자료:
- New Kindle Feature Uses AI to Answer Questions About Books—And Authors Can’t Opt Out – Reactor Magazine
- Kindle app now answers questions about the book you’re reading – The Verge
- Kindle’s New AI Feature Can Answer Questions About Your Books – PCMag
- Amazon’s Kindle app now lets you ask questions about the book you’re reading – TechS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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