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kUp은 올해 초 직원의 22%를 내보냈습니다. CEO는 이를 비용 절감이 아닌 “AI 전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가트너가 350개 기업을 조사한 데이터는 이런 선택에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Fortune이 생산성 플랫폼 ClickUp의 AI 에이전트 전면 도입 사례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직원 대비 에이전트 비율이 1:3에 달하는 이 회사의 실험을, 가트너가 350개 기업을 조사한 데이터와 함께 읽으면 AI 전환의 실상이 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출처: Outnumbered: At $4 billion ClickUp, a 3:1 agent-to-human ratio is rewiring work itself – Fortune
ClickUp이 선택한 방식
ClickUp CEO 제브 에반스는 인력 감축을 비용 절감이 아닌 “AI 전환”이라고 불렀습니다. 남은 직원들에게는 ‘백만 달러 연봉 밴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를 활용해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는 기존 연봉 체계를 넘는 보상을 주겠다는 구조입니다.
ClickUp이 만든 것은 단순한 AI 도구 묶음이 아닙니다. 현재 이 회사에는 약 3,000개의 내부 AI 에이전트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직원 한 명당 에이전트 3개꼴입니다. 에이전트들은 문서 초안 작성, 이메일 분류, 웨비나 운영 조율 같은 업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고, 직원은 그 결과물을 검토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에반스 CEO 본인도 더 이상 이메일이나 채팅을 직접 확인하지 않습니다. 에이전트가 모든 것을 훑고, 중요한 내용만 신문 형식으로 요약해 전달합니다. 그의 사이드바는 대부분 사람이 아닌 에이전트와의 대화로 채워져 있습니다.
“일을 하는 것”에서 “일을 관리하는 것”으로
ClickUp 마케팅 담당자 아리아나 영은 월 1회 웨비나를 운영하다가, ‘Wall-E’라는 에이전트를 만든 뒤 월 6회로 늘렸습니다. 연사 섭외, 일정 조율, 실행 조율을 에이전트가 담당하면서 생긴 변화입니다. 업무 자체가 줄어든 게 아니라, 그녀가 집중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진 겁니다.
이것이 ClickUp이 주장하는 전환의 핵심입니다. 직원은 더 이상 반복 작업을 직접 처리하지 않습니다. 대신 에이전트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맥락을 제공하고, 결과물을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일을 합니다. 일의 성격 자체가 실행에서 감독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다만 이 전환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에이전트는 맥락이 불분명하면 엉뚱하게 반응합니다. 영 씨의 에이전트는 “중요하다”는 표현을 과잉 해석해 사소한 일에 팀 전체를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에이전트를 효과적으로 쓰려면 지시를 정밀하게 다듬는 새로운 역량이 필요합니다.
인력 감축, ROI와 무관하다
ClickUp의 선택이 흥미로운 건 이 회사가 유독 공격적이어서만은 아닙니다. 가트너가 2025년 3분기 글로벌 기업 임원 350명을 조사한 결과, AI 에이전트나 자율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약 80%가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lickUp의 선택은 오히려 업계의 일반적인 흐름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가트너는 인력을 줄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 ROI 차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을 줄인다고 해서 AI 투자 수익이 오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헬렌 포이트뱅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인력 감축은 예산 여유를 만들 수 있지만, 수익을 만들지는 않는다. ROI를 개선하는 조직은 사람을 제거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자율 시스템을 안내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이 투자하는 곳이다.”
사람을 줄이는 게 아니라, 사람의 역할을 바꾸는 것
가트너는 자율 기술이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순증가시킬 것으로 예측합니다. 인구 감소와 고신뢰 업무 영역에서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필요하고, AI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일도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2028~2029년에는 자율 기술이 순고용 창출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ClickUp의 실험이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Mercor 연구팀이 상위 모델 에이전트를 480개 업무에 투입해 평가한 결과, 모든 에이전트가 대부분의 작업을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에이전트 기반 업무 방식은 아직 성숙 단계가 아닙니다. 하지만 ClickUp은 이 불완전한 기술을 가장 앞서 실전에 투입하고 있는 조직 중 하나입니다.
가트너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AI 도입의 효과는 인원을 줄이는 데서 오지 않습니다. 남은 사람들이 AI와 함께 더 잘 일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는 데서 옵니다. ClickUp이 그 가설을 증명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 회사의 사례는 업계가 오래 참고할 실험이 될 겁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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