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ClickUp CEO Zeb Evans는 직원 22%를 해고하면서 자랑스럽게 선언했습니다. 약 3,000개의 AI 에이전트를 도입했고, 이제 남은 직원들은 에이전트를 감독하는 역할만 하면 된다고요. 비용 절감이 아니라 “100x 조직”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나온 생산성 연구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출처: Tech CEOs are apparently suffering from AI psychosis – TechCrunch
AI 사이코시스란 무엇인가
Box 창업자 Aaron Levie는 이 현상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AI 사이코시스(AI psychosis) — AI 능력에 대한 과잉 확신”입니다.
그의 진단은 이렇습니다. CEO들은 AI와 충분히 거리가 있기 때문에 유독 이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직접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거나 계약서 하나를 생성해 보고는, AI가 실무의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고 믿어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코드를 검토하고, 버그를 발견하고, 환각된 라이브러리 호출을 걸러내는 건 CEO가 아닙니다. 수백 페이지 계약서에서 불리한 조항을 찾아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무의 마지막 구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CEO는 잘 모릅니다.
Levie 자신은 AI 비관론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열렬한 지지자에 가깝고 AI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진단이 더 무겁게 들립니다.
데이터가 말하는 현실
CEO들의 낙관론과 달리, 실제 연구 결과들은 훨씬 신중합니다.
UC Berkeley 경영대학원이 여러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AI 도입과 생산성 향상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NBER의 3월 연구는 AI가 생산성을 높인다는 결론을 냈지만, 동시에 “체감 생산성 향상이 실측치보다 크다”는 역설도 발견했습니다. 느낌과 실제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MIT 연구팀이 수천 개의 에이전트를 실제 작업에 투입한 결과, 에이전트들은 아직 많은 영역에서 사람 수준의 결과물을 내지 못했습니다. 현재 LLM 발전 속도를 기준으로, 대부분의 텍스트 작업에서 최소 수준의 품질을 달성하려면 2029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예측했습니다. 사람을 능가하려면 그 이후로 몇 년이 더 필요하다고요.
병목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동할 뿐이다
AI가 모두의 생산량을 늘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Harvard Business Review의 연구는 이 질문에 불편한 답을 내놓습니다. 병목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경영진으로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더 많은 결과물을 쏟아낼수록, 그것을 검토하고 승인해야 하는 상위 직급의 부담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OpenAI 내부 사례가 그 위험을 보여줬습니다. 모두가 AI로 더 많이, 더 빠르게 행동할 수 있게 되자 조직이 통제 불능 상태에 가까워졌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AI를 제대로 보는 눈은 어디서 오는가
Levie의 조언은 단순합니다. AI를 “엄청나게 많이” 직접 써보라는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고 나서야,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는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요.
이건 CEO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AI 도구를 쓰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합니다. 잠깐 써보고 가능성에 흥분하는 것과, 깊이 써보고 한계를 이해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가 AI 사이코시스와 실질적인 활용 사이를 가릅니다.
참고자료: Seven Myths About AI and Productivity –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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