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이제 모든 곳에 있고, 모두가 모든 것에 쓴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이 AI 특집호 도입부에 쓴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DuckDuckGo 창업자 Gabriel Weinberg가 복수의 실사용 데이터와 설문 결과를 종합해 AI 사용 현황의 실제 모습을 분석한 글을 발표했습니다. 결론은 간결합니다. 미국인의 AI 사용은 “적극 사용 1/3, 가끔 사용 1/3, 전혀 안 함 1/3″에 가깝습니다.
출처: No, everyone is not using AI for everything. – Gabriel Weinberg (Substack)
데이터가 가리키는 곳
미디어 서사와 현실의 간극은 여러 출처에서 동시에 확인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텔레메트리 기반으로 발표한 2026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생산가능인구 중 월 90분 이상 AI를 사용하는 비율은 30% 수준입니다. 나머지 70%는 사실상 AI를 쓰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 브라우저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Datos 연구도 비슷한 그림을 그립니다. 데스크톱 기기 중 AI 도구를 월 10회 이상 방문한 비율은 21%에 불과했고, 62%는 방문 횟수가 0이었습니다.
설문 결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Searchlight Institute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58%가 ChatGPT나 Claude 같은 AI를 써봤다고 답했지만, 그 중 절반(29%)은 월 1회 이하의 사용자였습니다. The Argument 매거진의 최신 조사도 “미국인 대부분은 AI를 주 1회 이하로 사용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AI 인식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Z세대도 예외가 아닙니다. Gallup 조사에서 Z세대의 AI 채택률은 1년 사이 거의 변하지 않았고, 19%는 여전히 AI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왜 안 쓰는가
사람들이 AI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무지나 접근성 문제가 아닙니다. Searchlight 연구가 밝힌 상위 3개 우려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다 (42%)
- AI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것이다 (35%)
- AI가 허위정보를 퍼뜨릴 것이다 (33%)
AI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냉정합니다. Searchlight 조사에서 AI의 사회적 영향을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과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의 차이, 즉 순긍정 지수(net positive)는 +8%에 불과합니다. 소셜미디어와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반면 휴대전화, 인터넷, 태양광 에너지는 모두 +65% 이상이었습니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감정의 방향입니다. Gallup의 Z세대 추적 조사에서 AI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비율은 1년 만에 22%에서 31%로, 약 40% 증가했습니다. 사용률은 제자리인데 반감은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스펙트럼으로 보는 AI 소비
Weinberg는 이 현상을 고기 소비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단백질이 중요하다는 말은 어디서나 들리지만, 실제로는 채식주의자도 있고, 붉은 고기를 줄인 사람도 있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AI 사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쓴다/안 쓴다’는 이분법이 아니라, 매일 쓰는 사람부터 한 번도 안 쓴 사람까지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이 비유는 중요한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AI 서비스를 만들거나 평가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 있는 얼리어답터입니다. 그 시각에서 보면 AI는 당연히 “모든 곳에 있고 모두가 쓰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나머지 3분의 2에게 AI는 아직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Weinberg가 직접 인정하듯, 이 서사의 격차는 테크 미디어와 얼리어답터 지식 노동자들의 거품을 반영합니다. 데이터는 냉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AI는, “모두가 모든 것에 쓰는 도구”가 아니라 “일부가 일부에 쓰는 도구”입니다.
참고자료: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