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미지 생성으로 유명한 Midjourney가 첫 하드웨어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카메라도, 안경도 아닌 전신을 들여다보는 초음파 스캐너입니다. CEO 데이비드 홀츠도 “우리가 만들던 고양이 사진과는 좀 다르다”고 인정했죠.

Midjourney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Midjourney Scanner”라는 전신 초음파 CT 영상 시스템과, 이를 운영할 “Midjourney Spa”를 발표했습니다. 물에 몸을 담그면 60초 만에 MRI 수준의 3D 신체 지도를 얻는다는 구상입니다. 첫 스파는 2027년 말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엽니다. 화려한 비전이지만, 라이브스트림에서 드러난 현재의 실제 모습은 그 비전과 꽤 거리가 있습니다.
출처: A New Era of Midjourney – Midjourney Medical
물속에 들어가면 몸 안이 보인다
작동 방식은 이렇습니다. 황금빛 물 위 발판에 서면, 발판이 초당 약 5cm씩 천천히 물속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동안 몸은 수십만 개의 초음파 센서로 둘러싸인 링을 통과합니다.
- 약 35만 개의 작은 소자가 각각 스피커이자 마이크 역할을 합니다. 모래알 크기의 이 소자들이 초음파를 쏘고, 동시에 되돌아오는 파동을 듣습니다.
- 파동은 물과 몸을 지나며 모양이 변합니다. 피부, 지방, 근육, 뼈처럼 밀도가 바뀔 때마다 파형이 달라지죠.
- 수천 대의 컴퓨터가 이 파형 변화를 분석해 몸 안의 밀도 지도, 즉 ‘이미지’로 재구성합니다.
돌고래가 초음파(에코로케이션)로 주변을 파악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초당 테라바이트 단위의 데이터가 쏟아지고, Midjourney는 이를 HD 영상으로 환산하면 스캔 1초당 500시간 분량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데이터량과 연산이 그동안 이런 기계가 없었던 이유라고 말하죠.
왜 MRI가 아니라 초음파, 그리고 왜 스파인가
기존 전신 영상의 대표는 MRI입니다. 하지만 MRI는 강한 자석과 좁은 통, 긴 시간과 큰 소음을 동반합니다. 빠르면서 동시에 고화질로 만들기가 어렵죠.
초음파는 다릅니다. 방사선도 자석도 없고, 몸에 안전하게 더 많은 에너지를 통과시킬 수 있어 자주 반복해도 됩니다. Midjourney가 노리는 핵심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번 찍는 게 아니라, 매일 혹은 매주 찍어서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시간 축으로 추적하는 것. 홀츠 본인도 식단과 운동에 따라 자기 몸이 어떻게 바뀌는지 매일 측정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다만 초음파는 물을 매질로 써야 잘 전달됩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물에 젖어야 하고, 바로 이 제약이 ‘스파’라는 발상으로 이어졌습니다. 검사실처럼 느껴지지 않게, 사우나와 냉탕이 있는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 스캔은 그 부수 효과로 두겠다는 겁니다. 스캐너가 없어도 가고 싶은 곳, 그 안에서 나도 모르게 건강 데이터가 쌓이는 곳. 이게 Midjourney가 그리는 그림입니다.
비전과 현재 사이의 거리
여기까지가 공식 발표의 매끈한 서사입니다. 그런데 라이브스트림에서 드러난 현재는 상당히 다릅니다.
블로그가 목표로 내건 스캔 시간은 60초지만, 지금 실제로는 한 번 스캔에 약 20분이 걸립니다. 대역폭과 알고리즘, 데이터 전송 장비가 아직 프로토타입 수준이라 병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스캔을 받아본 사람은 약 12명, 개발 팀은 9명 규모이고, 공개된 시스템은 1세대 시제품입니다. 흥미롭게도 현재 공개된 이미지에는 아직 AI가 쓰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화질도 짚어볼 부분입니다. MRI와의 비교는 일부 부위에서 인상적이지만, 전반적으로 초음파의 해상도는 아직 CT나 MRI보다 거칩니다. 둘은 애초에 측정하는 물리량이 달라서 단순 우열 비교가 어렵기도 하죠. 진단 영역으로 가려면 FDA 승인이 필요한데, Midjourney는 우선 승인 문턱이 낮은 ‘체성분 지도’부터 시작하고 진단 기능은 단계적으로 결과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임상적 민감도나 질병 검출 벤치마크 같은 검증 수치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로드맵의 스케일은 거대합니다. 2031년까지 전 세계 5만 대를 깔아 월 10억 회 스캔을 목표로 하고, 조기 영상 진단이 충분히 보급되면 전체 사망의 30%, 의료비의 50%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야심 찬 숫자지만, 12명을 20분에 걸쳐 스캔하는 현재 지점과의 간극이 이 프로젝트의 진짜 관전 포인트입니다.
‘신체 데이터 인프라’라는 더 큰 그림
이 발표를 단순한 의료기기 출시로만 보면 핵심을 놓칩니다. 홀츠의 관점은 AI 시대에 부족한 건 모델이 아니라, AI가 추론할 수 있는 빠르고 싸고 풍부한 신체 데이터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건강에 대해 점점 더 AI와 대화하는 시대에, 정작 내 몸에 대한 데이터는 비싸고 드물게만 얻을 수 있죠. 그 격차를 메우는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발상입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기업이 어떤 의료 전략을 세울까”보다, “내 몸의 변화를 자주, 싸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 나는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더 가깝습니다. 회의론자들이 지적하듯 임상·규제·경제성의 벽은 아직 거의 손대지 않은 영역이고, 잦은 전신 스캔이 불필요한 불안과 과잉 진단을 부를 위험도 홀츠 스스로 인정합니다. 시제품 데모와 재현 가능한 의료 제품 사이의 거리, 그게 결국 이 도전의 전부입니다.
스캐너의 정밀 스펙, MRI와의 부위별 비교, 스파의 구조와 가격 모델, 회의론의 세부 쟁점은 아래 두 자료에 훨씬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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