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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자와 작가를 대체할까? Anthropic과 워싱턴 포스트의 새로운 실험

최근 몇 년간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글쓰기와 콘텐츠 제작 영역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들어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실험이 등장했습니다. AI 개발 회사 Anthropic이 자사의 AI 모델 Claude로 운영하는 블로그 ‘Claude Explains’와, 워싱턴 포스트가 개발 중인 AI 글쓰기 도구 ‘Ember’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서,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중요한 신호탄이 되고 있습니다.

Claude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의 탄생

지난 5월 말, Anthropic은 조용히 ‘Claude Explains’라는 새로운 웹페이지를 선보였습니다. 이 블로그의 특별한 점은 AI 모델인 Claude가 직접 글을 작성한다는 것입니다. 홈페이지에는 “요즘 누구나 블로그를 하는 시대, Claude도 예외는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눈길을 끕니다.

Claude Explains 웹사이트 스크린샷 Anthropic의 Claude Explains 웹사이트 (출처: TechCrunch)

하지만 이것이 완전한 AI 자동 생성은 아닙니다. Anthropic 대변인에 따르면, 이 블로그는 회사의 “주제별 전문가와 편집팀”의 감독 하에 운영되며, 이들이 Claude의 초안을 “인사이트, 실용적인 예시, 맥락적 지식”으로 보완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Claude의 원본 출력물이 아닙니다. 편집 과정에는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하며 여러 번의 반복 작업을 거칩니다”라고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현재 Claude Explains에는 복잡한 코드베이스 단순화, 파이썬 프로그래밍 기초 등 주로 기술적 주제를 다루는 교육 콘텐츠들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파격적인 실험: AI 코치와 함께하는 오피니언 작성

더욱 혁신적인 시도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나왔습니다. 이 유명 신문사는 현재 ‘Ember’라는 AI 글쓰기 도구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비전문 작가들도 오피니언 칼럼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Ember는 “인간 편집자가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여러 기능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글의 진행 상황을 보여주는 ‘스토리 강도 추적기’, 초기 논제·뒷받침 포인트·기억에 남는 결말 등 스토리의 기본 요소를 보여주는 사이드바, 그리고 프롬프트와 발전적 질문으로 작가를 지원하는 AI 어시스턴트 등을 포함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내부적으로 ‘Ripple’이라고 불리며, 워싱턴 포스트는 올여름 첫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가을부터 AI 글쓰기 코치 기능을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완성된 글은 인간 편집자의 검토를 거쳐 신문사 웹사이트와 앱에 구독 없이도 접근할 수 있도록 게시될 계획입니다.

두 실험의 공통점과 차이점

이 두 사례는 AI와 글쓰기의 결합이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접근 방식에서는 중요한 차이를 보입니다.

공통점:

  • 완전한 AI 자동화가 아닌 인간과의 협업 모델 추구
  • 인간 편집자의 감독과 검토 과정 유지
  • 교육적·정보 제공적 목적의 콘텐츠에 초점

차이점:

  • Claude Explains는 AI가 주도하고 인간이 보완하는 방식인 반면, Ember는 인간 작가를 AI가 지원하는 방식
  • Claude Explains는 기술적 주제의 교육 콘텐츠에 집중하지만, Ember는 다양한 의견을 담은 오피니언 칼럼이 목표
  • Claude Explains는 전문가 집단의 내부 작업인 반면, Ember는 일반 대중에게 글쓰기 기회를 제공하는 민주화 도구

AI 글쓰기 도구 사용 이미지 AI 글쓰기 도구는 작가들의 창작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출처: Unsplash)

미디어 업계의 변화 신호

이러한 실험들은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 업계는 이미 여러 형태로 AI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AI 활용 사례들:

  • 블룸버그는 4월부터 기사 상단에 AI 생성 요약을 추가
  • 가넷(Gannett)은 AI로 생성한 스포츠 경기 요약과 헤드라인 하단 요약 서비스 제공
  • 뉴욕타임즈는 내부적으로 AI를 활용해 편집 제안, 헤드라인 작성, 인터뷰 질문 제안 등을 진행

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항상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존재하지 않는 AI 생성 도서를 직원들에게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 사과해야 했고, 블룸버그는 수십 개의 AI 생성 기사 요약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G/O Media의 오류투성이 AI 작성 기사들은 편집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게시되어 광범위한 조롱을 받기도 했습니다.

위험 요소와 윤리적 고려사항

AI 글쓰기 도구의 확산에는 몇 가지 우려사항도 따릅니다.

주요 위험 요소:

  • 정확성 문제: 현재 AI는 자신 있게 거짓 정보를 생성하는 경향이 있음
  • 투명성 부족: 독자들이 어느 부분이 AI에 의해 작성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음
  • 일자리 대체 우려: OpenAI CEO 샘 알트만은 AI가 “오늘날 마케터들이 에이전시, 전략가,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에게 의존하는 업무의 95%”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

하지만 Anthropic은 여전히 마케팅, 콘텐츠, 편집 등 “글쓰기와 관련된 많은 다른 분야”에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협업 파트너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합니다.

콘텐츠 제작의 민주화

워싱턴 포스트의 Ember 프로젝트는 특히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전문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도 AI의 도움을 받아 품질 높은 오피니언 칼럼을 작성할 수 있다면, 이는 콘텐츠 제작의 민주화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이 미디어에 반영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존 전문 작가들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AI의 도움을 받은 비전문가의 글과 전문 작가의 글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미래 전망: 협업의 시대

이런 실험들을 종합해보면, AI가 글쓰기 분야에서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협업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상되는 변화:

  • AI는 아이디어 정리, 구조화, 초안 작성 등의 기계적 작업을 담당
  • 인간은 창의성, 맥락 이해, 윤리적 판단, 최종 품질 관리를 담당
  • 글쓰기 진입장벽이 낮아져 더 많은 사람이 콘텐츠 제작에 참여
  • 편집자와 큐레이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짐

Anthropic이 Claude Explains를 “인간의 전문성과 AI 역량이 함께 작동하는 방법의 시연”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미래의 콘텐츠 제작은 인간과 AI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의 뉴스룸 이미지 미래의 뉴스룸에서는 AI와 인간이 협력하여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출처: Unsplash)

마치며

AI가 글쓰기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인간 작가들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Claude Explains와 Ember 같은 실험들은 AI와 인간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할 때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입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전문 작가들에게는 AI와 함께 일하는 새로운 역량이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 이런 실험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AI 시대의 글쓰기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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