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차단기로 조회수가 50% 급감하는 위기 상황에서 유튜브가 대규모 AI 기능을 발표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광고 차단기 전쟁의 예상치 못한 타격
8월 중순부터 많은 유튜버들이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조회수가 갑자기 절반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광고 차단기였습니다. 유튜브가 광고 차단기 사용자의 조회수를 제대로 카운트하지 않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PC에서의 조회수는 50% 감소했지만, TV와 모바일에서는 정상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조회수는 줄었지만 광고 수익은 크게 타격받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광고 차단기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애초에 광고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조회수 자체가 중요한 지표입니다. 브랜드 협찬, 채널 성장, 심리적 동기 모든 면에서 조회수는 핵심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절묘한 타이밍의 AI 발표
바로 이 시점에 유튜브는 “Made on YouTube 2025” 이벤트를 열고 대규모 AI 기능들을 발표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발표된 주요 기능들을 살펴보면:
크리에이터 지원 도구들
- Ask Studio: AI 분석 챗봇으로 채널 성과와 시청자 반응 분석
- 썸네일/제목 A/B 테스트 확장 기능
- Inspiration 탭 업데이트로 콘텐츠 아이디어 제공
콘텐츠 생성 자동화
- Veo 3 Fast: 텍스트만으로 480p 비디오 클립 생성 (사운드 포함)
- Edit with AI: 원본 영상을 첫 번째 초안으로 자동 편집
- Speech to Song: 대화를 음악으로 변환하는 리믹싱 도구
효율성 향상 기능
- 립싱크 자동 더빙으로 20개 언어 지원 확대
- 팟캐스트 오디오를 비디오로 자동 변환
- 최대 5명까지 협업 비디오 제작 지원

진짜 수혜자는 누구인가?
표면적으로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도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보입니다.
플랫폼의 숨겨진 이익
Ask Studio는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더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도록 유도합니다. “어떤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이탈했는지”, “어떤 제목이 더 효과적인지” 같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결국 플랫폼이 원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Veo 3 Fast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에이터들이 더 쉽게,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콘텐츠 공급량이 증가하고, 더 많은 광고 노출 기회를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습니다.
중소 크리에이터 vs 대형 크리에이터
이런 도구들이 누구에게 더 유리할까요? 언뜻 보면 리소스가 부족한 중소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대형 크리에이터들은 이미 충분한 데이터와 분석 도구를 갖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Ask Studio는 기존 도구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중소 크리에이터들은 이런 도구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크리에이터가 비슷한 도구를 사용하면서 콘텐츠가 획일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최적화된” 방향으로 모두가 향하면, 정작 차별화는 어려워집니다.
의존성의 딜레마
더 심각한 문제는 AI 도구에 대한 의존성입니다.
Edit with AI가 영상을 자동으로 편집해주면 편리합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들의 편집 실력은 점점 퇴화할 수 있습니다. Inspiration 탭이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면 창의적 사고 능력은 어떻게 될까요?

유튜브는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AI는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경계선은 모호합니다.
특히 조회수 급감으로 스트레스받는 크리에이터들은 당장의 성과 향상을 위해 AI 도구에 더 의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유튜브가 노리는 바일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 중심화의 가속화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플랫폼 중심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만의 스타일과 독창성으로 승부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유튜브가 제공하는 분석 도구가 말하는 “최적의 방법”을 따라야 합니다. 썸네일은 A/B 테스트로, 제목은 AI 제안으로, 편집은 AI 도구로 하게 됩니다.
결국 크리에이터들은 플랫폼의 규칙에 더욱 종속되고, 플랫폼은 더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까요? 모든 크리에이터가 같은 AI 도구로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면, 시청자들은 어떤 콘텐츠를 선택하게 될까요?
과연 크리에이터들이 쓸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이런 기능들이 실제로 얼마나 활용될지입니다.
Ask Studio는 분명 유용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은 자체적인 분석 도구와 팀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초보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너무 복잡할 수 있습니다. 정작 가장 필요로 하는 중간층 크리에이터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Veo 3 Fast 같은 AI 비디오 생성도 마찬가지입니다. 480p 해상도에 6초 길이라는 제약이 있습니다. 품질을 중시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부족하고, 간단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Edit with AI는 흥미로운 기능이지만, 크리에이터들이 정말 원하는 건 “첫 번째 초안”이 아니라 “완성도 높은 최종본”입니다. 결국 대부분의 편집 작업은 여전히 수동으로 해야 합니다.
진짜 게임 체인저는 따로 있다
정작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관심을 보일 기능은 립싱크 자동 더빙일 것 같습니다. 20개 언어로 확장되는 이 기능은 실제로 글로벌 시청자를 확보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됩니다. 수익과 직결되는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썸네일/제목 A/B 테스트 확장도 실용적입니다. 이미 1,500만 번 이상 사용된 기존 기능의 확장판이라 크리에이터들의 니즈가 입증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이런 도구들이 널리 사용되면서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더 정교한 추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는 것입니다.
변화의 진짜 의미
결국 이번 발표의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닙니다. 유튜브가 크리에이터와 플랫폼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의하려 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크리에이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플랫폼은 단순히 배포 채널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는 플랫폼이 직접 창작 과정에 개입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편집, 최적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말입니다.
이런 변화가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더 건강하게 만들지, 아니면 획일화시킬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참고자료:
- YouTube Made on YouTube 2025 공식 발표
- YouTube Studio 업데이트 소식
- YouTube AI 창작 도구 상세 설명
- YouTube 조회수 감소 현상
- YouTube to use AI to help podcasters promote themselves with clips and Shorts
- YouTube announces new generative AI tools for Shorts creators
- New YouTube AI tools help creators give viewers what they want
- YouTube rolls out Studio updates, ‘likeness’ detection, lip-synced dubs, creator collabs, an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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