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고품질 3D 에셋을 생성하는 AI 모델 ‘AssetGen 2.0’을 공개했습니다. 2020년부터 VR/3D 부문에서 685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메타가 계속 투자하는 이유, 그리고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펴봅니다.
메타는 왜 3D에 진심일까?
메타는 지금 엄청난 돈을 잃고 있습니다. Reality Labs라는 VR/메타버스 부서에서만 2020년부터 누적 685억 달러(약 92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죠. 올해 2분기에만 45억 달러 적자였습니다. 이 정도면 미친 짓 아닐까요?
하지만 메타는 이걸 손실이 아니라 투자로 봅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2022년 회사 이름을 아예 ‘메타’로 바꾼 건 단순한 브랜딩이 아니었어요.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선점하겠다는 선전포고였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페이스북은 애플과 구글의 플랫폼 위에서 놀 수밖에 없었습니다. 앱스토어 수수료 내고, 정책 바뀌면 속수무책이고요. 메타는 이 악몽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VR/AR이 차세대 인터페이스가 될 거라고 확신하고, 지금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요. 현재 VR 시장의 77%가 메타 제품입니다.

AssetGen 2.0이 뭐길래?
이제 본론입니다. AssetGen 2.0은 텍스트나 이미지 프롬프트만으로 3D 에셋을 만들어내는 AI 모델입니다. “나무 의자”라고 입력하면 실제로 VR 세계에 배치할 수 있는 3D 모델이 나오는 거죠.
“그게 뭐 대단해? 이미지 생성 AI도 있잖아?”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3D는 차원이 다릅니다. 2D 이미지는 한 방향에서 본 그림이지만, 3D 모델은 모든 각도에서 일관되게 보여야 하거든요. 게다가 게임이나 VR에서 실제로 쓰려면 메시(mesh)라는 기하학적 구조와 텍스처(표면 질감)가 모두 완벽해야 합니다.
AssetGen 2.0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단일 단계 3D 디퓨전 모델: 이전 버전(1.0)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2.0은 한 번에 기하학적으로 일관된 메시를 만들어냅니다. 디테일도 훨씬 세밀해졌고요.
프로덕션 레디 품질: 실험실 데모가 아니라 실제로 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메타는 이미 내부적으로 3D 월드 제작에 AssetGen을 사용하고 있어요. 올해 말에는 Horizon 크리에이터들에게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개별 오브젝트를 넘어 전체 씬으로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메타의 진짜 목표는 더 큽니다. “숲 속의 작은 오두막”이라고 입력하면 나무들, 오두막, 돌담, 하늘까지 포함된 완전한 3D 환경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거예요.
지금 AssetGen 2.0은 개별 오브젝트를 만들지만, 앞으로 몇 달 내에 “auto-regressive scene generation”(자기회귀 씬 생성)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AI가 텍스트 프롬프트를 읽고 필요한 오브젝트들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생성하면서 완전한 3D 세계를 구축하는 거죠. 마치 GPT가 단어를 하나씩 생성하며 문장을 만들듯이요.
이게 실현되면 3D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뀝니다. 지금은 3D 아티스트가 블렌더(Blender) 같은 전문 툴로 몇 주씩 걸려 만들던 걸, 누구나 몇 분 안에 만들 수 있게 되는 거니까요.
AI와 3D의 만남이 만드는 미래
메타는 이걸 단순한 기술 개발로 보지 않습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근본적인 변화로 봐요. Meta Connect 2024에서 저커버그는 “누구나 AI 도구로 가상세계를 만들 수 있는 미래”를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메타는 5천만 달러 규모의 크리에이터 펀드를 운영 중이고, Ray-Ban Meta 스마트글라스는 작년 대비 매출이 3배 성장했어요. 손실만 보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성과도 나오고 있다는 뜻이죠.
전문가들은 이렇게 봅니다. “메타는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초기 투자했던 것처럼 장기 게임을 하고 있다. 인터페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데이터를 지배하고,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플랫폼을 지배한다.”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게임 개발자라면 에셋 제작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VR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아이디어를 바로 구현할 수 있는 도구를 얻게 되고요. 교육, 건축, 전시 등 3D 시각화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진입장벽이 낮아집니다.
물론 아직 일반인이 바로 쓸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올해 말 Horizon 크리에이터들에게 먼저 공개되고, 점차 확대될 예정이죠. 하지만 방향성은 명확합니다. 2D 이미지 생성이 누구나 쓰는 기술이 되었듯, 3D 생성도 그렇게 될 거예요.
메타의 685억 달러 투자가 성공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VR 시장이 진짜 차세대 플랫폼이 될지도 불확실하고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텍스트로 3D 세계를 만드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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