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이 인용하는 콘텐츠에는 패턴이 있을까요? ChatGPT에게 “최고의 CRM 소프트웨어”를 물어보면, 답변 출처로 특정 형식의 글이 압도적으로 많이 등장합니다. 심지어 자사 제품을 1위에 올린 자화자찬형 리스트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SEO 전문 툴 Ahrefs의 Glen Allsopp가 ChatGPT, Google AI, Perplexity 등 주요 AI 플랫폼에서 26,283개의 인용 URL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제품, 에이전시 추천 등 750개의 쿼리를 수작업으로 분석해 AI가 선호하는 콘텐츠 패턴을 찾아냈죠. 핵심은 “Best X” 형식의 비교 리스트가 압도적으로 많이 인용되며, 2025년에 업데이트된 최신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출처: Do Self-Promotional “Best” Lists Boost ChatGPT Visibility? Study of 26,283 Source URLs – Ahrefs Blog
“Best X” 리스트가 전체 인용의 43.8%를 차지한다
연구팀이 분석한 모든 출처 중에서 “최고의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 “최고의 런닝화” 같은 비교 리스트 형식의 블로그 글이 43.8%를 차지했습니다. 홈페이지나 제품 소개 페이지, 소셜 미디어 게시물보다 훨씬 높은 비중이죠.
흥미로운 건 이 패턴이 ChatGPT만의 특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Google AI Overviews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비율로 비교 리스트를 인용했고, Perplexity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카테고리별로 차이는 있었지만(소프트웨어와 에이전시 추천에서 랜딩 페이지가 더 많이 나타남) 전반적으로 구조화된 비교 콘텐츠를 선호하는 건 명확했습니다.
Ahrefs의 브랜드 모니터링 도구로 1억 5천만 개 이상의 프롬프트를 추적한 결과, 상위 1,000개 인용 페이지에 모든 AI 플랫폼에서 비교 리스트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자사를 1위에 올린 리스트도 효과가 있다
더 놀라운 발견은 자화자찬형 리스트의 효과였습니다. Asana가 자사 블로그에 “최고의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라는 글을 쓰면서 Asana를 1위에 올렸고, 이 페이지가 ChatGPT의 인용 소스로 실제로 사용됐습니다.
소프트웨어 카테고리에서 ChatGPT가 특정 브랜드를 추천할 때, 그 회사가 자체 제작한 자화자찬 리스트가 33% 이상의 응답에 등장했습니다. Shopify, Slack, Salesforce, HubSpot 같은 유명 브랜드들이 모두 이런 콘텐츠를 만들고 있죠.
연구팀은 750개의 비교 리스트를 분석해 추천된 브랜드가 리스트에서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도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리스트 상위 1/3에 위치한 브랜드가 하위 1/3보다 훨씬 더 자주 AI 응답에 등장했습니다. 10개 이상 항목이 있는 리스트만 따로 분석해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게 AI가 리스트 앞부분만 읽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DEJAN SEO의 연구에 따르면 LLM은 도메인이나 페이지에 따라 추출하는 정보량이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높은 순위에 있는 게 유리한 건 분명합니다.
2025년 업데이트가 79.1%: AI는 신선한 콘텐츠를 좋아한다
1,100개의 인용된 블로그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79.1%가 2025년에 업데이트됐습니다. 그중 26%는 최근 2개월 이내에 수정된 콘텐츠였죠. 처음 발행 후 그대로 둔 글보다 나중에 업데이트한 글(57.1%)이 더 많았습니다.
Ahrefs의 이전 연구에서도 AI 어시스턴트가 신선한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 이번 연구는 그 경향이 얼마나 강한지를 구체적 수치로 보여줍니다. 전통적인 SEO에서도 콘텐츠 업데이트가 중요하지만, AI 검색에서는 더욱 결정적인 요소인 셈이죠.
한 가지 문제는 인용된 리스트 중 35%가 낮은 권위도(Domain Rating)를 가진 도메인에서 발행됐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이트가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고 링크 빌딩이나 인용 목적으로만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Louise Linehan의 연구에서도 ChatGPT가 가장 많이 인용한 페이지의 28%가 구글 검색 노출이 전혀 없었습니다.
자화자찬 리스트, 만들어야 할까?
데이터만 보면 답은 명확합니다. SaaS 회사나 에이전시는 자사를 포함한 비교 리스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수많은 유명 브랜드가 이미 하고 있고, 전통적인 SEO나 AI 인용 관점에서 단점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윤리적 측면에서는 논쟁이 있습니다. 마케팅 전문가 Wil Reynolds는 “자사를 리스트 최상단에 올리는 건 구매자 신뢰를 쌓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ark Williams-Cook은 나쁜 사용자 경험이 결국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죠.
반면 Siege Media의 Ross Hudgens는 자사를 1위에 놓더라도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일부 회사는 자사를 리스트 중간이나 하위에 배치하기도 합니다. DoorLoop는 자사 블로그에서 자기 제품을 7위에 올렸습니다.
Ahrefs는 신중한 접근을 선택했습니다. 비교 리스트를 만들되 전체 블로그 콘텐츠의 0.5% 미만으로 유지하고, 항상 자사를 1위에 올리지는 않으며, 대안 솔루션으로 직접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한다는 원칙입니다. 또한 3인칭이 아닌 “우리 Ahrefs”라고 명확히 밝히죠.
이 연구를 통해 Ahrefs가 새롭게 주목한 전략도 있습니다. Monday.com이 Gartner 매직 쿼드런트에 포함됐다는 뉴스나, Kilo가 Capterra 어워드를 받았다는 발표처럼 자사의 성과를 알리는 콘텐츠입니다. 이런 긍정적 뉴스가 AI 응답에 함께 인용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의 리스트에 자연스럽게 오르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제품 개발, 독창적인 데이터와 연구 공유, 그리고 커뮤니티에서의 활발한 활동이 그 방법이죠. 자화자찬 리스트는 보조 전략일 뿐입니다.
AI 검색은 아직 전통적인 검색 대비 트래픽이 작지만 전환율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 연구는 AI 시대 콘텐츠 전략의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참고자료: How much of your content survives the AI Search filter? – DE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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