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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올해의 단어는 ‘Slop’: AI가 인터넷을 저품질 콘텐츠로 채우다

AI가 만들어낸 어설픈 이미지, 의미 없는 글, 이상한 영상들. 이런 걸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미국의 대표적인 사전 출판사 Merriam-Webster는 2025년 올해의 단어로 “slop”을 선정했습니다.

사진 출처: TechCrunch

Merriam-Webster가 12월 15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slop은 “AI로 대량 생산된 저품질 디지털 콘텐츠”를 뜻합니다. 단순히 새 단어를 추가한 게 아니라, AI가 인터넷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죠.

출처: Merriam-Webster names ‘slop’ the word of the year – TechCrunch

왜 하필 ‘Slop’인가?

“slime, sludge, muck처럼 축축하고 만지고 싶지 않은 느낌이 나는 단어죠.” Merriam-Webster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Slop은 끈적끈적하게 모든 곳으로 번져나간다는 거예요.

더 흥미로운 건 이 단어가 담고 있는 뉘앙스입니다. Merriam-Webster의 사장 Greg Barlow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I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조롱에 가까운 톤”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AI를 매혹적이면서도 짜증나고, 좀 우스꽝스럽게 느낀다는 거죠.

실제로 올해 OpenAI의 Sora나 Google의 Veo 같은 AI 미디어 생성 도구들이 쏟아내는 콘텐츠를 표현할 때 “slop”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AI가 만든 책, 팟캐스트, 팝송, TV 광고, 심지어 영화까지. 5월 한 연구는 지난달 신규 웹 콘텐츠의 거의 75%가 AI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어요.

슬롭 경제의 탄생

더 심각한 건 “슬롭 경제(slop economy)”라는 현상입니다. AI로 대량 생산한 저품질 콘텐츠를 광고 수익으로 바꾸는 비즈니스 모델이죠. 빠르게, 많이 만들어서 클릭만 유도하면 되니까요.

문제는 이게 디지털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겁니다. 돈을 내고 페이월 뒤의 고품질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과, 무료로 슬롭만 접하는 사람들로 나뉘는 거죠. 정보의 질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겁니다.

미디어를 넘어서

슬롭의 영향은 뉴스나 소셜미디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사이버보안 리포트, 법률 서면, 심지어 대학 에세이까지 AI 생성 콘텐츠가 침투했어요.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느라 지쳐가고 있습니다.

올해 올해의 단어 경쟁에서 기술 관련 용어가 대거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Macquarie Dictionary는 “AI slop”을, Oxford는 “ragebait”(분노 유도 콘텐츠)를, Collins는 “vibe coding”(AI 보조 코딩)을 선정했죠. 2025년은 AI가 언어에까지 깊이 각인된 해였습니다.

품질의 미래

“Slop”이 올해의 단어가 됐다는 건, 우리가 AI 생성 콘텐츠 홍수 속에서 품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질에 주목하게 된 거죠.

인터넷이 슬롭으로 가득 찬 곳이 될지, 아니면 질 높은 콘텐츠를 지켜낼 방법을 찾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이제 문제를 정확히 부를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Slop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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