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0으로 만들었을 때, 세상은 더 연결되었지만 동시에 정보 과잉이라는 새 문제를 마주했습니다. AI는 지금 아이디어 생성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필즈상 수상자이자 UCLA 수학과 교수인 테런스 타오(Terence Tao)가 2026년 3월 Mathstodon에 연속 스레드를 올렸습니다. AI와 형식화(formalization)가 수학 연구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자동차가 도시 구조를 바꾼 역사에 빗댄 글입니다. 수학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AI가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통찰입니다.
출처: The current and projected impact of AI and formalization… – Mathstodon (@tao)
자동차와 좁은 골목길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도시 도로는 사람과 말, 마차를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자동차는 훨씬 빠르고 강력했지만, 이 좁은 길에 들어서자마자 도로를 막고 보행자를 밀어냈습니다. 이후 전용 도로와 고속도로가 생겨나며 속도 문제는 해결됐지만, 도시 팽창, 보행 가능한 커뮤니티의 쇠퇴, 환경 문제가 새로운 대가로 따라왔습니다. 타오는 이것이 AI와 수학의 관계와 정확히 같다고 봅니다.
수학의 기존 인프라, 즉 저널, 학회, 멘토링, 인용 구조는 인간 수학자를 위해 설계된 ‘좁은 골목길’입니다. 인간의 증명은 느리지만, 그 과정에서 연구자는 수학적 지형을 탐색하고, 실패한 시도와 우회로를 기록하며, 새로운 연구 방향을 발견합니다. 이 부산물들이 공동체 전체의 지식이 됩니다.
AI가 생성한 증명은 가설에서 결론까지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산물들이 사라집니다. 타오는 AI 증명을 기존 저널에 맞추려는 시도를, 마치 사람이 다니던 좁은 골목에 자동차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AI 모델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이 구조적 충돌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아이디어 비용이 0이 됐을 때
Dwarkesh Patel과의 대화에서 타오는 이 전환을 더 명확하게 표현했습니다. AI는 아이디어 생성 비용을 거의 0으로 낮추었고, 이는 인터넷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0으로 만든 것과 비슷한 변화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체로 풍요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어떤 과학적 문제에 대해 수천 개의 이론을 순식간에 생성할 수 있는 지금, 진짜 과제는 그것들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수학에서 이 변화는 특히 극적입니다. 타오는 최신 AI 모델과 직접 작업하면서, AI가 루틴한 단계는 잘 처리하지만 핵심적이고 창의적인 도약은 여전히 인간의 몫임을 경험했습니다. 힌트를 무시하거나, 수정 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새 세션에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AI의 한계를 그는 대학원생과 대조했습니다. 대학원생은 실패해도 배우지만, AI는 아직 그렇지 않습니다.
새로운 도로가 필요하다
타오의 결론은 기존 시스템을 AI에 맞게 고치는 것이 아니라, AI용 새로운 인프라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를 도시 계획에 빗대어 ‘AI 계획(AI planning)’이라고 부릅니다.
그가 제시하는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Lean 같은 형식 증명 보조 도구로 결과를 검증하는 대규모 수학 챌린지 구조입니다. 다른 하나는 AI가 거친 초안 수준의 증명 라이브러리를 자동 생성하고, 인간 수학자가 이를 정제하는 방식입니다. 보행자와 자동차가 각자의 공간에서 공존하는 도시처럼, 인간의 수학과 AI의 수학이 서로 다른 인프라 위에서 협력하는 구조입니다.
타오는 제대로 활용되는 AI가 수학 연구의 신뢰할 수 있는 공동 저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단, 그 전제는 AI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가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닦는 것입니다. 원문 스레드에는 이 새로운 인프라의 구체적인 형태와 수학 공동체에 필요한 사회적·제도적 변화에 대한 논의가 이어집니다.
참고자료: Terence Tao says AI drives idea generation cost to near zero but shifts the bottleneck to verification – The Deco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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