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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 달러로 9개월 만에 장편 애니메이션? OpenAI가 할리우드에 던진 도전장

OpenAI가 AI 도구만으로 제작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Critterz’를 통해 기존 할리우드 제작 방식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3년이 걸리던 작업을 9개월로, 200억 원 예산을 30억 원으로 줄인다는 파격적인 실험이죠.

Critterz AI 애니메이션 단편 영화 스크린샷
2023년 공개된 ‘Critterz’ 단편 영화. 이제 장편으로 확장된다. (출처: YouTube/The Critterz)

숲속 동물들의 모험, 그런데 모든 게 AI로 만들어졌다면?

‘Critterz’는 평화로운 숲속 마을에 낯선 방문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동물들의 모험 이야기입니다. 언뜻 보면 흔한 가족 애니메이션 같지만, 제작 과정은 완전히 다릅니다. 모든 캐릭터와 배경이 OpenAI의 DALL-E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채드 넬슨(Chad Nelson)은 OpenAI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입니다. 3년 전 DALL-E 초기 버전으로 캐릭터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던 그는 이제 GPT-5와 Sora까지 활용해 완전한 장편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OpenAI가 하루 종일 자사 도구의 성능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누군가가 해내는 것이 훨씬 임팩트 있다”는 넬슨의 말에서 이 프로젝트의 진짜 목적이 드러납니다. 바로 AI 도구의 실용성을 증명하는 거대한 실험인 셈이죠.

혁신적인 제작 프로세스: 인간과 AI의 절묘한 협업

Critterz 영화 AI 캐릭터들
OpenAI가 지원하는 ‘Critterz’ 영화의 AI 생성 캐릭터들 (출처: Vertigo Films via PetaPixel)

‘Critterz’의 제작 방식은 기존 애니메이션과 완전히 다릅니다. 먼저 인간 아티스트가 손으로 스케치를 그립니다. 그러면 이 스케치들이 GPT-5와 이미지 생성 모델로 들어가 정교한 캐릭터와 배경으로 변신합니다.

목소리는 여전히 인간 성우가 담당하고, 스크립트는 ‘패딩턴 인 페루’를 쓴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완전히 AI만으로는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의 창작 요소를 의도적으로 포함시킨 거죠.

런던의 Vertigo Films와 LA의 Native Foreign이 공동 제작하고 있습니다. Native Foreign은 AI와 전통 제작 기법을 결합하는 전문 스튜디오로, 이미 2023년 ‘Critterz’ 단편을 성공적으로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경제적 파급효과: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숫자로 보면 정말 혁신적입니다. 일반적인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1억 5천만~2억 달러(약 2000~2700억 원)의 예산과 3년의 제작 기간이 필요한 반면, ‘Critterz’는 3천만 달러(약 400억 원) 미만의 예산으로 단 9개월 만에 완성할 예정입니다.

제작진도 30명 정도로 기존 수백 명 규모보다 훨씬 작습니다. 하루에 수백 개의 비주얼을 생성할 수 있는 AI 덕분에 가능한 일이죠.

이런 효율성은 독립 영화계에 특히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Native Foreign의 닉 클레베로프는 “독립 영화계의 혁명을 보게 될 것”이라며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업계의 뜨거운 반응과 차가운 현실

할리우드의 반응은 복잡합니다. 2023년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에서 AI 사용이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만큼, 여전히 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워너브러더스, 디즈니, 유니버설 등 주요 스튜디오들이 AI 회사 미드저니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한 사건도 있었죠. AI 기술이 기존 창작물을 무단으로 학습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변화의 물결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디즈니와 넷플릭스 같은 거대 플랫폼들도 AI 실험을 시작했고, 아마존은 오슨 웰스의 미완성 영화 복원에 AI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짜 테스트는 관객들의 반응

‘Critterz’의 진짜 도전은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입니다. 2023년 단편 영화는 7만 5천 뷰를 기록하며 나름 호응을 얻었지만, 장편 영화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죠.

제작진은 관객들이 AI 기술보다는 스토리 자체에 몰입하기를 바랍니다. 클레베로프는 “관객들이 AI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정말 훌륭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2026년 5월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 예정인 ‘Critterz’는 그야말로 AI 영화계의 ‘토이 스토리’ 순간이 될 수 있을까요? 30년 전 픽사가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업계 판도를 바꾼 것처럼 말이죠.

Critterz AI 애니메이션 아트 콜라주
‘Critterz’ AI 애니메이션 필름의 아트 콜라주 (출처: Nik Kleverov/Native Foreign via LA Times)

답은 내년에 나올 예정입니다. OpenAI의 이 야심찬 실험이 할리우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지, 아니면 기술 과시용 프로젝트로 남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분명한 건 AI와 창작의 경계선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사실이죠.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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