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이 Vision Pro보다 저렴한 후속 모델 개발을 중단하고, 대신 Meta와 경쟁할 AI 스마트 안경 개발에 인력을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10년간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은 헤드셋 프로젝트를 사실상 포기하고 전략을 180도 전환한 것인데요, 이 결정은 XR 시장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핵심 포인트:
- Vision Pro의 실패 인정: 2027년 출시 예정이었던 저가형 모델(코드명 N100) 개발 중단. 개발팀 전원을 스마트 안경 프로젝트로 재배치
- Meta가 선점한 시장: Ray-Ban Meta 안경의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하며 100만 대 판매 돌파. $800짜리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까지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 장악
- 2027년 본격 경쟁: iPhone과 연동되는 N50 모델을 내년 공개 예정. 디스플레이 탑재 버전은 2028년에서 앞당겨 Meta Ray-Ban Display와 정면 승부
Vision Pro는 왜 실패했나
2024년 2월 출시 당시 “차세대 메이저 플랫폼”이라고 불렸던 Vision Pro.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판매량은 100만 대도 채 되지 않습니다. IDC 추정치에 따르면 50만 대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하네요.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3,499라는 가격표는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너무 부담스러웠죠. Meta Quest 3S가 $300에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가격입니다. 무게도 문제였어요. 장시간 착용하면 불편하다는 불만이 계속 나왔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였습니다. AppFigures 데이터를 보면 Vision Pro 앱 출시는 매달 감소했어요. 2025년 8월 Tim Cook이 2,500개의 앱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1월 말 기준으로 활성 앱은 1,900개도 안 됩니다. Google, Meta, Netflix 같은 주요 기업들은 Vision Pro용 앱조차 만들지 않았죠.
Tim Cook은 2016년에 이미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뭔가에 갇혀 있는 걸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니까.” Vision Pro는 그 말을 입증한 셈이네요.
Meta가 먼저 답을 찾았다
Meta는 2021년 Ray-Ban Stories로 스마트 안경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Ray-Ban Meta로 예상 밖의 대박을 쳤죠. 2024년 한 해 동안 매출이 3배로 뛰었고, 100만 대 이상 팔렸습니다.

지난 9월에는 $800짜리 디스플레이 내장 모델과 운동선수용 Oakley 브랜드까지 출시했어요. 이 정도면 스마트 안경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셈입니다. Quest 헤드셋 앱 스토어에는 5,000개 이상의 앱이 있고, 100만 달러 이상 수익을 낸 앱만 200개가 넘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일반 안경처럼 생겨서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고, 사진 찍고 음악 듣고 AI 비서와 대화하는 등 실용적인 기능들이 잘 작동하죠.
Apple의 역습 준비
Apple은 두 가지 버전의 스마트 안경을 준비 중입니다. 첫 번째는 N50이라는 코드명을 가진 모델인데요, 디스플레이가 없고 iPhone과 연동돼서 작동합니다. 내년에 공개해서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버전입니다. 원래 2028년 출시 계획이었는데, Meta Ray-Ban Display와 경쟁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기는 중이라고 하네요.
Apple 안경의 핵심은 음성 인터페이스와 AI입니다. 재설계된 Siri가 내년 3월 출시 예정인데, 이게 안경뿐 아니라 스피커,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전체 생태계를 연결하는 핵심이 될 거예요. 음악 재생, 사진·동영상 촬영, 음성 제어, 건강 추적 기능 등이 탑재됩니다.
문제는 Apple이 음성 인터페이스와 AI 분야에서 뒤처져 있다는 점입니다. Apple Intelligence 출시도 늦었고, Siri 업그레이드도 계속 지연됐죠. 지금 따라잡기에는 이미 늦은 감이 있어요.
헤드셋에서 안경으로
흥미로운 건 Meta도 헤드셋 판매에는 고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Vision Pro보다 훨씬 싼 가격인데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어요. 그래서 올해는 아예 새로운 헤드셋 출시를 건너뛰었습니다.
시장은 이미 답을 내놓은 것 같아요. 사람들은 머리에 무거운 기기를 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가벼운 안경을 원하죠.
Google과 Amazon도 AI 하드웨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고, OpenAI는 전 Apple 디자인 총괄 Jony Ive와 손잡고 새로운 기기를 개발 중입니다. 다음 필수 가젯 카테고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네요.
Apple은 Vision Pro 업그레이드를 영원히 포기한 건 아닙니다. 10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니까요. 언젠가는 더 가볍고 저렴한 버전이 나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스마트 안경이 우선순위입니다.
XR 기술의 미래는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아니라,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작고 가벼운 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Apple이 Meta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2027년이면 알게 되겠네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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