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에 일어난 두 사건이 크리에이터 산업의 근본적 모순을 드러냈습니다. 최고 수입 크리에이터 MrBeast는 AI가 생계를 위협한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고, 억만장자 뮤지션 Taylor Swift는 프로모션에 AI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아 팬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죠. 두 사례 모두 크리에이터들이 마주한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AI를 거부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고, 사용하면 팬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핵심 포인트:
- 최고 크리에이터의 공개적 우려: 연 8,500만 달러를 버는 MrBeast조차 AI 생성 영상이 “수백만 크리에이터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며 “무서운 시대”라고 경고. 역설적으로 본인도 AI 썸네일 도구 출시 후 팬들 반발로 철회한 이력
- 신뢰와 효율성의 충돌: Taylor Swift의 구글 협업 프로모션 영상이 AI 생성 의심을 받으며 팬들 분노. 충분한 자원이 있는데도 AI를 사용한 이유에 대한 의문과 함께, 과거 AI 가짜 이미지 피해를 경고했던 자신의 발언과 모순된다는 비판
- 선택의 기로에 선 크리에이터들: OpenAI Sora 2가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고 91%의 크리에이터가 이미 AI를 활용하는 상황에서, 진정성과 생산성 사이의 균형이 산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
최고 크리에이터도 느끼는 위협
10월 6일, 634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Forbes 선정 2025년 최고 수입 크리에이터 1위에 오른 MrBeast(본명 Jimmy Donaldson)가 소셜미디어에 심각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AI가 생성한 영상이 현재 콘텐츠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백만 크리에이터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무서운 시대입니다.”
그의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닙니다. 며칠 전 OpenAI가 출시한 Sora 2 앱이 미국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했고, YouTube는 이미 AI 비디오 모델 Veo를 활용한 편집 도구를 크리에이터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지 이미지를 영상으로 변환하거나 다양한 스타일을 자동으로 적용하는 기능까지요.
흥미로운 점은 MrBeast 본인도 AI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올여름 자신의 분석 플랫폼 Viewstats에 AI 썸네일 생성 도구를 출시했다가 팬들과 다른 크리에이터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죠. 결국 도구를 삭제하고 대신 실제 아티스트들과 연결해주는 링크로 대체했습니다.
그는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동시에 AI를 실험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실험은 실패로 끝났죠. 이것이 바로 크리에이터 경제가 마주한 첫 번째 모순입니다.

억만장자 뮤지션의 AI 논란
같은 날, Taylor Swift는 12번째 앨범 발매를 앞두고 구글과 함께 대규모 온라인 보물찾기 이벤트(Scavenger Hunt)를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 12개 도시에 숨겨진 오렌지색 문을 찾아 QR 코드를 스캔하면 단서 영상을 볼 수 있는 이벤트였죠. 팬들이 1,200만 번 클릭하면 최종 영상이 공개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문제는 단서 영상들이 AI로 생성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팬들은 단서를 찾는 대신 영상을 프레임별로 분석하며 AI 생성의 증거를 찾기 시작했죠. 언덕과 보석으로 장식된 풍경,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움직임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의심은 충분했습니다.
논란이 커진 이유는 Swift의 과거 발언 때문입니다. 그녀는 2024년 트럼프 캠페인이 자신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AI 이미지를 공유한 사건 이후 “AI가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위험성에 대해 정말 두렵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녀가 이제 AI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죠.
더 큰 의문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Swift는 억만장자입니다. 환상적인 프로모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모든 자원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도 왜 AI를 사용했을까요? 구글은 이에 대해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크리에이터 경제의 구조적 딜레마
두 사건은 크리에이터 산업이 마주한 근본적인 모순을 보여줍니다. AI는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실제로 Epidemic Sound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크리에이터의 91%가 이미 AI를 콘텐츠 제작 과정에 통합했고, 6자릿수 수입을 올리는 크리에이터의 43%는 매주 AI를 사용해 콘텐츠와 디지털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사용은 팬들과의 신뢰 관계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가치는 단순히 콘텐츠가 아니라 진정성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직접 만든 콘텐츠를 원하지, 알고리즘이 생성한 결과물을 원하지 않습니다.
MrBeast가 AI 썸네일 도구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Swift 팬들이 단서 찾기를 중단하고 AI 증거 찾기에 몰두한 이유도 마찬가지죠.
현재 크리에이터 경제는 2,500억 달러 규모이며 2030년까지 5,2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2억 7백만 명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죠. 하지만 이 중 연 1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전문 크리에이터는 단 4%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6%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AI의 유혹에 더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AI를 공개하지 않고 사용하다 들키면 팬들의 신뢰를 잃고 평판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AI를 거부하면 생산성에서 뒤처질 수 있고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업계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YouTube는 이미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라이브 영상에서 하이라이트를 자동으로 추출하고, 팟캐스트를 클립으로 만들고, 크리에이터의 질문에 답하는 AI 챗봇까지 제공하고 있죠. OpenAI의 Sora 2는 사용자가 자신의 모습이 담긴 AI 영상을 만들어 틱톡 스타일 피드에 공유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AI 영상이 단지 참신함에 그칠지, 아니면 모든 사람을 크리에이터로 만들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최고의 영상은 여전히 인간의 창의적 사고와 정확한 프롬프트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AI 영상을 “슬롭(slop)”이라고 부르며 저품질 콘텐츠로 여기고 피드에서 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GitHub Copilot을 만든 팀은 “다단계 추론과 코드 이해 능력이 향상되어 복잡한 작업을 더 잘 처리한다”고 AI를 평가했지만, 크리에이터 산업에서는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크리에이터와 팬, 플랫폼 모두 AI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답을 찾지 못한 상태죠.
MrBeast의 우려 표명과 Swift의 논란은 이 불확실성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최고 수입 크리에이터와 억만장자 뮤지션조차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 이것이 2025년 크리에이터 경제의 현주소입니다.
참고자료:
- MrBeast says AI could threaten creators’ livelihoods, calling it ‘scary times’ for the industry – TechCrunch
- Taylor Swift fans accuse singer of using AI in her Google scavenger hunt videos – TechCrunch
- The Future of the Creator Economy Report 2025 – Epidemic Sound
- 75 Creator Economy Statistics Every Marketer Needs in 2025 – inBeat Agency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