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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8점 만점에 8점: 구글 CEO부터 경제학자까지 경고하는 이유

AI 투자 붐이 ‘모든 버블을 끝낼 버블’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실리콘밸리를 넘어 경제학계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우려가 아닙니다. 구글 최고경영자부터 블룸버그 경제 전문가까지,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같은 신호를 감지하고 있죠.

사진 출처: BBC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CEO 선다 피차이가 BBC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현재 AI 투자 붐에 “비합리적 요소들”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기술 버블을 분석하는 4가지 기준으로 AI 산업을 평가한 결과, 8점 만점에 8점이라는 최고 수준의 버블 신호를 확인했습니다. 블룸버그의 경제 팟캐스트 진행자 조 와이젠탈은 “AI 버블이 터지면 미국 경제에 다른 성장 동력이 없다”며 구조적 취약성을 지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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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4천억 달러 투자 vs 1천분의 1 수익

숫자부터 보죠. OpenAI를 둘러싼 복잡한 투자 거래만 1조 4천억 달러(약 1,900조 원)에 달합니다. 문제는 OpenAI의 올해 예상 수익이 이 투자금의 1,000분의 1도 안 된다는 겁니다. 엔비디아는 최근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최초의 기록을 세웠죠. 참고로 이건 캐나다 전체 경제의 2.5배 규모입니다.

피차이는 “투자 사이클에서 과잉 투자는 일어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닷컴 버블을 언급하며 “당시에도 과잉 투자가 분명 있었지만, 인터넷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AI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겁니다. 합리적인 면과 비합리적인 요소가 공존한다는 거죠.

하지만 규모가 다릅니다.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BBC에 “AI 투자는 성과를 낼 것이지만, 투입된 돈 중 일부는 아마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역사가 알려주는 버블의 4가지 신호

메리랜드대 경제학자 브렌트 골드파브와 데이비드 커쉬는 역사적 기술 버블들을 분석해 공통 패턴을 찾아냈습니다. 2019년 출간한 『Bubbles and Crashes』에서 제시한 4가지 기준이죠:

1. 불확실성
기술은 인상적이지만 어떻게 수익을 낼지 불명확한 상태. 전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거대한 탑에서 불꽃이 튀는 장관을 보여줬지만, 이게 가정용 전구가 될지, 도시 조명이 될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할지 수십 년간 불분명했습니다. AI도 마찬가지예요. 챗봇이 인기 있다는 건 알지만, 모든 쿼리가 회사에 비용을 발생시키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은 아직 안개 속입니다.

2. 순수 투자(Pure Play)
특정 기술에 운명이 완전히 걸린 회사들의 존재. 엔비디아가 대표적입니다. 원래 게임용 그래픽 카드를 만들던 회사였지만, 지금은 사실상 AI 칩 회사로 변신했죠. AI 붐이 꺼지면? 엔비디아도 함께 추락합니다. 흥미로운 건 엔비디아가 현재 전체 미국 주식시장의 8%를 차지한다는 겁니다.

3. 소매 투자자의 참여
일반인들이 로빈후드 앱으로 쉽게 엔비디아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닷컴 버블 때 일반인들이 WIRED 기사 하나 읽고 인터넷 회사에 돈을 쏟아부었던 것과 같은 패턴이죠. 골드파브 교수는 “AI는 너무 불확실해서 사실상 모든 투자자가 초보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샘 올트먼조차 OpenAI 초기에 “어떻게 수익을 낼 거냐”는 질문에 “AGI를 만들어서 그것한테 물어볼 거다”라고 답했을 정도니까요.

4. 신념의 정렬
투자자들이 “이게 미래다”라고 집단적으로 믿는 상태. 1927년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횡단 비행했을 때, 이게 역사상 최대의 기술 데모였습니다. 투자자들이 항공 산업에 몰려들었고, 그게 버블이 됐죠. ChatGPT가 바이럴되면서 보여준 건 바로 이런 순간이었습니다. “AI가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모든 투자자가 듣고 싶어 하는 완벽한 스토리였어요. 일자리 자동화부터 암 치료, 기후변화 해결까지.

골드파브와 커쉬 교수가 AI를 이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8점 만점에 8점. 최대 경고 수준입니다.

커피 드라이브스루도 못 짓는 경제

블룸버그 ‘Odd Lots’ 팟캐스트 진행자 조 와이젠탈이 발견한 건 더 섬뜩합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미국 경제의 다른 부분을 잠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드라이브스루 커피숍을 짓는 부동산 개발자를 인터뷰했습니다. 스타벅스 같은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지으려면 기본적인 전기 장비가 필요한데, 이게 구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이유는? 데이터센터들이 냉각 장비, 난방 장비, 수처리 시설, 전력망 연결 장비를 모두 휩쓸고 있기 때문입니다.

ISM 제조업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 장비는 지난 5년간 거의 매달 품귀 현상을 보였습니다. 천연가스 터빈 제조사들은 앞으로 몇 년치 주문이 이미 다 찼어요.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이 최고가를 불러도 기꺼이 지불하니까요.

와이젠탈의 지적은 날카롭습니다: “만약 이 투자들이 실패하면, 그동안 제약당한 다른 경제 활동은 무엇이었을까요?” 시장 경제에서는 가격 신호로 자원을 배분하죠. 데이터센터 건설사가 드라이브스루 커피숍보다 같은 장비에 더 많은 돈을 냅니다. 그게 작동하는 방식이에요. 하지만 중국이라면? 정부가 “지금은 데이터센터를 우선한다”고 결정하면 끝입니다.

버블이 터지면 남는 건?

닷컴 버블이 터졌을 때 광섬유 케이블 인프라는 남았습니다. 그게 이후 인터넷 성장의 기반이 됐죠. AI 버블이 터져도 비슷할까요?

와이젠탈은 회의적입니다. “광섬유 케이블은 지금도 쓸 수 있지만, 오늘날의 AI 칩은 10년 후에도 유용할까요? 칩은 계속 업그레이드되니까요.”

더 큰 문제는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너무 AI에 집중됐다는 겁니다. 자동차 산업? 중국 경쟁으로 고전 중. 제약? 역시 중국이 따라붙고 있습니다. 보잉은 비행기 만드는 능력 자체가 퇴화했고, 인텔은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서 뒤처졌죠.

“AI 말고 지금 뭐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나요?” 와이젠탈의 질문입니다. 메타, 구글, 알파벳 같은 빅테크가 전 세계에서 돈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성장 동력이 다각화돼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MIT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에 투자한 기업의 95%가 아직 수익을 보지 못했습니다. 와이젠탈은 많은 기업이 “AI 활용”을 보여주기 위해 인력을 감축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AI가 같은 일을 90%의 인력으로 처리하게 해줘서가 아니라, 그냥 예산 명분으로 쓴다는 거죠.

이번이 정말 다른 이유

역사적 버블들과 비교해도 AI 버블은 규모와 구조가 다릅니다. 닷컴 버블 때는 Pets.com 같은 작은 회사들이 과대평가됐다가 사라졌죠. 지금은? 엔비디아 하나가 미국 주식시장의 8%입니다. 알파벳은 7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두 배가 돼서 3조 5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순환 투자도 심각합니다. OpenAI가 AMD 지분을 소유하고, 부동산 펀드가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이 모든 게 일반인의 연금 포트폴리오에 녹아 있습니다. 버블이 터지면 영향이 경제 전반에 퍼질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정부 개입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인텔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고, 현 행정부는 AI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죠. 와이젠탈은 “버블이 터지기 시작하면 정부가 AI 기업들의 지분을 사거나 경제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전례 없는 일이지만, 지금이 전례 없는 시기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피차이는 자신 있어 보입니다. 구글은 칩부터 데이터(유튜브), 모델, 최첨단 과학 연구까지 “풀 스택”을 다 보유한 몇 안 되는 회사니까요. AI 시장 혼란이 와도 버틸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도 인정했죠: “어떤 회사도 면역은 없습니다. 우리 포함해서요.”

역사는 기술 자체는 살아남는다고 말합니다. 닷컴 버블 이후에도 인터넷은 계속 성장했고, 라디오 버블 이후에도 라디오는 일상이 됐죠. AI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경제적 고통이 따를 것인가예요.

조지 소로스는 “버블을 보면 도망가는 게 아니라 뛰어든다”고 했습니다. 지난 15년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딥을 사라(buy the dip)”는 정답이었어요.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 때도, 2025년 4월 관세 쇼크 때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일반 투자자들도 “빨간불이 들어오면 살 때”라고 학습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심리가 버블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모두가 “이번에도 버틸 거야”라고 믿으면, 정말 오래 버티거든요. 8점 만점에 8점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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