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한테 오늘 마실 커피를 물어보는 시대가 왔습니다. 스타벅스가 ChatGPT 안에 베타 앱을 출시하면서 “기분을 말하면 음료를 추천해 드립니다”라고 선언했죠. 그런데 이 편리함이, 오히려 우리가 커피를 즐기는 방식을 해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Fortune이 스타벅스의 ChatGPT 베타 앱 출시를 분석하면서, AI 추천이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오히려 좁힐 수 있다는 문제를 짚었습니다. 편리함과 발견의 즐거움이 충돌하는 지점입니다.
출처: Starbucks wants you to ask ChatGPT about what coffee to get, right as America boils over with AI backlash vibes – Fortune
ChatGPT가 스타벅스 바리스타가 된다
스타벅스 베타 앱은 ChatGPT 앱 디렉토리에서 활성화한 뒤 “@Starbucks”와 함께 요청을 입력하면 됩니다. “달콤하고 고소한 게 마시고 싶어”라고 쓰면 피스타치오 라떼를 제안하는 식이죠. 텍스트가 아니라 사진을 올려도 됩니다. 오늘 입은 옷 사진이나 창밖 날씨 사진을 보내면 AI가 분위기에 맞는 음료를 골라줍니다.
단, 주문 완료는 스타벅스 앱이나 웹사이트에서만 가능합니다. ChatGPT에서 결제까지 끝내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한데, 이는 스타벅스가 로열티 프로그램(리워드 데이터)을 직접 손에 쥐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스타벅스가 이 기능을 만든 배경에는 ‘선택 과부하’ 문제가 있습니다. 사이즈, 샷 수, 시럽 종류, 토핑까지 조합하면 스타벅스의 주문 경우의 수는 3,000억 가지가 넘습니다. 이 복잡함이 대기 시간 증가의 원인으로 꼽혀왔고, CEO Brian Niccol은 취임 직후 메뉴를 30% 줄이기도 했습니다. AI 추천은 그 혼란을 줄이는 한 가지 시도입니다.
“정보 고치”에 갇힐 수 있다
문제는 AI가 추천을 잘할수록,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역설입니다.
2025년 중국 한 대학의 연구팀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AI 추천이 소비자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AI 추천을 받은 사용자 중 상당수가 오히려 더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고, 특히 “정보 고치(information cocoon)”에 갇혔다고 표현했습니다. AI가 과거 취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슷한 것만 반복 추천하다 보니, 우연히 새로운 걸 발견하는 재미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월마트의 사례는 더 구체적입니다. 월마트는 2025년 OpenAI와 손잡고 ChatGPT에서 직접 쇼핑할 수 있는 기능을 약 20만 개 상품에 적용했습니다. 실적을 보면, ChatGPT를 통해 추천된 상품의 구매 전환율이 기존 방식보다 3배 낮았습니다. Wired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AI가 골라준 상품을 샀을 때 주변 관련 제품을 함께 살펴보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었는데, AI가 그 과정을 생략해버렸습니다.
스타벅스는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과거 구매 이력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기분과 분위기를 기반으로 추천하기 때문에 반복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AI 피로감 속 타이밍 문제
이번 출시에는 타이밍 리스크도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AI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Harris Poll이 이번 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일상 구매를 AI에 맡기는 것을 신뢰한다는 미국 소비자는 39%에 그쳤습니다. AI가 생성한 광고가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아 철회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부분도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최근 자동화 축소를 선언한 회사입니다. CEO Niccol은 바리스타 수를 늘리고, 손으로 쓴 메모를 컵에 붙이고, 일회용 컵 대신 도자기 컵을 쓰겠다며 ‘사람 냄새 나는 스타벅스’를 강조해왔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ChatGPT 앱 출시는 다소 엇박자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 둘이 반드시 모순은 아닙니다. AI가 음료 발견을 돕고, 사람은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역할 분리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베타로 시작한 것도 이 실험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함으로 읽힙니다.
AI 추천이 실제로 커피를 더 즐겁게 만드는지, 아니면 ‘항상 비슷한 걸 마시게 만드는’ 함정이 되는지는 사용자 반응이 쌓여야 알 수 있습니다. Fortune 원문은 월마트 사례의 세부 데이터와 AI 쇼핑 실험에 대한 추가 분석도 다루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Meet the Beta Starbucks App in ChatGPT – Starbucks Newsroom
- Walmart partners with OpenAI to create AI-first shopping experiences – Walmart Corpo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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