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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일러스트 완전자동화 시도, 결국 사람 남긴 이유

우리는 AI로 일러스트를 완전 자동화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보다 사람 손을 더 많이 씁니다.

사진 출처: Evil Martians

개발자 대상 서비스를 만드는 스튜디오 Evil Martians가 자사 블로그 커버 일러스트 제작 과정을 AI로 완전히 대체하려다 겪은 시행착오를 공개했습니다. 20년 넘게 운영해온 이 블로그는 녹색 외계인 마스코트가 등장하는 커버 일러스트로 유명한데, 이 팀이 AI만으로 일러스트를 뽑아내려다 결국 사람을 다시 워크플로우에 끌어들인 이야기입니다.

출처: AI vs. human illustrators? AI + human illustrators! – Evil Martians

완전자동화를 노렸던 이유

원래는 외주 일러스트레이터 몇 명에게 커버를 맡겨왔는데, 문제가 계속 쌓였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마다 일정이 들쭉날쭉했고, 한 사람은 한 번에 하나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스코트를 그리는 사람마다 해석이 조금씩 달라서, 캐릭터가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예산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브랜드 제작을 사내로 들여오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마침 2025년 들어 이미지 생성 모델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팀 내에서 “이제는 되지 않을까”라는 이야기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90%는 되는데 10%가 안 됐다

Midjourney로 몇 시간씩 프롬프트를 다듬어보고, 벡터 이미지를 뽑아주는 Recraft를 시도했다가, Nanobanana로 넘어가 참고 이미지를 넣으면 꽤 근접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자체 GPT 앱까지 만들어봤습니다. 매번 90%까지는 도달했는데, 남은 10%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마스코트의 비율과 표정이 이미지마다 미묘하게 달라졌고, 텍스트나 그림자 같은 작은 디테일이 얼핏 보면 괜찮아 보이다가 오래 볼수록 무너졌습니다. 블로그 커버는 1200×1000 크기에 투명 배경으로 나가야 하는데, AI 모델은 기본적으로 불투명 배경에 한 가지 비율로만 이미지를 뱉어내서 매번 후처리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한 장을 완성하는 데 드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600~700이 나왔고, 이건 애초에 아끼려던 비용보다 더 큰 손해였습니다.

AI가 그리고 사람이 마무리하는 방식

팀은 결국 KOJI라는 AI 우선 디자인 에이전시와 협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편집자가 일러스트 방향을 한 줄로 정리해서 넘기면, KOJI 내부에서 AI로 초안을 여러 개 만들고 그중 가장 좋은 방향을 골라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자와 디테일을 손으로 마무리합니다. 이 구조로 바뀌면서 장당 비용은 $100으로 줄었고, 결과물 품질은 오히려 일정해졌습니다. 비용이 낮아지자 팀은 예전보다 2~3배 많은 일러스트를 발주하게 됐습니다. 다만 이걸 위해 마스코트를 3D 모델로 다시 만들고, 다양한 상황별 포즈를 미리 준비해두는 작업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저자는 이 경험이 일러스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AI 기능을 만드는 팀 대부분이 비슷한 곡선을 그린다는 겁니다. 데모는 되고, 초기 결과물도 그럴듯한데, 데모에서는 안 보이던 실패 패턴이 실제 프로덕션에서 드러납니다. 모델이 마지막 마일까지 다 건널 수 있다고 믿는 것이, 2026년 devtools 팀들이 가장 흔하게, 가장 비싸게 저지르는 착각이라고 저자는 짚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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