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365 상용 좌석 4억5천만 개 중, 코파일럿 유료 기능을 쓰는 비율은 4.5%가 안 됩니다. 그마저 매주 실제로 쓰는 비율은 20~30%에 그치죠.

정보매체 The Information이 입수한 부사장 제이컵 안드레우의 내부 메모(1,200단어 분량)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8월 소비자용과 기업용으로 나뉘어 있던 코파일럿을 하나의 앱으로 합칩니다. 메모의 표현을 빌리면 코파일럿 팀은 이제 “존재할 권리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출처: Microsoft follows Anthropic and OpenAI into the AI super app race with overhauled Copilot and AutoPilot agents – THE DECODER
설치는 됐는데 결제는 안 한다
숫자로 보면 문제가 꽤 뚜렷합니다. 분석업체 리콘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코파일럿의 유료 구독자 점유율은 2025년 7월 18.8%에서 2026년 1월 11.5%로, 반 년 만에 39% 가까이 줄었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 구글 제미나이가 유료 점유율에서 코파일럿을 앞질렀고요. 15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코파일럿·챗GPT·제미나이를 동시에 쓸 수 있게 했을 때 코파일럿을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은 8%뿐이었습니다.
반면 개발자용 깃허브 코파일럿은 사정이 다릅니다. 유료 구독자가 470만 명에 달하죠. 코딩 시간 단축이라는 좁고 명확한 효용을 파는 제품과, 회사 소프트웨어 전체에 얹혀 있지만 정작 왜 돈을 내야 하는지 체감이 안 되는 제품 사이의 차이입니다.
두 가지 다른 대응이 섞여 있다
이번 개편에는 사실 서로 다른 논리를 가진 조치 두 가지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저 전환율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입니다. 안드레우는 스냅에서 스냅챗의 일간 활성 사용자를 8천만에서 3억6천만으로 키운 성장 담당 임원 출신인데, 나델라가 그에게 1만1천 명 규모 조직을 맡긴 건 “기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용자를 붙잡지 못해서” 생긴 문제로 진단했다는 신호입니다. 앱을 하나로 합치고 로그인도 하나로 통일하는 것 역시, 여러 개의 코파일럿을 넘나들며 느끼는 피로감을 줄여 전환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환율 문제와는 별개로, 순전히 비용 구조 때문에 나온 결정입니다. 바로 오토파일럿의 유료화입니다. 챗봇에 질문 하나를 던지면 모델 호출은 한 번으로 끝나지만, 일정을 조율하거나 이메일 스레드를 요약하는 백그라운드 작업 하나는 모델을 열 번에서 스무 번까지 호출할 수 있습니다. 가트너는 이런 에이전트형 작업이 단순 챗봇 질의보다 5배에서 30배 많은 토큰을 소모한다고 추정하고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6월 코파일럿 코워크 요금제를 사용량 기반으로 바꾼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여기서 짚을 만한 지점이 있습니다. 이미 지갑을 안 여는 사람이 96%나 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유료 등급을 하나 더 얹는 건 전환율을 높이는 처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부담을 하나 더 얹는 셈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앱 통합”과 “오토파일럿 유료화”를 하나의 해법으로 묶어 보기보다는,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도와 비용을 감당하려는 시도가 같은 개편 안에 나란히 들어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무엇이 바뀌는가
코파일럿 팟캐스트와 코파일럿 랩스는 사용률이 낮아 폐지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기능을 실제로 없앤 첫 사례라는군요. 깃허브 코파일럿, 코파일럿 챗, 코파일럿 코워크, 오토파일럿은 하나의 로그인과 코드베이스로 묶입니다. 다만 개인 계정과 회사 데이터가 한 앱 안에 공존하게 되는 만큼, 기업 IT 관리자를 위한 데이터 분리·거버넌스 방안과 오토파일럿의 정확한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깃허브 코파일럿의 성공과 M365 코파일럿의 부진이 나란히 보여주는 건 결국 이겁니다. AI 도구가 자리를 잡으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인상보다 “이걸 쓰면 확실히 시간이 굳는다”는 순간이 필요하다는 것. 오토파일럿이 그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이미 낮은 전환율에 부담만 하나 더 얹는 결과로 끝날지는 8월 이후에나 드러날 일입니다.
참고자료: Microsoft Copilot Merges Into One App in August as Feature Cuts Reveal a Paid-Adoption Crisis – Tech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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