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도 않는 고양이를 위한 표준 파일을 만들었더니, AI 봇이 부지런히 긁어갔고 ChatGPT는 “순위에 도움이 된다”고 진지하게 답했습니다. llms.txt가 효과 있다는 근거로 제시되는 ‘증거’ 넷을, 이 가짜 파일이 하나도 빠짐없이 통과한 겁니다.

SEO·GEO 전문가 Mark Williams-Cook이 자신의 뉴스레터에 실험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웹사이트에 딸린 고양이들의 이름과 직책, 품종, 애정도(PurrLevel)를 선언하는 cats.txt라는 표준을 지어내 블로그에 명세서까지 올렸죠. 목적은 하나, llms.txt를 ‘효과 있다’고 파는 근거가 실제로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How cats.txt showed llms.txt evidence is GEO astrology – Mark Williams-Cook
반박 대신 터무니없는 걸 같은 잣대로
llms.txt는 AI 크롤러에게 사이트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 보여준다는 텍스트 파일입니다. 몇 달째 멀쩡한 사람들이 이 파일이 AI 검색을 조용히 바꾸고 있다고 제안서와 발표 자료에 적었죠. Cook은 말로 반박해봐야 다들 고개만 끄덕이고 원래 하던 대로 돌아간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우스꽝스러운 대상을 골라, llms.txt와 똑같은 검증을 통과시키기로 했습니다. cats.txt 명세서를 쓰고, 링크드인에 “SEO와 GEO에 빠져 있던 표준”이라며 도입을 권하는 글까지 올렸죠. 예상 밖이었던 건 SEO 커뮤니티가 농담인 줄 알면서도 가담했다는 겁니다. 누군가는 자기 사이트에 cats.txt를 달았고, 급기야 더 잘 정리된 catstxt.org까지 등장했습니다.
네 가지 ‘증거’를 가짜 파일이 통과한 방식
사람들이 llms.txt의 근거로 드는 관측은 네 가지입니다. AI 봇이 로그에 찍힌다, 구글이 색인한다, LLM이 파일 내용을 그대로 말한다, ChatGPT가 도움이 된다고 확언한다. cats.txt는 이 넷을 전부 통과했습니다.
하나씩 뜯어보면 어느 것도 증거가 아니라는 게 드러납니다. 크롤러가 파일을 가져가는 건 크롤러의 본래 일이지, 내용을 읽고 신뢰한다는 뜻이 아니죠. 우편배달부가 대문을 만졌다고 쓰레기통 속 내용을 보증하지는 않습니다.
구글은 글자가 담긴 텍스트 파일이면 무엇이든 오래전부터 색인해 왔고, 색인은 “이 URL에 단어가 있다”는 사실일 뿐입니다. LLM이 파일 속 고양이 정보를 되풀이한다고 그 표준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며, ChatGPT에 “이거 효과 있나요”라고 물으면 웬만하면 그렇다고 답하는 성향이 있을 뿐이라는 것.
이 흐름은 봇 트래픽이 이미 웹을 뒤덮은 지금 특히 헷갈리기 쉽습니다. AI 관련 트래픽이 1년 새 급증해 사람 트래픽을 크게 앞질렀다는 조사도 이 착시를 부추기죠.
AI 트래픽 1년새 187% 증가, 인간은 3.1%에 그쳤다
우산을 접으면 비가 그친다는 착각
핵심은 교란변수입니다. 어떤 관측이 대상의 참·거짓과 무관하게 어차피 일어나는데도, 그걸 대상이 참이라는 증거로 삼는 함정이죠. Cook은 이를 “우산을 접을 때마다 비가 그치니 우산이 비를 멈춘다고 결론짓는 것”에 빗댔습니다. 봇이 긁고 구글이 색인하고 LLM이 답하는 일은 파일이 진짜 효과가 있든 없든 똑같이 벌어진다는 겁니다.
Cook은 llms.txt가 절대 효과 없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그가 겨냥한 건 파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파는 데 동원되는 추론의 수준이라는 것. 가짜 고양이 파일 하나가 멈칫하지도 않고 통과할 만큼 기준이 낮다면, 매달 새로 발명되는 GEO 전술 절반에도 같은 잣대를 대봐야 한다는 얘기죠.
내 사이트에 시간 쓰기 전에
Cook은 논지를 위해 두 가지 사실을 잠시 접어뒀죠. 첫째, 어떤 LLM 제공사도 검색이나 발견에 llms.txt를 쓴다고 밝힌 적이 없습니다. 구글의 John Mueller는 “지금 어떤 AI 시스템도 llms.txt를 사용하지 않으며, 서버 로그만 봐도 명백하다”고 잘라 말했죠. 둘째, Ahrefs가 10만 개 도메인을 조사했더니 이 파일은 정작 크롤러에게 사실상 무시당했고, 인용에서 측정 가능한 이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개인 블로그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져갈 건 llms.txt를 깔지 말지가 아닙니다. 어떤 AI 효과 주장을 만났을 때, “이 관측이 효과가 없어도 어차피 나타나는 것 아닌가”를 먼저 물어보는 습관이죠. 상관을 인과로 바꿔 읽는 순간, 최적화 전략은 점성술과 구분되지 않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