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 해 동안 사람들이 인터넷을 찾은 횟수는 3.1%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AI가 인터넷을 찾은 횟수는 187% 늘었죠. 인터넷을 채우는 방문자의 정체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보안 기업 HUMAN Security가 발표한 ‘2026 State of AI Traffic & Cyberthreat Benchmark Report’는 이 변화를 데이터로 짚습니다. 자사 플랫폼에 쌓인 1천조 건이 넘는 인터랙션을 분석한 결과, AI 관련 트래픽이 인간 트래픽보다 약 8배 빠르게 늘었다는 겁니다. 그중에서도 웹을 자율적으로 돌아다니는 AI 에이전트 트래픽은 1년 만에 79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출처: Measuring the AI-Driven Internet with The 2026 State of AI Traffic & Cyberthreat Benchmark Report – HUMAN Security
늘어난 속도, 늘어난 방식
187%라는 증가폭은 1년 내내 고르게 벌어진 게 아닙니다. AI 트래픽은 1월부터 10월까지 거의 4배(3.61배) 가까이 불어났다가, 11월과 12월에는 정체기에 들어섰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정체 직전, 11월 중순부터 12월 초 사이에 xAI의 Grok 4.1, 구글의 Gemini 3, Anthropic의 Claude Opus 4.5, OpenAI의 GPT-5.2가 잇따라 출시됐습니다. 리포트는 AI 트래픽의 3분의 2가량이 여전히 모델 학습용 크롤러에서 나온다고 밝히는데, 신모델 출시 러시 직전 학습 데이터 수집이 몰렸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늘어난 트래픽의 발신지
이 트래픽이 누구에게서, 어디로 향하는지도 상당히 쏠려 있습니다. AI 봇 트래픽의 약 69%는 OpenAI가, 16%는 메타가, 11%는 Anthropic이 만들어냅니다. 세 회사가 사실상 AI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죠. 업종별로 보면 쏠림은 더 뚜렷합니다. 전체 AI 트래픽의 95% 이상이 리테일·이커머스, 스트리밍·미디어, 여행·숙박이라는 단 세 업종에 몰려 있습니다. 구조화된 데이터가 자주 갱신되고, 그만큼 AI가 학습하고 활용하기에 가치가 큰 업종들입니다.
읽던 봇에서, 행동하는 봇으로
트래픽의 성격도 바뀌고 있습니다. 아직은 모델 학습용 크롤러가 AI 트래픽의 67.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 비중은 한 해 동안 계속 줄었습니다. 대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긁어오는 스크래퍼 트래픽이 597% 늘었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에이전트 트래픽은 비중은 작아도(1.7%) 가장 빠르게 커졌습니다.
이 에이전트들이 실제로 하는 일을 보면 변화가 더 선명합니다. 활동의 77%는 상품·검색 페이지에서 일어나지만, 9%는 계정 로그인 같은 인증 과정을, 2%는 결제 단계까지 건드립니다. 웹을 읽기만 하던 봇이 이제는 검색하고, 로그인하고, 결제까지 하는 존재로 바뀐 겁니다. 리포트는 정상적인 자동화와 악의적인 자동화를 가르는 행동 패턴의 차이가 0.5%포인트에 불과하다고도 밝혔는데, 봇을 걸러내는 일 자체가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숫자 뒤편의 풍경
이 변화가 실제 웹사이트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SEO 컨설턴트 Harry Clarkson-Bennett이 Similarweb 데이터로 짚은 언론사 트래픽 흐름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 3년간 대중지 성격의 언론사들은 다이렉트 트래픽이 평균 33.1%, 프리미엄 언론사는 23.4% 줄었습니다. 브랜드명을 직접 검색해 찾아오는 트래픽도 매체에 따라 25~56%까지 감소했습니다. 버밍엄 메일은 다이렉트 트래픽의 54.6%를, 데일리 미러는 브랜드 검색의 56%를 잃었죠.
AI가 정보를 대신 찾아주고 답까지 내놓는 쪽으로 옮겨가는 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직접 찾아왔는가’로 콘텐츠의 가치를 재던 오래된 기준도 함께 흔들리고 있는 셈입니다.
참고자료: Weekly Insight #1 – Habitual Publisher Traffic is Collapsing – Leadership in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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