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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똑똑한 모델이 가장 안 팔린다, Fable 5와 GLM-5.3의 5.4배 가격차

같은 코딩 문제를 풀렸을 때 정답률은 69.7%와 69.0%로 거의 같았죠. 그런데 비용은 한쪽이 21.63달러, 다른 쪽이 3.99달러였습니다. 5.4배 차이.

사진 출처: Together AI

Together AI가 Anthropic의 최신 모델 Claude Fable 5와 중국 Z.ai의 GLM-5.3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벤치마크 DeepSWE로 나란히 돌린 결과입니다. 비슷한 시기 Financial Times도 “가장 성능 좋은 모델이 오히려 저렴한 대안에 밀리고 있다”고 보도했고, OpenAI는 GPT-5.6 Sol로 반등하며 이 흐름에 다른 각도의 증거를 보탰죠. 세 자료를 겹쳐 보면 지금 AI 모델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보입니다.

출처:

며칠 만에 뒤집힌 순위

지난주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죠.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Anthropic은 연환산 매출 650억 달러를 넘기며 분기 매출에서 처음으로 OpenAI를 앞섰습니다(116억 달러 대 67억 달러). 그런데 7월 9일 GPT-5.6 Sol이 출시되면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the-decoder에 따르면 GPT-5.6 Sol 출시 이후 OpenAI의 분기 매출은 35% 증가,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50% 이상 늘었습니다. 결제 데이터 업체 Ramp의 조사로는 3분기 비즈니스 API 지출 증가율도 OpenAI가 82%로 Anthropic의 76%를 다시 앞선 겁니다. 두 회사 모두 성장세가 예전만 못했던 이유 중 하나로 오픈 웨이트 모델의 약진이 꼽힙니다.

왜 비싼 모델이 밀리는가

Fable 5는 실제로 뛰어난 모델입니다. dbreunig이라는 필자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Fable 5를 두고 “여전히 놀랍다”고 평했습니다. 문제는 가격. Opus나 GPT-5.6, GLM 같은 대안이 “대부분의 코딩 작업에는 충분히 좋아서” 굳이 가장 비싼 모델을 쓸 이유가 줄었다는 겁니다.

그는 이 상황을 무어의 법칙에 빗댑니다. CPU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뛰던 시절에는 코드를 굳이 최적화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어차피 다음 세대 칩이 문제를 덮어줬으니까요.

하지만 2000년대 중반 단일 스레드 성능 향상이 정체되자, 개발자들은 병렬화와 메모리 지역성 같은 걸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AI 모델도 비슷한 전환점에 서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예전에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같은 값에 성능이 올라가 하니스나 컨텍스트 전략을 다듬는 데 시간을 쓰는 게 아까웠는데, 이제는 “어떤 작업을 어디로 보낼지”가 실질적인 질문이 됐다는 것.

오픈모델이 실제로 돈 버는 일을 한다

SemiAnalysis는 이번 흐름이 작년 초 “딥시크 모먼트”와는 다르다고 짚습니다. 당시 R1은 화제만 됐을 뿐 실제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작업에는 거의 쓰이지 않았죠. 반면 GLM 5.3과 Kimi K3는 Anthropic을 연매출 650억 달러 이상으로 밀어올린 것과 같은 종류의 코딩·에이전틱 작업을 실제로 해내고 있다는 것.

Together의 벤치마크 수치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첫 시도 정답률(pass@1)은 Fable 5가 69.7%, GLM-5.3이 69.0%로 오차범위 안입니다. 오히려 재시도를 허용하면 GLM-5.3이 더 앞섭니다. 4번 시도까지 허용했을 때 정답률은 GLM-5.3 87.6%, Fable 5 84.1%. 100달러를 쓴다고 가정하면 GLM-5.3은 과제 17개를 풀고 Fable 5는 3개를 풉니다.

개인에게는 무엇이 달라지나

지금까지는 “가장 비싼 모델이 대체로 가장 낫다”는 가정이 크게 틀리지 않았죠. 이제는 그 가정이 매번 성립하지 않습니다. dbreunig도 자신의 작업 방식을 예로 듭니다. 설계를 고민하고 방향을 잡는 단계에서는 Fable과 대화하되, 정해진 형태로 코드를 짜는 반복 작업은 GLM에 넘긴다는 것.

구독료를 매달 자동으로 내고 있다면, 그 모델이 지금 하는 작업에 정말 필요한 수준인지 한 번쯤 점검해볼 만한 시점입니다. 최고 성능 모델과 저렴한 대안의 격차가 좁아질수록, 어떤 작업에 어떤 모델을 쓸지 가려내는 감각 자체가 비용을 아끼는 기술이 되는 셈이죠.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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