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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AI 콘텐츠의 은밀한 침투: 마이크로소프트와 호주 라디오 사례로 본 생성형 AI의 현주소

우리는 이미 AI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AI 생성 콘텐츠를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고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최근 밝혀진 두 가지 흥미로운 사례는 생성형 AI 기술이 이미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자연스러워졌음을 보여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생성 광고와 호주 라디오 방송국의 AI DJ 사례를 통해, 우리는 AI가 어떻게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에 조용히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스러운 AI 광고 실험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생성 광고 이미지 (출처: The Verge)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Surface Pro와 Surface Laptop을 위한 1분짜리 광고를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광고가 발표된 시점은 광고가 공개된 지 무려 3개월이 지난 후였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동안 이 광고를 본 4만여 명의 시청자 중 누구도 이 광고에 AI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인 블로그에 따르면, 이 광고는 완전히 AI로만 제작된 것은 아닙니다. 시니어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인 제이 탄(Jay Tan)은 “가끔 AI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나타났다”고 인정하며, 제작팀이 AI 출력물을 수정하고 실제 영상과 통합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광고 제작 과정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먼저 AI 도구를 사용하여 “설득력 있는 스크립트, 스토리보드 및 피치 데크”를 생성했습니다. 그런 다음 마이크로소프트 팀은 텍스트 프롬프트와 샘플 이미지를 결합하여 챗봇으로 텍스트 프롬프트를 생성하고, 이를 이미지 생성기에 입력했습니다. 생성된 이미지는 추가로 수정을 거쳐 환각 현상과 기타 오류를 수정한 후, Hailuo나 Kling과 같은 비디오 생성기에 입력되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시스코 맥카시(Cisco McCarthy)는 “우리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아마도 수천 개의 다른 프롬프트를 시도했을 것”이라며 “한번에 완성되는 프롬프트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과정이 기존 방식보다 더 많은 작업을 요구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비주얼 디자이너인 브라이언 타운센드(Brian Townsend)는 팀이 “일반적으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의 90%를 절약했을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호주 라디오 방송국의 AI DJ ‘타이’

AI 라디오 호스트 '타이'의 이미지 ‘워크데이즈 위드 타이(Workdays with Thy)’ 프로그램 이미지 (출처: Horizon AI)

한편, 호주의 시드니 서부에 위치한 라디오 방송국 CADA에서는 매일 오전 11시에 ‘타이(Thy)’라는 젊은 DJ가 방송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 타이는 실제 사람이 아닌 AI로 생성된 가상의 DJ입니다.

‘워크데이즈 위드 타이(Workdays with Thy)’라는 이 프로그램은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과 매우 흡사하게 진행됩니다. 4시간 동안 힙합, R&B, 팝을 믹스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의 호스트는 완전히 AI의 작품입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프로그램이 최소 7만 2천 명의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6개월 동안 누구도 호스트가 AI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라디오 호스트의 목소리와 인물상은 회사의 재무 부서에 근무하는 실제 직원을 모델로 하고 있으며, 목소리는 ElevenLabs 기술을 사용하여 생성되었습니다. 특히 이 라디오 방송국은 CADA의 웹사이트나 쇼 자체에서 호스트가 AI로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AI 콘텐츠 생성의 효율성과 경제성

이 두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AI 콘텐츠 생성의 놀라운 효율성과 경제성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일반적인 광고 제작 과정에 비해 90%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다고 합니다. 이는 AI가 단순히 인간의 창의성을 보조하는 도구를 넘어,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구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AI를 행정 업무에 도입함으로써 연간 122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미디어와 광고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의 도입이 가져올 수 있는 효율성 향상을 보여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자인 책임자인 존 프리드먼(Jon Friedman)은 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 AI가 크리에이티브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창작자의 무기고에 새로운 도구로 추가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의 말을 인용하자면, “갑자기 디자인 직무는 어떻게 편집하느냐의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윤리적 고려사항과 투명성 문제

이러한 사례들은 AI 생성 콘텐츠의 투명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호주 라디오 방송국의 경우, AI DJ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콘텐츠가 AI에 의해 생성되었는지를 소비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3개월이 지난 후에야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지만, 정확히 어떤 장면이 AI로 생성되었는지는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AI 생성 콘텐츠가 점점 더 일상화되고 식별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투명성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AI와 인간 창작자의 공존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인간 창작자를 대체한다기보다는 그들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광고 제작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AI는 초기 아이디어 생성, 스토리보드 작성, 이미지 생성 등을 도울 수 있지만, 여전히 인간의 감독과 편집이 필요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자인 책임자가 언급했듯이, AI 시대의 디자인 직무는 ‘편집’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될 것입니다. 창작자들은 AI 도구를 활용하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생성하고, 그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미래 전망: AI가 바꿀 미디어와 광고 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호주 라디오 방송국의 사례는 AI가 미디어와 광고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과 미디어 기관이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25년에는 AI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미디어와 광고 분야에서도 그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스터카드의 최고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라자 라자마나(Raja Rajamannar)와 WPP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스테판 플레토리우스(Stefan Pletorius)의 대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AI는 마케팅 자동화와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 AI 시대를 준비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생성 광고와 호주 라디오 방송국의 AI DJ 사례는 생성형 AI 기술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AI 생성 콘텐츠는 인간이 만든 콘텐츠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졌고, 이는 우리가 미디어를 소비하고 창작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투명성, 윤리, 인간 창작자의 역할 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AI 시대에 미디어와 광고 산업이 번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입니다.

AI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으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더 많은 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준비하며, AI와 인간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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