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ic이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와 손잡고 의료 데이터 상호운용성 문제 해결에 나서며, AI를 통한 환자 중심 의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했습니다.

의료 데이터의 고질적 문제, 사일로 현상
미국 의료계는 오랫동안 데이터 분산과 단절 문제로 고민해왔습니다. 환자의 의료 정보가 병원, 보험사, 약국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어 통합적인 치료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Anthropic의 최고제품책임자(CPO) 마이크 크리거는 “의료 사일로 현상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왔다”며 “이는 모든 배경의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을 줍니다. 환자는 새로운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동일한 정보를 반복해서 제공해야 하고, 의료진은 불완전한 정보로 진료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특히 응급상황에서는 이런 정보 단절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Model Context Protocol, 해결의 열쇠
Anthropic이 제시하는 해결책의 핵심은 바로 Model Context Protocol(MCP)입니다. MCP는 AI 시스템이 다양한 데이터 소스와 애플리케이션에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표준 프로토콜입니다.

의료 분야에서 MCP는 호환되지 않는 시스템들 사이의 지능적인 다리 역할을 합니다. 환자의 동의 하에 AI 어시스턴트가 CMS 연계 네트워크와 개인 건강 기록에 안전하게 접근하여,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 정보를 더 잘 이해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Anthropic은 이미 AI 시스템에서 이와 유사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데이터 소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기술적 노하우를 의료 분야에 적용하여, 기존 의료 인프라를 보완하는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백악관의 ‘헬스 테크 그레이트 어게인’ 이니셔티브
이번 Anthropic의 참여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의료 기술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2025년 7월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헬스 테크 그레이트 어게인(Make Health Tech Great Again)’ 행사에서는 Amazon, Apple, Google, OpenAI 등 60여 개 주요 기술 기업들이 환자 중심의 차세대 디지털 헬스 생태계 구축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메멧 오즈 CMS 관리자는 “환자들이 수십 년간 경제의 거의 모든 다른 부문을 변화시킨 혁신적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져왔다”며 “오늘 이 기업가적 회사들의 약속으로 환자와 의료진의 이익을 위한 미국 의료 시스템의 패러다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구현 방안과 기대 효과
CMS의 새로운 계획에 따르면, 2026년 1분기부터 환자들은 현대적인 디지털 신원 인증 솔루션을 통해 각 의료 웹사이트마다 계정을 만들고 사용자명과 비밀번호를 기억할 필요 없이 자신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서비스들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당뇨병 및 비만 관리: AI 기반의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도구가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언을 제공합니다.
대화형 AI 어시스턴트: 환자들이 증상을 확인하고, 치료 옵션을 탐색하며, 병원 예약을 잡는 등의 작업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처리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체크인 시스템: 종이 양식을 대신하는 매끄러운 디지털 체크인 방식으로 ‘클립보드를 없애는’ 혁신을 실현합니다.
Anthropic은 의료진, 보험사, 데이터 플랫폼, 소비자 기술 회사들과 협력하여 환자 데이터를 통합하고 Claude를 통해 이를 유용하고 실행 가능한 정보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환자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한국 의료계에 주는 시사점
이번 미국의 사례는 한국 의료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병원별로 분산된 의료 정보 시스템과 제한적인 데이터 연계로 인한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이 병원마다 다르고,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동할 때 의료 정보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 기업 간의 협력 모델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의 경우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표준을 제시하고, 민간 기업들이 기술적 혁신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맞추는 좋은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동의를 전제로 한 데이터 활용 방식은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도 참고할 만한 접근법입니다. 환자가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동시에 그 데이터가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위해 활용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Anthropic의 이번 참여는 AI 기술이 의료 분야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입니다.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려는 접근 방식은 전 세계 의료계가 주목할 만한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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