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AI 검색은 웹 트래픽을 해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데이터와 업계 현실은 정반대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글의 AI 검색 기능이 웹사이트 트래픽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글이 공식 반박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구글의 주장과 현실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합니다.
논란의 시작: Pew Research의 충격적인 연구 결과

2025년 7월, Pew Research Center가 발표한 연구 결과는 업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900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AI 오버뷰가 표시된 검색 페이지에서 사용자들이 링크를 클릭한 비율은 단 8%였습니다. 반면 AI 요약이 없는 일반 검색 결과에서는 15%가 링크를 클릭했습니다.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AI 요약을 본 사용자들이 브라우징을 완전히 종료하는 비율이 26%에 달했다는 점입니다. 일반 검색 결과에서는 16%에 불과했습니다.
구글의 반박: “모든 것이 괜찮다”

Pew Research 결과가 발표된 직후, 구글 검색 책임자 Liz Reid는 공식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강력히 반박했습니다. 그녀의 주요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총 오가닉 클릭 볼륨은 전년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것입니다. 구글은 AI 오버뷰가 더 많은 검색을 유도하고, 사용자들이 더 질 높은 클릭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Reid는 “AI 응답이 전체적인 윤곽을 제공하지만, 사람들은 더 깊이 파고들기 위해 클릭한다”며 “이런 클릭들은 더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숨겨진 진실: 구체적 데이터의 부재
하지만 구글의 반박에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모호한 표현만 반복할 뿐, Pew Research처럼 명확한 퍼센티지나 비교 데이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구글의 주장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듭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구글이 인정한 부분입니다. “일부 사이트는 트래픽이 감소하고 일부는 증가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곧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나뉘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피해 상황: 언론사들의 위기
실제 언론사들이 겪고 있는 상황은 구글의 낙관적 주장과는 거리가 멉니다.
- CNN: 전년 대비 약 30% 트래픽 감소
- Business Insider: 약 40% 트래픽 감소
- HuffPost: 약 40% 트래픽 감소
- The Planet D (여행 블로그): 90% 트래픽 감소로 폐쇄
The Verge의 퍼블리셔 Helen Havlak은 “AI 오버뷰의 등장과 구글 트래픽 감소가 명확히 일치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승자는 누구인가: 포럼, 비디오, “진정한 목소리”

구글이 말하는 “혜택받는 사이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드러납니다.
AI 오버뷰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소스는 위키피디아, 유튜브, 레딧입니다. 이 세 플랫폼이 AI 오버뷰 인용의 15%를 차지합니다.
구글이 “진정한 목소리와 직접적 관점”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상 레딧을 의미합니다. 구글은 2024년 초 레딧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후 검색 결과에서 레딧 링크가 급증했습니다.
정부 웹사이트(.gov)도 AI 오버뷰에서 6% 비중을 차지해 일반 검색 결과의 2%보다 3배 높습니다. 반면 뉴스 웹사이트는 두 경우 모두 5%로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제로 클릭 검색의 현실화
업계에서 오랫동안 우려해온 “제로 클릭 검색”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답을 얻고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는 현상입니다.
현재 구글 검색의 약 20%에서 AI 오버뷰가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비율이 계속 증가하면서 더 많은 웹사이트들이 트래픽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10단어 이상의 긴 검색어의 53%에서 AI 오버뷰가 나타나며, “누가”, “무엇을”, “언제”, “왜”로 시작하는 질문형 검색의 60%에서 AI 요약이 제공됩니다.
웹 생태계의 변화와 대응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퍼블리셔들은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The Verge는 구독 모델을 강화하고 소셜 미디어와 유사한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독자들이 작가와 토픽을 팔로우할 수 있게 하고, 무한 스크롤 피드를 제공해 사이트 체류 시간을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AI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합니다. Scrunch AI 같은 스타트업은 기업들이 AI 도구에 의해 더 잘 인용되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Cloudflare는 “페이 애즈 유 크롤(pay-as-you-crawl)”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AI 봇이 웹사이트 콘텐츠를 스캔하기 전에 먼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구글의 공식 입장과 달리, 실제 데이터는 AI 검색이 웹 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구글이 2025년 5월 발표한 새로운 “AI Mode” 기능은 이런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는 상황에서,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단순히 검색 최적화(SEO)를 넘어서 독자와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구독 모델, 커뮤니티 기능, 독점적 콘텐츠 등이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구글의 “모든 것이 괜찮다”는 주장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웹 퍼블리셔들의 대응 전략도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참고자료:
- AI in Search: Driving more queries and higher quality clicks – Google Blog
- Do people click on links in Google AI summaries? – Pew Research Center
- Will Google’s AI Overviews kill news sites as we know them? – NPR
- Google’s AI Overviews are quietly reshaping the internet – Fortune
- Google search boss says AI isn’t killing search clicks – Ars Technica
- Google swears it isn’t destroying the web with AI search – The Ve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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