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미디어 재단이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위키피디아의 실제 인간 방문자가 전년 대비 8% 감소했다는 것이었죠. 구글 같은 검색엔진이 생성형 AI로 위키피디아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니 사람들이 굳이 위키피디아를 방문하지 않게 된 겁니다. 25년간 인터넷의 무료 지식 보고로 군림해온 위키피디아가 지금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8% 트래픽 감소의 진짜 의미: 구글 AI가 위키피디아 콘텐츠를 가져다 답변하지만 출처 방문은 유도하지 않음. 콘텐츠는 쓰이지만 만든 사람에게는 아무 보상이 없는 구조
- 자원봉사 생태계 붕괴 위험: 방문자 감소 → 편집자 감소 → 콘텐츠 품질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 위키피디아는 광고 없는 자원봉사 기반 플랫폼이라 더 취약
- 레딧도 같은 운명: 주가 60% 폭락하며 자체 AI 검색으로 방어에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평가. 콘텐츠 제공자는 모두 피해자

브라질발 봇 공격에서 드러난 진실
위키미디어 재단의 Marshall Miller는 처음엔 이상한 징조를 발견했습니다. 5월과 6월에 브라질에서 갑자기 트래픽이 폭증했던 겁니다. 뭔가 이상해서 봇 탐지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더니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트래픽 대부분이 “사람인 척하는” 정교한 봇들이었던 거죠. AI 회사들이 위키피디아 콘텐츠를 긁어가려고 탐지를 피하는 봇을 만들었던 겁니다.
봇을 걸러내고 나니 진짜 충격적인 현실이 보였습니다. 실제 인간 방문자가 전년 대비 8% 줄었던 겁니다. 사람들이 위키피디아의 ‘내용’은 여전히 보지만 위키피디아 ‘사이트’는 덜 찾는 것이었죠.
구글이 답을 주니 클릭할 이유가 없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구글에서 뭔가를 검색하면 이제 생성형 AI가 위키피디아 내용을 요약해서 바로 보여줍니다. “파리의 인구가 몇 명이지?” 같은 질문에 굳이 위키피디아 링크를 클릭할 필요가 없어진 거죠. AI가 답을 다 줘버리니까요.
더 심각한 건 젊은 세대였습니다. Z세대는 구글조차 잘 안 씁니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영상으로 정보를 찾습니다. “파리 여행 정보”를 위키피디아에서 읽는 대신 틱톡에서 30초 영상을 보는 거죠.
위키미디어 재단은 이런 변화를 환영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지식을 얻는 새로운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Miller는 핵심을 짚었습니다. “위키피디아 방문이 줄면 자원봉사 편집자가 줄고, 개인 기부자도 줄 것입니다.”

레딧의 반격, 하지만 이미 늦었다
위키피디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레딧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레딧은 올해 3월 주가가 60% 폭락했습니다. 구글이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레딧 콘텐츠를 AI 요약으로 보여주니 레딧 사이트 방문이 급감했던 거죠. 레딧 CEO Steve Huffman은 “구글 알고리즘 조정이 트래픽에 변동성을 일으켰다”고 인정했습니다.
레딧의 대응은 어땠을까요? 자체 AI 검색 기능을 5개 언어(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로 확장했습니다. 구글에 트래픽을 빼앗기니 사용자를 플랫폼 안에 붙잡아두겠다는 방어 전략이었죠. 하지만 Wells Fargo는 “사용자 이탈이 영구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습니다.
콘텐츠는 쓰지만 만든 사람은 버린다
아이러니가 뭔지 아세요? 위키피디아 콘텐츠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쓰이고 있다는 겁니다. 거의 모든 대형 언어모델(LLM)이 위키피디아로 학습합니다. ChatGPT든 Gemini든 Claude든, 다들 위키피디아 데이터를 먹고 자랐습니다.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도 위키피디아 정보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죠.
사람들은 여전히 위키피디아가 만든 지식을 읽고 있습니다. 다만 wikipedia.org에 직접 방문하지 않을 뿐입니다. 위키미디어 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위키피디아는 여전히 “중립적이고 정확한 정보원”으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AI 시대에 위키피디아의 가치는 더 올라갔지만, 위키피디아 자체는 위기에 처한 겁니다.
Miller는 분명히 말합니다. “위키피디아 콘텐츠를 사용하는 LLM, AI 챗봇, 검색엔진, 소셜 플랫폼은 위키피디아로 더 많은 방문자를 유도해야 합니다.”
선순환이 무너지면 누가 계속 쓸까
위키피디아는 특별합니다. 광고가 없습니다. 영리 기업이 아닙니다. 순전히 자원봉사 편집자들과 개인 기부자들로 유지되는 곳이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무료로 지식을 만들고 검증하고 업데이트합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선순환 구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위키피디아를 방문한다 → 일부가 편집자가 된다 → 콘텐츠가 풍부해진다 →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 기부도 늘어난다.
이 순환이 지금 끊어지고 있습니다. 방문자가 줄면 편집자도 줄고, 기부자도 줄어듭니다. 콘텐츠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위키피디아의 신뢰도도 무너집니다. 그럼 AI 답변의 품질도 떨어지겠죠.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겁니다.
실제로 위키피디아 편집자들은 지금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잘못된 내용이 위키피디아에 올라오는 걸 막느라 24시간 싸우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생태계를 되살리려면
위키미디어 재단은 대응책을 내놨습니다. AI 회사들이 위키피디아 콘텐츠를 쓸 때 제대로 출처를 표시하고 위키피디아 방문을 유도하도록 기술적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입니다. 두 개의 독자 팀(Reader Growth와 Reader Experience)을 만들어 사람들이 위키피디아를 찾고 읽는 새로운 방법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틱톡, 로블록스,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서 위키피디아 콘텐츠를 영상이나 게임으로 제공하는 것도 시도 중입니다.
하지만 Miller는 개인의 역할도 강조합니다. “정보를 온라인에서 찾을 때 출처를 확인하고 원본 자료를 클릭하세요.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만든 지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세요. 생성형 AI 뒤에 있는 콘텐츠는 진짜 사람들이 만든 거고, 그들은 지원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위키피디아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검증 가능하고, 중립적이고, 투명한 정보의 기준을 제시하는 건 위키피디아뿐이니까요. 하지만 AI 플랫폼들이 콘텐츠만 가져가고 출처는 외면한다면, 누가 계속 무료로 지식을 만들까요? 정보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 지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참고자료:
- New User Trends on Wikipedia – Wikimedia Foundation
- Wikipedia says traffic is falling due to AI search summaries and social video – TechCrunch
- Reddit expands its AI-powered search to 5 new languages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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