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도구로 생산성이 10배 올랐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셨죠? 그런데 Google에서 실제로 2년간 추적한 데이터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신뢰도는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Google Chrome Developer Experience 팀의 Addy Osmani가 Zed와의 세션에서 공개한 내용입니다. 그는 지난 2년간 Google 내부와 업계 전반의 AI 코딩 채택 패턴을 추적해왔는데요. Google에서는 현재 전체 코드의 30% 이상을 AI가 생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채택률이 올라가는 동안 개발자들의 신뢰도는 70%에서 60%로 떨어졌습니다. 약 30%의 개발자는 AI 생성 코드를 거의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죠.
출처: AI’s 70% Problem – Zed Blog
70%는 빠르게, 나머지 30%는 여전히 어렵다
Osmani가 발견한 핵심 패턴은 이렇습니다. AI는 앱이나 기능 코드의 약 70%를 빠르게 만들어냅니다. 스캐폴딩이나 명확한 패턴은 문제없죠. UI도 금방 나오고, 몇 개 프롬프트만 작성하면 그럴듯하게 작동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30%가 문제입니다. 엣지 케이스 처리, 디버깅, 프로덕션 시스템과의 통합, 보안과 API 키 관리 같은 부분들이죠. 이런 작업들은 예전만큼이나 시간이 걸립니다. “겉보기엔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뒤에선 덕트 테이프로 붙여놓은 것 같다”는 게 그의 표현입니다.
더 심각한 건 “두 걸음 후퇴 패턴(Two steps back pattern)”입니다. 버그 하나를 고치려고 AI에게 요청하면 그럴듯한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그게 다른 걸 망가뜨립니다. 그걸 또 AI에게 고치라고 하면 두 개의 문제가 더 생기죠. 운이 나쁘면 다섯 개가 됩니다. 문제를 하나 해결하려다 더 많은 문제를 만드는 악순환에 빠지는 거죠. AI가 코드를 여러 곳에서 고쳐버리면 이제 어떻게 연결되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신뢰는 떨어지고, 코드 리뷰는 병목이 되고
채택률은 증가하는데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건 흥미로운 역설입니다. 개발자들이 AI를 더 많이 쓰면서도 동시에 그 결과물을 덜 신뢰하게 된 거죠. Osmani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엉뚱한 이유로 Hacker News에 오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실제 생산성 향상도 과장된 경우가 많습니다. 트위터에서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자랑하는 사례들을 자세히 보면, 대부분 기술 부채가 전혀 없는 그린필드 프로젝트입니다. 현실의 레거시 시스템을 다루는 환경에선 생산성이 1배에서 2배 정도 오르는 게 일반적이고, 작업을 20% 정도 더 완료할 수 있는 수준이죠.
그리고 새로운 병목이 생겼습니다. 바로 코드 리뷰입니다. AI가 빠르게 코드를 쏟아내니까 리뷰할 코드가 훨씬 많아진 거죠. “AI가 코드를 생성하고, AI가 테스트하고, 결국 AI가 코드 리뷰까지 하게 되면…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코드를 이해하는 건 여전히 개발자의 일
Osmani가 강조하는 핵심은 명확합니다. 엔지니어는 확고하게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아키텍처를 생각하고, 코드를 리뷰하고, 모든 줄을 이해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책임입니다. “제출하는 코드에 당신 이름이 들어갑니다. 그 코드에 대한 책임은 당신에게 있어요.”
특히 주니어 개발자들에게는 이게 중요합니다. AI를 사용해서 빠르게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건 분명 동기부여가 됩니다. 하지만 반드시 돌아가서 AI가 생성한 코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호기심을 유지하고, AI를 학습 도구로 활용하되 기본기를 놓치면 안 됩니다.
5년 전엔 Stack Overflow에서 가장 많이 투표된 답변을 그냥 복사해서 쓰는 사람들이 많았죠. 나중에야 “어, 이거 프로덕션에 어떻게 올렸지?”라고 깨닫곤 했습니다. AI 시대에도 똑같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계속해서 배우려는 자세는 유지해야 합니다.
현실적인 기대가 필요한 시점
AI 코딩 도구는 분명히 유용합니다. 하지만 “10배 생산성”이나 “코딩의 종말” 같은 극단적인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멉니다. Google의 데이터가 보여주는 건 훨씬 더 미묘하고 복잡한 그림입니다. 70%를 빠르게 만들어주지만 나머지 30%는 여전히 어렵고, 신뢰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병목이 생기고 있습니다.
결국 AI는 도구입니다. 강력하지만 만능은 아니죠. 개발자가 코드를 이해하고 책임지는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습니다. 70%의 편리함에 취해 나머지 30%를 간과하지 않는 것, 그게 AI 시대 개발자의 핵심 역량이 될 것 같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