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코드를 짜는 시대가 왔고, Anthropic은 그 코드가 실행될 인프라까지 확보하고 있습니다.

Anthropic이 12월 3일 발표한 소식에 따르면, AI 코딩 도구 Claude Code가 출시 6개월 만에 연간 매출 환산액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동시에 Anthropic은 JavaScript 런타임 Bun을 인수했고, Financ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3천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IPO를 준비 중입니다. AI 코딩 도구가 단순한 실험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로 자리잡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출처:
- Anthropic acquires Bun as Claude Code reaches $1B milestone – Anthropic
- Bun is joining Anthropic – Bun
- Anthropic reportedly preparing for massive IPO in race with OpenAI: FT – CNBC
Claude Code의 폭발적 성장
Claude Code는 2025년 5월 대중에 공개된 이후 6개월 만에 연간 매출 환산액 10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현재 월 매출을 1년으로 환산하면 10억 달러에 달한다는 의미죠. Netflix, Spotify, KPMG, L’Oreal, Salesforce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Claude Code를 핵심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Anthropic 전체 매출 추이입니다. 2025년 1월 연간 매출 환산액이 10억 달러였던 회사가 8월에는 50억 달러, 10월에는 70억 달러로 급성장했는데, Claude Code만으로 10억 달러를 차지한다는 건 코딩 AI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커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수익 제로 스타트업을 인수한 이유
Anthropic은 같은 날 Bun의 인수도 발표했습니다. Bun은 JavaScript와 TypeScript를 위한 고성능 런타임으로, 기존 Node.js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자랑합니다. 런타임, 패키지 매니저, 번들러, 테스트 러너를 하나로 통합한 올인원 툴킷이죠.
특이한 점은 Bun이 매출이 전혀 없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라는 겁니다. 2021년 창업 이후 2,600만 달러를 투자받았고 4년 이상의 런웨이가 남아있었지만, 아직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죠. 월 720만 다운로드, GitHub 스타 8만 2천 개의 인기 프로젝트였지만 돈은 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왜 Anthropic은 이런 회사를 인수했을까요? Claude Code가 Bun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Bun 창업자 Jarred Sumner의 말을 빌리면 “Bun이 망가지면 Claude Code도 망가진다”는 직접적인 이유가 있었죠. Claude Code를 수백만 사용자에게 단일 실행 파일로 배포할 수 있었던 건 Bun의 기술 덕분이었습니다.
더 큰 그림을 보면, AI가 코드를 짜는 시대에는 개발 인프라가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AI 에이전트가 코드를 작성하고 테스트하고 배포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코드가 실행되는 환경은 빠르고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Anthropic은 Bun을 통해 AI 코딩의 핵심 인프라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셈이죠.
왜 지금 이 모든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이번 발표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하나입니다. AI 코딩 도구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됐다는 것이죠.
Bun 창업자 Jarred Sumner는 자신의 GitHub 저장소에서 가장 많은 PR을 머지한 사용자가 이제 Claude Code 봇이라고 밝혔습니다. 버그를 고치고, 테스트를 작성하고, 리뷰 코멘트에 응답하는 전 과정을 AI가 처리합니다. “이건 앞으로 몇 달 후의 모습”이라는 게 그의 평가죠.
바로 이 시점에서 Anthropic은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Financ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Anthropic은 Wilson Sonsini Goodrich & Rosati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IPO를 준비 중입니다. 이 법무법인은 Google, LinkedIn, Lyft의 IPO를 담당했던 곳이죠. 목표는 3천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이며, Microsoft와 Nvidia로부터 총 150억 달러 투자 약속도 받았습니다.
흥미로운 건 OpenAI와의 타이밍 경쟁입니다. OpenAI도 IPO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CFO는 단기 상장 계획을 부인했죠. OpenAI는 10월 500억 달러 밸류에이션으로 66억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만약 Anthropic이 먼저 상장한다면 AI 코딩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물론 AI 버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손실을 내고 있는 AI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자 반응은 미지수입니다. Anthropic 대변인도 “우리 규모와 매출 수준에서 상장 기업처럼 운영하는 건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죠. 상장 시기나 여부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고요.
하지만 Anthropic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앞으로 2-3년 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그 미래의 인프라를 미리 확보하는 거죠. AI가 코드를 짜는 시대에는 개발 인프라가 더 중요해지니까요. Bun은 MIT 라이선스 오픈소스로 남고 같은 팀이 계속 개발하지만, 이제는 수익 걱정 없이 최고의 툴을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Anthropic 입장에서는 핵심 인프라를 확보했고, Bun 입장에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윈윈이죠.
참고자료:
- Anthropic acquires Bun – Simon Willison
- Anthropic Acquires Bun as Claude Code Hits $1 Billion Mark Ahead of Reported IPO Plans – Analytics India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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