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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개 미디어가 지지하는 RSL 1.0, 구글 AI 검색에 ‘선택적 NO’

구글의 AI 검색 기능을 거부하려면 일반 검색에서도 완전히 빠져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현실이었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퍼블리셔 입장에선 “all or nothing”이죠. 하지만 이제 그 선택지가 바뀔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The Verge

12월 10일, RSL Collective가 Really Simple Licensing 1.0(RSL 1.0) 정식 규격을 발표했습니다. 이 표준은 웹사이트 퍼블리셔들이 AI 기업에게 콘텐츠 사용 조건과 보상 규칙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게 해주는 오픈 라이선싱 표준입니다. 9월 Yahoo, Ziff Davis, O’Reilly Media의 지지를 받아 처음 발표됐고, 현재 1,500개 이상의 미디어 조직과 브랜드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출처: RSL 1.0 has arrived, allowing publishers to ask AI companies pay to scrape content – The Verge

구글이 주지 않는 선택권, RSL이 제공한다

RSL 1.0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유즈케이스별 통제”입니다. 퍼블리셔는 이제 일반 검색 결과에는 노출되면서도 구글의 AI Mode 같은 AI 기반 검색 기능에서는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구글은 웹사이트에게 개별적으로 AI 기능만 옵트아웃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AI 검색을 거부하려면 일반 검색에서도 완전히 제외되어야 하죠. RSL Collective의 공동 창립자 Doug Leeds와 Eckart Walther는 “RSL은 바로 그 빠진 레이어를 제공한다”며 “구글이 유즈케이스 수준에서 퍼블리셔의 선호를 존중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RSL은 웹사이트의 크롤링 규칙을 정의하는 robots.txt 파일의 확장판입니다. robots.txt가 “어디까지 접근 가능한가”를 정의한다면, RSL은 “어떤 용도로 사용 가능한가”와 “그 대가는 무엇인가”까지 명시할 수 있습니다. AI 학습용인지, AI 검색 인용용인지, 아니면 일반 인덱싱인지를 구분해서 허용 여부를 정할 수 있는 거죠.

Cloudflare, Akamai가 실제로 막아준다

중요한 건 RSL이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RSL 자체로는 라이선스 없는 AI 스크래퍼를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없지만, 이 표준을 지원하는 웹 인프라 제공업체들이 실제 차단을 수행합니다. Cloudflare, Akamai, Fastly 같은 주요 CDN 업체들이 RSL을 지원하면서 “콘텐츠 톨게이트” 역할을 하는 거죠.

퍼블리셔가 RSL로 라이선싱 조건을 명시하면, 이 CDN 업체들이 해당 조건을 준수하지 않는 AI 크롤러를 네트워크 수준에서 차단할 수 있습니다. 말 안 듣는 봇에게는 법적 조치도 가능하고요. RSL은 라이선싱 서비스, 암호화 메커니즘, 인증 메커니즘까지 지원해서 법정 대응의 근거를 제공합니다.

EU 조사와 맞물린 타이밍

RSL 1.0 출시 타이밍이 흥미롭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현재 구글이 웹 퍼블리셔의 콘텐츠를 AI 검색 기능에 사용하면서도 “거부할 가능성을 제공하지 않았는지” 조사 중입니다. 반독점 정책 위반 여부를 살펴보는 거죠.

RSL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퍼블리셔가 일반 검색에는 완전히 노출되면서도 AI 학습, AI 검색 인용, 생성형 답변에서는 선택적으로 제외될 수 있다면, 구글의 반독점 리스크도 줄어들 테니까요.

생태계가 움직인다

1,500개 이상의 미디어 조직이 지지한다는 건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AP 통신, Stack Overflow 같은 주요 퍼블리셔들이 이미 참여했고, Supertab 같은 마이크로페이먼트 기업은 실제로 AI 봇에게 청구서를 발행하는 시스템을 베타 테스트 중입니다.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robots.txt처럼 RSL도 자발적 준수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고, 나쁜 봇들은 여전히 무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인프라 업체들의 지지와 법적 집행 메커니즘, 그리고 EU의 압박이 결합되면서 RSL은 단순한 제안이 아닌 실질적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AI가 웹 콘텐츠를 무료로 가져다 쓰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크리에이터들이 “어떻게, 얼마에” 쓸 수 있는지 정할 차례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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