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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구매 결정을 돕는 AI: Phia가 해결하는 온라인 쇼핑의 진짜 문제

온라인 쇼핑의 역설은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스탠퍼드 룸메이트였던 Phoebe Gates와 Sophia Kianni가 만든 AI 쇼핑 어시스턴트 Phia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단순히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사야 할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죠.

Phia 공동창업자 Phoebe Gates(우)와 Sophia Kianni(좌) (출처: Business Insider)

핵심 포인트:

  • 독자 AI 기술로 비용과 속도 문제 해결: 기성 GPT 대비 10배 빠른 속도, 절반의 비용으로 수억 개 데이터를 분석하는 멀티모달 에이전트 자체 개발
  • 4만 개 사이트 실시간 비교와 재판매 가치 예측: 새 제품과 중고품을 동시에 검색해 최저가를 찾고, 구매 후 재판매 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까지 알려주는 AI 어시스턴트
  • 출시 5개월 만에 60만 사용자, 800만 달러 투자: 2025년 4월 출시 후 9월 Kleiner Perkins 주도 시드 투자 유치. 부모 자본 없이 스스로 증명한 성과

선택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다

“내가 정말로 사야 하는 걸까?”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수천 개의 상품, 수백 개의 리뷰, 끝없이 이어지는 검색 결과. 정보는 넘쳐나는데 정작 “이게 나한테 맞는 선택인가?”에 대한 답은 찾기 어렵습니다.

Gates는 TechCrunch Disrupt 2025 무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무엇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거대한 빈 공간이 있었어요. 왜 모든 사람이 주머니 속에 개인 쇼퍼를 갖고 있지 않을까요?”

두 창업자는 스탠퍼드에서 우연히 룸메이트로 만났습니다. 온라인 쇼핑에 수없이 많은 시간을 쏟으면서도 만족스러운 구매를 하기 어렵다는 공통된 경험이 있었죠. 그들은 이 문제가 자신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특히 Z세대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원합니다. 하지만 중고 플랫폼은 너무 많고, 가격 비교는 번거롭고, 재판매 가치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특권을 인정하고 실력으로 증명하다

Gates는 자신이 “네포 베이비(nepo baby)”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막내딸이라는 배경은 분명한 특권이죠. 하지만 그녀는 그 특권에 기대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하버드를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습니다. 딸도 같은 길을 가려 했지만 부모는 반대했습니다. “저는 원격으로 학위를 마치고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부모님은 ‘학위를 끝내야 한다. 회사를 위해 그냥 중퇴할 순 없다’고 하셨어요. 아빠가 정확히 그렇게 했는데 아이러니하죠”라고 Gates는 자신의 팟캐스트 ‘The Burnouts’에서 밝혔습니다.

결국 Gates는 2024년에 인간생물학 학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Phia에 집중했습니다. 더 중요한 건 부모의 지원을 받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50만 달러 이상의 벤처·엔젤 투자와 스탠퍼드 창업 보조금 10만 달러를 직접 유치했습니다. Gates는 “우리는 대학에서 쇼핑에 집착하던 두 여자예요. 우리가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에요”라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습니다.

물론 네트워크의 도움은 있었습니다. 9월에 진행된 800만 달러 시드 투자에는 Hailey Bieber, Kris Jenner, Sara Blakely(Spanx 창업자), Sheryl Sandberg(전 Meta COO) 등이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한 건 Gates의 배경이 아니라 Phia의 성과였습니다. 출시 5개월 만에 60만 사용자, 5천 개 브랜드 파트너십, 수천만 달러 매출이라는 구체적인 숫자 말입니다.

추천이 아닌 가치 판단을 제공하다

Phia는 실시간으로 4만 개 이상의 리테일러와 리셀러에서 가격을 비교합니다 (출처: ChatGate AI)

Phia가 기존 AI 쇼핑 도구와 다른 점은 명확합니다. 단순히 “이 상품 어때요?”라고 추천하는 게 아니라 “이 상품의 진짜 가치는 얼마인가?”를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iOS 앱과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으로 제공되는 Phia는 4만 개 이상의 리테일과 중고 플랫폼을 실시간으로 연결합니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상품의 최저가를 찾는 것은 기본이고, 150개 이상의 중고 플랫폼에서 같은 제품을 검색해 줍니다. 3억 5천만 개에 달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중고 패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재판매 가치 예측 기능입니다. Kianni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500달러짜리 핸드백을 Phia로 검색하면 나중에 이걸 300달러나 400달러에 되팔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어요. 반대로 100달러짜리 패스트 패션 제품은 어떨까요? 재판매가가 겨우 10달러라면 구매하자마자 가치의 90%가 사라지는 거죠.”

이건 단순한 가격 비교를 넘어섭니다. 구매 결정에 필요한 진짜 질문에 답하는 거죠. “이 가격이 합리적인가?”, “나중에 팔 수 있을까?”, “품질 대비 가격이 적정한가?” 같은 질문 말입니다.

AI 기술을 직접 개발해 경쟁력 확보하다

Phia의 진짜 차별점은 자체 개발한 AI 기술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AI 스타트업이 OpenAI 같은 기성 모델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Phia는 독자적인 멀티모달 에이전트를 구축했습니다.

수십억 개의 상품 정보와 매일 추가되는 수억 개의 새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엄청난 컴퓨팅 비용이 듭니다. Phia는 이 문제를 정면 돌파했습니다. 기성 GPT 대비 10배 빠른 속도와 절반의 비용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해석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한 겁니다.

현재 개발 중인 다음 버전은 더욱 진화합니다. 사용자의 거래 데이터에서 수백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학습한 독자적인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통해 각 사용자의 취향, 행동, 예산에 맞춘 개인화된 구매 제안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단순히 “비슷한 상품”을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사용자의 이전 구매 내역, 반품 기록, 선호 스타일을 종합해 “당신이 정말 좋아할 만한 것”을 찾아냅니다. 사이즈 적합성도 예측합니다. 과거 주문과 반품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브랜드의 특정 사이즈가 사용자에게 맞을지 미리 알려주는 기능도 베타 테스트 중입니다.

Phia는 AI를 내부 업무에도 적극 활용합니다. 이메일 작성, 코딩, 프레젠테이션 개선에 AI를 사용하죠. Gates는 “AI가 인간의 논리에 허점을 찾아내 우리 작업을 더 좋게 만들어준다”고 말합니다. Kianni는 자신들의 팟캐스트에서 ChatGPT로 바이럴 비디오의 공통 특징을 분석하고 이를 자신들의 콘텐츠에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설교하지 않고 실천하게 만들다

Phia의 또 다른 차별점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접근 방식입니다. 환경보호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친환경 소비를 유도합니다.

중고 제품 구매는 신제품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줄입니다. Phia는 이 사실을 강조하기보다는 “더 싸고, 가치를 유지하는” 선택지로 제시합니다. Z세대는 환경을 생각하지만 동시에 경제성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Phia는 이 두 가치가 충돌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Gates와 Kianni는 자신들의 팟캐스트에서 스타트업 구축 과정을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던 초기와 달리, 이제는 “에고 데스(ego death)”를 거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Gates는 “처음엔 모든 콘텐츠에서 좋아 보이고 싶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참여하길 원하고, 필요한 양의 콘텐츠를 만들려면 커튼을 걷어내야 해요”라고 말합니다.

이런 투명성은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지만, Z세대 소비자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Gates와 Kianni는 2주마다 사용자들을 사무실로 초대해 피드백을 받습니다. “매주 사용자들에게 앱을 혹평해달라고 요청해요. 이게 정말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예요”라고 Gates는 말합니다.

AI 쇼핑의 새로운 기준

Kleiner Perkins의 파트너 Annie Case는 “Phia는 사람들이 구매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도록 돕는 동시에, 브랜드에게는 더 낮은 고객 확보 비용과 더 나은 재타겟팅을 제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Spanx와 Sneex의 창업자 Sara Blakely는 “Phoebe와 Sophia는 나처럼 불만을 품은 소비자였어요. 그들은 쇼핑 경험의 빈 공간을 보고 솔루션을 만들 용기를 가졌죠”라고 말합니다.

AI가 산업 전반을 바꾸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가격을 비교하고 할인을 찾느라 수많은 시간을 낭비하면서도, 결국 과다 지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hia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합니다.

Kianni의 말처럼, “우리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의 최저가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고, 사용자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해 개인화된 결과를 제공하는 새로운 쇼핑 검색 엔진을 만들기 위해 Phia를 시작했어요.”

온라인 쇼핑의 미래는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더 똑똑한 결정을 돕는 것입니다. Phia는 그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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