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Sparkup

복잡한 AI 세상을 읽는 힘

AI 예술과 인간 창작의 경계: 충돌과 공존의 가능성

인스타그램에서 한 장의 사진이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평범한 가족사진이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법 같은 화풍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지난 몇 개월간 SNS를 휩쓴 ‘Ghiblified’ 트렌드의 일부죠. 이 트렌드는 GPT-4o, Midjourney, Grok과 같은 AI 도구들이 평범한 사진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독특한 화풍으로 변환시키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 트렌드는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절도”와 “불경”으로 비난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이를 지브리 스튜디오의 아름다운 미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경의”로 바라봅니다. 이 대립은 AI 예술과 인간 창작의 관계에 대한 더 깊은 질문을 제기합니다. AI는 예술의 민주화 도구인가요? 아니면 인간 창의성의 본질을 위협하는 존재일까요?

AI가 열어준 창작의 새로운 문

AI로 생성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출처: Variety)

AI 예술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접근성입니다. 미야자키처럼 그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제 누구나 프롬프트 몇 개로 자신의 상상을 지브리풍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죠. 이는 창작의 민주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유행을 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은 진정한 감정적 연결을 위해 AI 예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어린 시절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재해석합니다. 또 다른 이들은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마법같은 지브리 세계 속에 위치시키기도 하죠. 이것은 단순한 디지털 놀이가 아닌 개인적인 스토리텔링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브리 작품이 전달하는 환경보호, 인간애, 성찰과 같은 가치들이 AI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YouTube 크리에이터이자 아티스트인 Ethan Becker가 지적했듯이,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서 예술가로서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도구로 무엇을 하느냐입니다.”

윤리적, 법적 쟁점의 복잡한 풍경

그러나 이 트렌드는 복잡한 윤리적, 법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먼저,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이 AI 생성 예술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라는 점을 언급해야 합니다. 2016년 인터뷰에서 그는 AI 생성 애니메이션 데모를 보고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미야자키에게 애니메이션은 의도성에 관한 것입니다. 모든 움직임, 모든 배경 디테일은 인간의 감정과 목적을 반영합니다. 이는 알고리즘이 모방할 수 없는 것이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AI 예술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출처: New York Times)

더불어 저작권 문제도 있습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특정 캐릭터 디자인은 보호받지만, 일반적인 ‘예술 스타일’은 법적 회색 지대에 존재합니다. AI 기업들은 자신들의 모델이 직접적으로 어떤 생존 작가의 작품을 복제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웹에서 수집된 학습 데이터(팬아트, 컨셉 디자인, 애니메이션 스틸 등)가 암묵적으로 저작권이 있는 작품을 차용한다고 반박합니다.

실제로 Getty Images는 Stability AI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했으며, 미국 저작권청은 상당한 인간의 저작물이 포함되지 않는 한 AI 생성 작품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더 깊은 문화적 우려도 존재합니다:

  • 이 트렌드가 지브리 애니메이터들이 각 프레임을 만드는 데 쏟은 수많은 시간을 하찮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 AI가 일본 예술을 축하하는 것인지, 아니면 상품화하는 것인지?
  •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 다른 이의 유산의 본질을 자동화할 때 누가 이득을 보는 것인가?

이 질문들은 쉽게 답할 수 없지만, 질문할 가치가 있습니다 – 특히 창의성과 소유권의 정의가 여전히 진화하고 있는 AI 예술 vs 인간 예술의 맥락에서 말이죠.

창의적 저항: AI를 ‘오용’하는 예술

흥미롭게도 일부 예술가들은 AI를 단순히 거부하는 대신, 이를 창의적으로 ‘오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오클랜드 기반의 화가 브렛 아모리(Brett Amory)는 AI 이미지 생성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모리는 단순히 제네릭한 이미지를 대량 생산하는 대신, 세계관 구축과 ‘기계 결함 유발’에 집중합니다. 그는 ChatGPT와 800페이지에 달하는 대화를 통해 AI가 발명된 언어인 ‘AIGlyphic913’으로 이미지를 설명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설명을 다시 프롬프트로 활용해 새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포토샵으로 편집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Brett Amory의 작품
Brett Amory의 작품 “OOVWInedh” 및 “Mut Munger”, 잉크와 오일 캔버스 (2023) (출처: The Verge)

이러한 접근 방식은 1960~70년대부터 이어져 온 ‘글리치 아트(Glitch Art)’ 전통과 연결됩니다. 이 예술 형태는 기술의 오류를 미학적으로 활용합니다. 남준 백과 같은 아티스트들이 비디오 왜곡을 통해 새로운 예술 형태를 창조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예술가들은 AI의 ‘결함’을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브루클린 기반의 미술 비평가 벤 데이비스(Ben Davis)는 이런 기법을 AI 여자친구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합니다. “본질적으로, 이것들은 블랙 미러와 같아서, 충분히 오래 대화하면 당신이 원하는 페르소나를 만들어 냅니다. 기술의 당황스럽고 짜증나는 결함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창의적 응용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 전망: 충돌에서 공존으로

AI 예술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데이비스는 미래의 예술가들이 ‘스타일’보다는 ‘창의적 세계관’으로 정의될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어떤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면, 그 속성을 추상화하고 재창조할 수 있는 매우 정교한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스타일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떨어집니다. 미래의 예술가들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닌, 그들이 창조하는 창의적 세계와 그들이 형성하는 관객으로 정의될 것입니다.”

어쩌면 진정한 문제는 AI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 팬이 AI를 사용해 자신의 고양이를 지브리 캐릭터로 상상하는 경우
  • 브랜드가 허가나 보상 없이 ‘지브리 스타일’ 광고를 대량 생산하는 경우

전자는 열정이고, 후자는 착취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AI 생성 예술이 계속 발전한다면(현실적으로 그럴 것입니다), 이를 차단하기보다 더 나은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해결책일 수 있습니다.

보상 시스템이 이러한 플랫폼에 내장된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 특정 미학이 사용될 때 원본 스튜디오나 아티스트에게 크레딧을 제공
  • 스타일 학습 데이터에 대한 옵트인 또는 옵트아웃 라이센싱 허용
  • 바이럴 아웃풋이나 상업적 사용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공유

AI가 이 이야기의 악당일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상태에서 AI는 창의성을 증폭할 수 있으며, 이를 지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초를 마련한 사람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예술가들이 침묵 속에서 데이터 포인트로 수집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일부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기

AI와 인간의 협업은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 (출처: Unsplash)

AI 예술 논쟁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기술은 분명히 창의적 표현의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에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동시에 예술가의 노력, 지적 재산권, 예술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아마도 가장 현명한 접근법은 이 논쟁을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 것입니다. AI는 도구입니다. 도구와 마찬가지로, 그것이 가져오는 영향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존중, 투명성, 그리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진다면, AI 예술은 인간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브리 AI 트렌드는 미야자키의 예술의 아름다움을 축하하고 소개하는 무해한 헌사일까요? 아니면 원작 애니메이션 뒤에 있는 깊은 창의성을 존중하지 않는, 윤리적, 예술적 경계를 넘어서는 것일까요?

AI의 물결이 예술 세계를 계속해서 변화시키는 가운데, 우리는 인간의 창의성과 기술 혁신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키고 어떤 가능성을 탐색할지는 결국 우리의 집단적 선택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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