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가 품질을 끌어올리려고 한 일은 보통 더 많은 자동화입니다. 그런데 Ford는 정반대로 움직였어요. AI와 자동 품질 시스템에 기대를 걸었다가, 결국 은퇴했거나 떠났던 베테랑 엔지니어 350명을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Ford 경영진이 지난주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입니다. 자동화된 품질 시스템에 “점점 더 의존했지만” 원하는 품질이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기술 전문가들을 다시 데려왔다는 것. 일부는 과거 Ford 직원이었고, 일부는 부품 공급사에서 일하던 사람들입니다. 내부에서는 이들을 ‘회색 수염(gray beard)’ 엔지니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출처: Ford rehires ‘gray beard’ engineers after AI falls short – TechCrunch
AI에 설계를 맡겼더니 품질이 무너졌다
Ford의 실수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차량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Charles Poon의 말이 핵심을 짚습니다. AI를 도입하고 기존 설계 요구사항을 그냥 집어넣기만 하면 고품질 제품이 나올 거라고 잘못 생각했다는 것이죠.
문제는 데이터에 담기지 않은 지식이었습니다. 수십 년간 여러 차량 세대를 거치며 쌓인 숙련된 엔지니어들의 경험, 즉 “이 부품은 이런 식으로 조립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같은 암묵적 판단은 설계 문서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죠. AI는 입력된 자료만 학습하니, 애초에 기록되지 않은 노하우는 배울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대가는 작지 않았습니다. 2024년 중반 기준 리콜 비용이 연간 48억 달러에 달했고, 지난해 Ford는 한 해 단일 리콜 건수 역대 최다라는 불명예까지 기록했죠.
AI를 버린 게 아니라 사람과 묶었다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Ford는 AI를 포기한 게 아닙니다. 다시 부른 베테랑들의 역할은 후배 엔지니어를 가르치고, 잘 작동하지 않던 AI 도구를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내부 감사관’처럼 매주 의무 설계 검토 회의를 열어, 도면이 공장에 도달하기 전에 실패 가능성을 미리 잡아냅니다.
AI는 여전히 핵심에 있습니다. Ford의 한 비전 시스템은 일반 스마트폰을 활용해 조립 라인에서 호스 연결부나 전기 배선 같은 부분을 들여다봅니다. 사람의 눈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일관된 정밀도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추가된 눈’ 역할입니다. 문제를 발견하면 작업자에게 알려 그 자리에서 바로잡게 합니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 33개 공장에서 1,000대가 넘는 카메라로 수백만 건의 검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Ford는 올해 JD Power 신차품질조사에서 주류 브랜드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10위였던 것을 생각하면 큰 반전입니다. 회사는 이 변화의 원인을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역할을 강조한 문화 변화”로 설명합니다.
AI 출력을 검증할 안목이 곧 실력이 된다
이 이야기는 거대한 자동차 공장만의 문제로 보이지만, AI 도구를 쓰는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코드 어시스턴트든 글쓰기 AI든, 도구는 우리가 넣어준 정보와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안목만큼만 좋습니다.
Ford가 깨달은 건 AI가 무능하다는 게 아니라, AI가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의 경계였습니다. 패턴을 빠르게 인식하고 반복 검사를 일관되게 수행하는 건 AI의 영역입니다. 반면 “이 결과가 왜 이상한가”를 알아채고 잘못된 출력을 걸러내는 건, 도메인 경험을 쌓은 사람만이 할 수 있죠. AI가 만든 결과물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사람과, 어디가 틀렸는지 짚어낼 수 있는 사람의 차이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겁니다.
은퇴한 엔지니어들을 다시 부른 Ford의 선택은 향수가 아닙니다. AI를 제대로 쓰려면 그것을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꽤 실용적인 계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Ford on why it hired 350 ‘gray beard’ engineers – Fortune

답글 남기기